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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세계는 투자 유치 경쟁…韓 기업은 해외로

전경련, 외국인직접투자 韓 15→17위
美, 한국 오려던 대만 반도체 기업 가로채기
지원 강화 등 정부 노력 필요

 
 
미국 조지아주 기아 공장에서 현장 근로자가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기아 공장에서 현장 근로자가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지금 세계 각국이 투자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북미지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만 지원금을 주는 차별 정책을 펴면서까지 해외 기업을 불러들이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7일 ‘주요 선진국 FDI 유치정책과 한국에의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액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주요 20개국(G20)의 FDI 순위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2017년 15위에서 2021년 17위로 2계단 하락했다. 외국인 기업의 직접 투자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는 뜻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7월 발표한 FDI 유치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FDI 유치액(신고기준)은 110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우리 기업들의 해외 투자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 1분기 국내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ODI)는 25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 현상이 이어지며 국내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오히려 해외로 눈을 돌린 셈이다. 전경련은 FDI보다 ODI가 큰 투자역조현상은 지난해 807억6000만 달러 수준으로 사상 최대였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대통령이 FDI 유치를 위해 미국과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2006년부터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해 해외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부터 ‘셀렉트 유에스에이 서밋’(Select USA Summit) 행사를 진행하는데 올해에는 100여개 이상 투자 세션 통해 59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유치했다는 것이다.  
 

각국 정부 직접 나서 설득, 투자 가로채기도   

미국 정부의 이런 노력은 한국행을 고민하던 해외 기업의 발길을 미국으로 돌리는 효과도 내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정책을 주도하는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투자하려던 대만 반도체 업체를 설득해 미국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지난 6월 대만 반도체 업체 글로벌웨이퍼스의 최고경영자(CEO) 도리스 수와 한 시간가량 통화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WSJ에 따르면, 수 CEO는 당시 러몬도 장관에게 한국에 신공장 건설 계획을 말했다. 한국에 공장을 짓는 비용이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몬도 장관이 수 CEO를 설득해 글로벌웨이퍼스는 텍사스주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금액은 50억 달러로 이를 통해 1500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효과가 예상된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에서의 투자”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 시절부터 추진한 '추즈 프랑스'(Choose France)에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초청한다. 프랑스 대통령과 장관이 직접 나서 프랑스에 투자를 권한다. 프랑스는 이 캠페인을 통해 지난해까지 누적 1600여건의 투자와 4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일본은 2015년 총리 직속으로 투자유치기관 ‘대일직접투자추진회의’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지난해 11월에는 반도체 생산기업 지원 명목으로 6천억엔(약 6조원)을 조성했다. 독일 정부는 핵심 산업 육성과 낙후지역 개발을 목표로 2차전지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한국의 투자역조 현상은 기업경영 환경 악화와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 붐이 동시에 발생해 심화한 것”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FDI 유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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