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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다 싸” 피자 2000원·맥주 1000원…판 커지는 ‘초초저가 경쟁’

홈플러스·이마트, 2000~5000원대 피자 출시
1000원대 맥주도 등장…모둠초밥도 1만원대
프랜차이즈 점주들 난감…소비자들은 환영

 
 
이마트가 한 마리당 5980원에 판매하는 '초저가 치킨'에 이어 한정수량으로 '소세지 피자'도 같은 가격인 5980원에 판매한다. [연합뉴스]
 
대형마트 ‘초저가 치킨’이 연일 화제를 낳고 있는 가운데 2000원대 피자와 1000원대 맥주까지 나오면서 마트업계 최저가 경쟁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물가 방어 최전선에 있는 대형마트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물가 안정 프로젝트에 전력을 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초저가 피자·맥주까지 등장…당당치킨 열풍이을까

 
홈플러스는 이달 들어 ‘크로넨버그 1664’와 ‘파울러너’ 등 500㎖ 제품 4캔 묶음 상품을 행사카드로 결제 시 49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홈플대란 시즌2’ 행사를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30일 홈플대란 시즌1 제품으로 한 마리에 6990원인 ‘당당치킨’을 출시해 40일 만에 32만개의 판매량을 올렸다. 두 마리는 9900원에 판매하며 일부 점포에서는 당당치킨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판매대 앞에 줄을 서는 ‘치킨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시즌1 행사에서는 6000원대 당당치킨이 주요 제품이었다면 이번엔 2000원대 피자가 주인공이다. 홈플러스의 PB(자체 브랜드)상품 중 하나인 ‘시그니처 피자’는 기존에 2~3인용 크기가 정가 4990원에 판매됐었다. 홈플러스는 이번 프로젝트 품목에 시그니처 피자를 포함해 2490원으로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5980원짜리 저가 치킨을 선보인 이마트도 매장에서 직접 만든 소세지 피자 한 판을 같은 가격에 한정 판매한다. 이마트는 18개입 모둠초밥도 1만298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한 캔에 1000원대인 맥주도 등장했다. 홈플러스는 이달 들어 ‘크로넨버그 1664’와 ‘파울러너’ 등 500㎖ 제품 4캔 묶음 상품을 행사카드로 결제 시 49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캔당 1200원꼴로 편의점 행사 제품이 캔당 1500~2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유통업계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7일까지 8800원짜리 ‘한통치킨’을 판매했던 롯데마트도 지난 5월부터 수제맥주 ‘진라거’, ‘커피리브레맥주’ 등 수제맥주 4캔을 88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비슷한 기간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버드와이저’(740㎖) 3캔 묶음 제품을 2개 구매 시 총 1만1960원에 판매했다.
 
대형마트들이 너도나도 저가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고물가 속에서 물가 안정에 일조해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고, 편의점으로 향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려세우기 위해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치솟는 물가에 점심을 편의점에서 때우는 직장인이 늘고, 장보기를 포기한 ‘장포족’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점주들 “일반 치킨집은 적자” vs 소비자 “당연히 싼 것 선택”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도 한통치킨 가격을 44%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연합뉴스]
 
초저가 치킨부터 피자까지 등장하자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원재료 값과 배달 대행비 등 안 오른 게 없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대형마트에서 초저가 제품까지 출시하고 있어 장사가 더 어려워지고 있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 개발총괄이 한 유튜브 영상에서 “(치킨을 팔아도)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며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발언한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치킨집 점주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한 점주는 치킨 원가에 대해 “닭 1마리 5000원에 파우더, 치킨 무, 콜라, 포장 용기 등을 대량으로 사도 1000~1500원이 추가되고, 기름 2통 부어서 100마리를 튀긴다고 해도 1마리당 1000원 이상 들어간다”며 “여기에 배달 대행비, 수수료, 카드수수료, 부가세, 월세, 인건비 등을 합치면 일반 치킨집은 이미 적자”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 개발총괄은 한 유튜브 영상에서 “(치킨을 팔아도)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며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말했다. [사진 유튜브 캡쳐]
 
프랜차이즈업계 일각에서는 당당치킨과 같은 초저가 제품이 다른 제품 판매를 위해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미끼상품’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프랜차이즈 점주로 보이는 한 카페 멤버는 “마트들이 초저가 상품을 오전에 한정판매하면서 소비자 유인책으로 삼고 있다”며 “마진이 남기 힘들어 계속 진행할 수는 없을 것으로 단기적으로 고객 유인 역할만 하고 인기도 금방 꺼질 것”이라고 적었다.  
 
이와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대형마트의 초저가 식품 판매를 문제 삼기보다는 끝없이 가격을 올리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배달업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치킨·피자가 이젠 배달비까지 하면 2만원이 훌쩍 넘어 사 먹기가 부담스러웠는데 마트 상품이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 매장에서 줄을 서서라도 사 먹을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저번주부터 마트 치킨 오픈런에 도전 중”이라며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교했을 때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 차이가 확연해 프랜차이즈 음식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마트 음식을 사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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