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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등한시하는 테슬라...실적 감소로 입지 점점 좁아져 [테슬라의 굴욕①]

1·4월 등록 대수 각 1대, 7월에는 0대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도 관리 소홀 지적

 
 
테슬라가 한국 전기차 시장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전기차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공급되는 물량이 극히 제한적인 탓이다. 사진은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게티이미지]
글로벌 전기차 업계 선두 기업 테슬라(Tesla)가 수상하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실적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유독 한국 시장에는 공급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석 달이나 신규 등록 대수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한국에서 영업 활동 중인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전기차 보조금을 받는데도 한국 시장 관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테슬라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들의 진입이 가속화하는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커지는 한국 전기차 시장… 테슬라는 어디로?

테슬라의 한국 전기차 시장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7월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1만1651대) 대비 42% 감소한 6746대로 집계됐다.
 
한국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극히 제한적인 탓이다. 테슬라는 분기별로 국내 물량을 선적해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배정되는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았다. 테슬라의 월별 신규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올해 1월과 4월 신규 등록 대수는 각각 1대였다. 지난 7월 신규 등록 대수는 0대였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전기차 시장의 사정과는 상반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시장이 8만4610대 규모로 전년 동기 4만7492대와 비교해 78% 늘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 사태로 테슬라의 공급망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규모는 430만2000대로 전년 동기 263만3000대와 비교해 63% 늘었다. 이 기간 테슬라는 57만5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년 동기 37만9000대 대비 52% 늘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테슬라는 우리나라 전기차 보조금의 절반가량을 챙기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테슬라가 400억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전체 수입차가 받은 전기차 보조금 규모는 800억원 수준이었다.
 

계속된 가격 인상… 진입장벽 높아져

 
꾸준한 가격 인상으로 진입장벽을 높이는 점도 관심의 대상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수요 급증으로 인한 ‘카플레이션’ 현상이 전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특별히 상품성을 개선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만 인상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은 연식변경에 맞춰 차량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의 경우 최근 연식변경 과정에서 아이오닉5의 가격을 400만원 정도 인상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용량 증대 등 상품성을 대폭 개선했다는 평가다. 
 
테슬라의 가격 정책은 타 제조사와 조금 다르다. 가격 변동이 워낙 잦고 그 폭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최근까지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테슬라 모델3를 기준으로 보면 2019년형이 5369만~7369만원이었다. 2022년형은 7034만~9417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최근에는 옵션 가격 인상도 공표했다. 테슬라 차주가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주행 보조 옵션인 FSD의 가격을 기존보다 25%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8월 21일(현지시각) 개인 트위터를 통해 9월 5일부터 북미 지역 기준 FSD 가격을 1만5000달러(약 2000만원)로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기존 1만2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3000달러(약 400만원)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북미 지역의 가격 변동은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전기차 가격에 예민한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소식이 달갑지 않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를 희망하는 한국 소비자의 79%는 7500만원 미만의 가격대를 희망했다.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간에 몰려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의 계속되는 가격 인상은 해당 전기차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게 만든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여전히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기존 내연기관에 집중하던 제조사들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테슬라와 기존 완성차 간의 간극이 좁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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