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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vs 에스파 vs 김유정…금융사 ‘MZ 모델’ 각축전 [김윤주의 금은동]

에스파·아이유·김유정 등 스타마케팅
MZ 세대 중요도 ↑…기업 이미지 변화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에는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업계 내에선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 KB국민은행]
“이젠 엄카(엄마카드) 대신 내카(내카드)! 내 취향대로 내 방식대로 나만의 똑똑한 소비 리브 넥스트”
 
KB국민은행이 여자 아이돌그룹 ‘에스파(aespa)’를 앞세워 만든 광고 속 한 장면이다. 미래 금융의 주역인 Z세대를 위한 플랫폼 ‘리브 넥스트’를 알리는 광고다. 최근 국민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 하나은행 등 금융사들은 ‘MZ(밀레니얼+Z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을 잡기 위해 아이돌 가수나 젊은 연예인을 기업의 얼굴로 내세우는 중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작년 9월부터 에스파를 모델로 기용했다. 지난 9월에는 에스파가 등장해 ‘나만의 똑똑한 소비, 리브 넥스트’라는 슬로건을 전달하는 광고 영상도 공개했다. 
 
광고에서는 에스파가 리브 넥스트로 간편결제와 현금충전을 하고 할인을 받는 등 일상 속 활용 방법을 소개한다. 또한 에스파의 특별한 이미지를 담은 ‘에스파 리미티드 카드’ 출시를 알리며 10대들에게 ‘리브 넥스트’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통상 금융권의 광고모델은 ‘신뢰’를 주는 대중적인 이미지의 모델이 선정된다. 에스파처럼 10~20대 등 일부 세대에서 인기있는 아이돌그룹을 모델로 내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광고 모델 선정 이유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Z세대가 이끄는 미래 금융세상은 ‘디지털을 통한 혁신’과 ‘시공간을 초월한 끊김없는 금융서비스’가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KB의 디지털 혁신 의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우리금융그룹]
국민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 또한 지난 4월부터 가수 겸 배우인 ‘아이유’를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 우리금융은 MZ세대부터 기성세대까지 아우르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새로운 광고모델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이 광고모델 선정을 위해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대부터 50대까지 전세대에 걸쳐 아이유가 가장 높은 추천을 받았고, 이를 수용해 아이유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는 후문이다. 
 
아이유가 등장한 우리금융 PR캠페인 영상은 지난 8월 말 누적 조회수 2000만회를 돌파하는 등 화제다. 특히 우리금융의 ‘우리의 의미’ 캠페인 영상은 조회수 770만회를 기록하며, 올해 2분기 가장 영향력 높은 유튜브 인기광고 영상 4위에 오르는 성과도 달성했다.
 
아이유 광고 효과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원(WON)뱅킹’ 신규 설치 건수는 31만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권 내 화두는 ‘디지털 전환’으로 모바일 앱을 두고 경쟁 중인 가운데, 금융권 내 신규 설치 건수 5위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는 가장 많은 고객을 끌어들였다.
 
[하나금융그룹 공식 유투브 영상 캡처]
지난 7월 하나은행은 배우 김유정을 모델로 발탁했다. 기존 모델인 축구선수 손흥민에 이어 김유정을 공동모델로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시너지를 낸다는 복안이다.
 
게다가 김유정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고액 기부자 중 최연소 멤버로 선행 활동을 이어온 점 또한 모델 선정에 영향을 줬다. 광고모델의 선한 이미지가 하나금융의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미션과도 부합된다는 게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배우 김유정이 가진 MZ세대 특유의 상큼발랄함과 맑고 깨끗함, 건강하고 친근한 이미지가 하나은행이 추구하는 가치와 잘 부합해 새로운 광고모델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사가 ‘MZ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아이돌 가수나 젊은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한 것은 MZ 고객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간 MZ 세대는 ‘수익성 낮은 고객’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금융시장 내 적극적인 투자 등으로 존재감을 키우며 은행들이 잡아야 할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기존 전통 금융사가 업계 내 새롭게 등장한 핀테크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MZ세대 공략이 필수다. 이들 세대의 중요도가 높아지자 최근에는 자이낸스(Zinance)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자이낸스는 인터넷 환경에 많이 노출돼 모바일 플랫폼에 익숙한 ‘Z세대’와 금융의 ‘파이낸스(finance)’를 합성한 신조어로, Z세대가 이끌어가는 새로운 기반의 금융을 일컫는다.
 
이령화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MZ세대는 부의 이전과 양극화, 조기 은퇴 열망 등으로 공격적 투자를 지속할 전망”이라면서 “향후 Zinance 트렌드가 지속될 전망으로 금융사는 MZ세대의 가치를 반영한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이들의 니즈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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