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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방압력 확대에도 날아오르는 배터리·친환경株

고환율 여파에 외인 이탈…2400선 내준 코스피
美 인플레감축법 발표 후 배터리주 강세 지속
OCI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에도 투심 집중
막연한 기대감은 경계해야…‘옥석가리기’ 나설 때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원통형 배터리. [사진 LG에너지솔루션]
 
 
국내증시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코스피지수는 어느새 240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 네이버 등 대형주들이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주요 배터리‧친환경주는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다만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테마보다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9% 하락한 2382.78에 마감했다. 지난달 한때 2500선을 탈환했던 코스피는 연일 최근 3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2개월 만에 다시 2400선을 내줬다.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여파로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코스피의 하방압력은 지속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399.0원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또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31일(1422.0원)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4855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같은 기간 개인은 2조629억원이나 순매수했지만 기관(-7200억원)의 매도세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가 높아진데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까지 뚝 떨어지면서 ‘패닉셀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증권가는 글로벌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증시의 하락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이 예상한 코스피지수의 최저점은 2050선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1‧3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반도체 업황 우려까지 겹치면서 연일 저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한 삼성전자는 16일 5만5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재차 경신했다.
 
LG
반면 주요 배터리주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은 하락장 속에서 뚜렷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배터리 셀 업체들의 주가는 금리 인상과 실적 부진에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재 주가는 최근 2개월 만에 40% 넘게 치솟은 상태다. 같은 기간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20%, 10% 가량 상승했다.  
 
각국의 탄소 중립 선언 이후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우려 속에서도 전기차 시장을 대표하는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운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에게 호재다.  
 
주요국의 전력난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에 대한 투심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관련 종목인 OCI는 지난 15일 전 거래일 대비 15.87% 상승한 12만500원에 마감하며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 중 주가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주로 함께 묶인 현대에너지솔루션도 같은날 8만4500원에 마감하며 최근 2개월 새 187.9%나 폭등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들은 지난 5월 유럽연합(EU)의 ‘리파워EU(REPowerEU) 계획’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 전환 가속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및 에너지 공급망 다각화에 힘쓰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EU는 2025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을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릴 방침이다.  
 
다만 금리인상 기조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에너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성 문제도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배터리주들도 이미 높게 형성된 밸류에이션과 금리인상이 변수다. 니켈과 리튬 등 원재료 가격의 상승도 배터리 셀 업종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3분기에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8월 인플레 감축법 통과 전후로 중국 대비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주가 움직임을 보여줬다”면서도 “9월 이후는 전방수요의 불안감에서 자유롭거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종목을 위주로 투자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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