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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1위인데…‘반도체 한파’에 웃지 못하는 삼성전자

2분기 D램 점유율 43.4% 전망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액 중 74%가 메모리
당분간 메모리 가격 하락 예상, 수익 감소 우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4회 반도체대전(SEDEX 2022)에서 참관객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고전 속에서 이뤄낸 성과지만, 메모리 시장 침체에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43.4%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41.9%를 기록한 이후 2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며 세계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2위인 SK하이닉스(28.1%), 3위인 마이크론(23.6%)의 두배에 달한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건재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분기(35.5%)보다 2.2%포인트 하락한 33.3%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SK하이닉스(2위, 20.4%)와 키옥시아(3위, 16.0%),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공동 4위, 13.0%)의 시장 점유율을 크게 앞질렀다.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메모리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이후 PC·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줄이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5%, 2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가격 하락은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삼성전자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반도체 사업을 나타내는 DS부문 매출액은 55조3650억원, 이 가운데 41조1668억원이 메모리에서 나왔다. 매출액 기준 반도체 사업의 4분의 3(74.3%)가량이 메모리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메모리 산업 불황이 장기화할 경우 매출과 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도 예상된다.  
 
당장 올해 3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매출액 기준 1위 자리를 TSMC에 내줄 것이란 전망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활황으로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인 TSMC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종합 반도체 매출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TSMC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이 6131억4300만 대만달러(한화 약 27조5000억원), 삼성전자는 23조5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부별 매출은 오는 27일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런 예상이 크게 빗나가지는 않을 것이란 해석이 많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평택캠퍼스 라인 모습.[사진 삼성전자]
 
이런 상황에서 메모리 업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반도체 겨울’ 버티기에 들어갔다. 일본의 키옥시아는 반도체 웨이퍼 투입량을 30%가량 줄이기로 했다. 삼성전자 경쟁사 중 한 곳인 마이크론 역시 하반기 생산량을 줄이고, 반도체 장비 투자 예산을 30% 삭감할 예정이다.  
 
TSMC는 파운드리 전문 기업이지만 올해 설비투자 목표치를 10% 하향조정하면서 혹시 모를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 위기에 선제 대응하고 나섰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TSMC는 3분기(7~9월) 실적발표에서 연말까지 설비투자액을 360억 달러(51조4000억 원)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올해 목표치로 400억 달러를 제시했었지만, 목표의 90%만 집행하기로 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TSMC가 호실적에도 설비투자를 줄이기로 한 배경은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는 위기의 상황을 기회로 보는 분위기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22조원)을 들여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올해보다 3배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메모리 반도체도 ‘인위적인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5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Samsung Tech Day 2022)' 미디어 행사에서 “현재로선 감산 논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메타버스 분야에서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려면 메모리 시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앞으로 메모리는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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