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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부터 레저까지 매력 ‘뿜뿜’…2년 기다릴만 하네

[시승기] 포드 브롱코
과거 모델 재해석한 레트로 디자인 눈길
오프로드 최적화 험지 돌파도 쉽게, 하차감↑

 
 
포드 브롱코. [사진 이건엄 기자]
포드 브롱코가 한국에 상륙한 지 6개월이 다 돼가지만 도로 위에서 하늘에 별 따기 만큼 보기가 어렵다. 반도체 공급난과 폭발적인 수요가 맞물리면서 차량을 인도받은 소비자가 손에 꼽을 만큼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2년에 달하는 대기시간을 인내하고 브롱코를 구매해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이다. 브롱코를 1박 2일 동안 도심과 험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직접 시승해봤다.
 
브롱코는 누가 보더라도 오프로더임을 짐작할 수 있는 강인한 디자인을 가졌다. 모든 것이 직각으로 이어져 있는 레트로한 디자인은 자동차 시장의 최신 유행과 맞닿아 있다. 브롱코 레터링 그릴과 동그란 헤드램프, 투박한 사이드미러 등 과거 브롱코의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련미와 개성을 모두 챙겼다. 특히 플라스틱 재질의 앞, 뒤 범퍼와 트렁크 도어에 장착된 스페어 타이어는 브롱코가 지향하는 바를 잘 보여준다. 덕분에 차에서 내릴 때의 ‘하차감’ 역시 상당하다.
 
포드 브롱코. [사진 이건엄 기자]
차량 내부로 들어오면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12인치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클래식 그 자체인 외관 디자인과 고해상도의 대형 디스플레이 조합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디스플레이에는 차량의 상태와 설정, 주행 모드 등 다양한 정보가 표기된다. 특히 안드로이드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가 무선으로 제공돼 내비게이션, 미디어 등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브롱코는 특이하게도 창문 조절 버튼과 사이드미러 각도 조절 버튼이 센터콘솔에 위치해 있다. 탈착이 가능한 도어 특성상 배선이 들어가는 스위치 모두를 센터콘솔에 모은 것이다. 기어레버와 주행모드 선택 다이얼 역시 센터콘솔에 있다는 점에서 오른손만으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하다.
 
포드 브롱코 내부 이미지. [사진 포드]
전반적인 실내공간은 거대하게 느껴지는 외관과 달리 다소 좁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프레임 위에 차체를 올린 ‘바디-온-프레임’ 차량 특성상 내부공간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전반적으로 박스형태를 취하고 있는 만큼 차박을 비롯한 레저 활동에서는 유리한 면이 있다.  
 

대체 불가한 전통 오프로더

운전석에 앉아 엔진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차량이 경쾌하게 치고 나갔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5㎏·m의 성능을 발휘하는 브롱코는 2.7L V6에코부스트 트윈 터보차저 엔진이 10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있다. 6기통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은 포장도로와 비포장 도로 모두에서 강점을 보인다.
 
브롱코는 진정한 가치는 험지주행에서 느낄 수 있다. 국내에 들어온 브롱코가 험지 주행 특화 모델은 아니지만 국내의 웬만한 비포장도로를 돌파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오프로드 기반의 설계와 다양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주행모드가 어우러져 어떤 환경에서도 운전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줬다. 덕분에 모래와 자갈, 물웅덩이, 진흙으로 이뤄진 가평 산길을 거침없이 돌파해 나갈 수 있었다.
 
포드 브롱코. [사진 이건엄 기자]
다만 가속페달 감도는 민감한 편에 속한다. 넘치는 토크가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뿜어져 나오는 탓에 험지에서의 세밀한 조정이 필요할 때에는 다소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가속페달 감도는 운전자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적응한다면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 오프로더를 표방하는 브롱코지만 일상 주행도 준수하다. 일반적인 도심형 SUV와 비교하면 승차감이 떨어질 수는 있으나 일상 주행에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디자인에서 나오는 존재감이 워낙 큰 탓에 승차감과 같은 소소한 불편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큰 크기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도로 위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고속주행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보였다. 여유 있는 출력과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 덕분에 차량을 한계까지 몰아붙여도 불안감을 느끼기 힘들었다. 특히 항속주행 환경에서는 수준급의 안정감을 받았다. 다만 탈부착이 가능한 도어와 루프 때문에 풍절음 등 외부 소음 유입이 큰 편이다.
 
포드 브롱코. [사진 이건엄 기자]
브롱코는 연비가 좋지 않을 것이란 인상과 달리 연료 효율이 괜찮은 편이다. 시승이 주로 출퇴근시간의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도심에서 이뤄졌음에도 L당 8.5㎞로 나쁘지 않았다. 제조사가 밝힌 복합 공인연비(8.2㎞/L)보다 높은 수치다. 공기저항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각진 디자인과 2t이 넘는 무거운 공차중량이 운전자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비슷한 출력을 내는 3.6리터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픽업트럭과 비교했을 때 리터당 1㎞ 이상 효율이 좋았다. 토크가 높은 터보엔진 특성상 낮은 RPM에서 일상 주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고 덕분에 연료 역시 적게 소모한 것으로 보인다. 시승 중에도 가속도 테스트를 할 때를 제외하곤 RPM이 2500 이상을 넘지 않았다.
 
한편 국내에 판매되는 브롱코는 ‘아우터뱅크스’ 단일트림으로 구성되며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6900만원이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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