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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한파 뚫고 444% 급등…스팩에 쏠리는 ‘뭉칫돈’

IBK제12호·유안타제7호 등 한달 수익률 세자릿수
안정성·수익성 겸비했지만 무조건 원금 보장은 아냐

 
 
하락장에서 스팩(SPAC)주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비상장기업의 우회상장 수단으로 활용되는 스팩은 투자는 공모가 수준의 원금이 보장되는 만큼 안전한 투자처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과 같은 변동 장세에선 일부 스팩주가 이상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세력’의 타깃이 될 수 있어 주의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BK제12호스팩은 최근 한 달 새(8월 23일~9월 23일) 주가가 3285원에서 1만7900원으로 444% 폭등했다. 같은 기간 유안타제7호스팩(104.50%), 하나금융15호스팩(38.30%), 신한제6호스팩(13.10%), 삼성스팩4호(11.45%) 등도 크게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가 6.90%(54.06포인트)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할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다. 스팩은 증권사가 공모자금을 모아 증시에 우선 상장한 후 3년 안에 비상장기업(또는 코넥스 상장기업)을 흡수합병해야 하며, 합병에 실패할 경우 해산된다. 스팩이 기업을 흡수하면 기존 스팩 주주들이 주식을 나눠 갖게 된다.  
 
스팩의 장점은 안전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스팩은 3년 내 흡수합병에 실패해 해산될 경우를 대비해 공모 유입 자금의 90% 이상을 안전하게 예치 및 신탁해둔다. 스팩 주주들은 3년 내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공모가 수준의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고, 상장 폐지 전까지 발생하는 소정의 이자도 받을 수 있다. 스팩의 스폰서 자격이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의 금융투자업자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도 스팩의 ‘안전판’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특징 탓에 원금 손실 폭이 커지는 증시 하락장에서 스팩 투자 열기는 더 뜨거워진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27개 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460.01대1에 달했다. 이중 IBKS제17호스팩(1736대1), 미래에셋비전스팩1호(1414.41대1), 키움제6호스팩(1052.24대1) 등은 청약 경쟁률이 1000대1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스팩이 우량 기업과의 합병이 결정될수록 주가도 급등한다. 최근 급등한 IBKS제12호스팩의 경우 신발 유통 전문기업인 윙스풋과 합병이 결정돼 오는 10월 합병 예정이다. 그밖에 하나금융15호스팩(신스틸), 유안타제7호스팩(핑거스토리), SK5호스팩(비스토스), 신한제6호스팩(모코엠시스) 등도 합병 기업이 결정된 상태다.
 
하지만 스팩도 무조건 잃지 않는 투자가 가능한 건 아니다. 스팩의 공모가는 통상 2000원으로 증시 입성 후 스팩 주가도 2000원대에서 머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합병 기업이 결정되면서 주가가 크게 뛸 수는 있지만, 자칫 지나치게 높은 주가에 매수하는 ‘상투’에 나설 경우 스팩 해산 시 원금 손실은 불가피해진다. 원금 보전의 기준이 공모가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 시장에서 가격 형성이 이뤄지는 스팩의 특성상, 투자자가 높은 가격에 스팩을 매입하고 합병 비율이 스팩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결정되면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적은 스팩의 특성상 소액의 투자에도 가격 변동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투기성 묻지마 투자나 시세 조종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 삼성스팩6호의 경우 상장 당일인 지난 6월 3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1만22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인 48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팩의 주가가 단기 급등한 이후 다시 급락하거나 합병이 실패할 경우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도 (스팩을 포함한)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등 시세조종행위가 있는지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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