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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QE, 대안 없는 프리미엄 준대형 전기 세단 [시승기]

미래지향적 외관에 화려한 내관…벤츠 다운 상품성
전기차로서 경쟁력 충분…주행거리 471km로 준수

 
 
 
벤츠 EQE 350+. [이건엄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가 EQE를 앞세워 사실상 ‘무주공산’인 프리미엄 준대형 전기 세단 시장 공략에 나선다. 대중 브랜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고객을 주 수요층으로 설정하고 전동화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2일 열린 미디어 대상 시승 행사에서 서울 성수동에서 원주를 오가며 벤츠 EQE350을 직접 경험해 봤다.  
 

세단보다는 크로스오버

 
EQE의 외관은 세단으로 보기엔 다소 낯설다. EQE가 세단으로 포지셔닝 됐지만 배터리가 바닥에 깔리는 전기차 특성상 전고가 다소 높아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실루엣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세단인 E클래스보다는 쿠페형 세단인 CLS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공기저항 계수 확보를 위해 전면 후드부터 트렁크 리드를 유선형 루프라인이 이어주면서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벤츠 관계자도 “준대형 세단이라 E로 명명됐지만 기존 E클래스와는 지향점과 성격 모두 다른 새로운 차”라고 설명했다.  
 
벤츠 EQE 350+. [이건엄 기자]
 
그렇다고 벤츠 세단의 특징을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EQE는 내연기관의 후륜구동 차량과 마찬가지로 짧은 프론트 오버행을 갖고 있어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이는 독일 프리미엄 세단의 특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전면부 그릴에 새겨진 수많은 삼각별이 벤츠만의 감성을 더해준다.
 
전면부 후드를 열어보면 전기차에 흔히 있는 트렁크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EQE의 트렁크 공간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참고로 EQE의 트렁크 용량은 430L다. 소비자들이 전면부 트렁크를 잘 활용하지 않는다는 자체 조사와 소모품 교환을 위한 보닛 개폐가 필요 없다는 판단 하에 수납 공간 대신 헤파필터를 장착했다는 게 벤츠 측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EQE는 후드를 지탱하는 가스리프트가 장착돼 있지 않다.  
 

시각적 만족도 최고

 
내부로 들어오면 ‘역시 벤츠’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시각적인 즐거움이 상당하다. ▶다양한 색상의 엠비언트라이트와 ▶S클래스를 시작으로 벤츠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 ▶스티어링 휠에 박힌 큼지막한 삼각별 등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할 요소로 가득차 있었다. 또 대시보드에도 전면 그릴과 마찬가지로 삼각별 패턴으로 채워져 고급감을 더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탑재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세로형 12.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의 경우 풍부한 색감을 바탕으로 운전자에게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는 OLED의 압도적인 명암비 덕분이다. 엠비언트라이트의 경우 차량 사태와 운전 환경에 따라 즉각적으로 색이 변하며 즐거움을 줬다. 온도 조절 시 색상이 바뀌거나 위험상황 발생 시 운전자가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벤츠 EQE 350+. [이건엄 기자]
 
다만 내장재 자체는 고급스러움이 다소 떨어진다. 벤츠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최대한 고급감을 끌어올렸지만 소재 자체에서 느껴지는 질감이나 무게감은 다소 부족했다.
 
시트의 경우 일반적인 세단보단 다소 높게 위치해 있다. 시트를 가장 낮추고 등받이를 눕혀도 파묻힌다는 느낌보다는 SUV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최근 나오는 전기 세단들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기능적으로는 격한 코너와 가속 상황에서 운전자의 자세를 흐트러짐 없이 유지시켜주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또 부드러운 가죽과 마사지 기능이 주는 안락함은 고급 세단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 시켜준다.  
 

제로백 6.4초…출력 충분

 
이번 시승은 서울 성수동에서 원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20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일반도로와 고속도로, 굽이친 와인딩 코스 등 다양한 환경에서 EQE의 주행성능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시내를 빠져나와 광주-원주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4륜 구동 모델이 아님에도 출력면에서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다. 전기차 특유의 경쾌한 가속과 높은 고속주행 안전성 등이 어우러져 상당한 재미를 줬다. 특히 엔진음을 대신하는 가상 사운드가 가속감을 극대화 시켜 상당한 운전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가상 사운드는 일반적인 엔진과 비슷한 실버 웨이브와 우주선을 연상케하는 비비드 플럭스 등 두 가지를 제공한다.  
 
EQE의 모터 출력은 215㎾, 모터 최대 토크는 565Nm다. 내연기관 차량 기준으로는 300마력에 가까운 성능을 내는 셈이다. 덕분에 시속 0에서 100㎞까지는 6.4초만에 도달할 수 있다. 향후 벤츠가 EQE의 4륜구동, AMG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인 만큼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벤츠 EQE 350+.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굽이길로 구성된 와인딩 코스도 EQE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차량 하부에 깔린 배터리가 낮은 무게중심을 형성해 코너를 날카롭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비록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벤츠가 100년 이상 쌓은 노하우를 느끼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회생제동의 강도를 능동적으로 바꿔주는 인텔리전트 회생제동까지 더해져 최적의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회생 제동은 강한 회생제동, 일반, 회생제동 안함, 인텔리전트 네 가지를 지원한다. 정숙성도 인상적이었다. 고급차 대명사인 벤츠 답게 풍절음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줬다. 
 
EQE는 프리미엄 전기 세단을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상품성을 결정짓는 주행거리 역시 각각 471㎞로 준수한 편이다. 다만 내연기관 차량인 E클래스를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고급감 등은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직접 시승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EQE350+의 가격은 1억160만원이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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