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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일까 '초조함'일까…삼성전자, 100일만에 1.4나노 승부수

세계 최초 3나노 개발에도 큰손들은 TSMC 선택
1위와 격차 좁히려면 압도적인 기술 필요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 등 경영진이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Samsung Foundry Forum 2022) 미디어 브리핑에서 향후 매출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글로벌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 '나노'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나노(㎚·1㎚는 10억분의 1m)를 넘어선 1.4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예고하며 파운드리 업계 1위 기업인 TSMC와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6월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로 한발 앞서 기술력을 과시한 지 불과 100여일 만이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발표했다. 파운드리 기업이 1.4나노 양산 계획을 구체적인 일정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 TSMC가 1.4나노 공정 개발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언제쯤 양산이 가능한지는 밝히지 않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기 위해 기술개발에 전력을 다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글로벌 1등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TSMC를 뛰어넘는 차별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기술 경쟁에서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이번 1.4나노 공정 도입 선언을 두고 확실한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TSMC와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1, 2위 기업이지만 규모 면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TSMC의 매출액은 175억2900만 달러로 시장점유율 53.6% 수준이다. 2위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16.3%로 약 3배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 1위 따라잡기 안간힘…기술력으로 승부  

일각에서는 3나노에서 승부를 내지 못한 삼성전자가 초조함을 느낀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지난 6월 삼성전자가 TSMC보다 빨리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지만, TSMC가 3나노 양산으로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기술 ‘초격차’를 통한 1위와의 거리 좁히기 계획도 빛이 바랬다. 애플, 인텔 등 글로벌 큰 손들도 삼성전자가 아닌 TSMC를 선택했다. 실제 대만 현지 언론 디지타임스 등은 지난 8월 TSMC가 애플과 인텔, 퀄컴, 미디어텍, 엔비디아 등을 3나노 공정의 고객사로 잡았다고 전했다.  
 
양사가 2025년 2나노 공정 반도체 공급 계획까지 발표한 상황에서 보다 확실한 차별화를 내기 위해선 한 단계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1.4나노 공정 싸움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여기서도 차별화를 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도 1.4나노 공정 도입을 이야기했는데,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2027~2028년은 돼야 할 것 같은데 삼성전자와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한 것도 기술 경쟁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텔은 2024년 하반기 1.8㎚ 공정 반도체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2나노 이후 파운드리에 최적화한 단계는 1.4나노 공정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공정(미세한 작업)으로 갈수록 개발 속도에 한계가 있다”며 “최적화한 로드맵에 따르다 보니 2나노 이후 공정이 1.4나노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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