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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시대 ‘원가절감’ 논란에 체면 구긴 獨 브랜드

폭스바겐 ID.4 아우디 Q4 e트론 드럼브레이크 적용
벤츠 EQE, 전면 후드 지지대 유압식 아닌 '꼬챙이'
전문가들 “부족한 상품 구성은 프리미엄 가치 훼손”

 
 
 
폭스바겐 ID.4. [사진 폭스바겐코리아]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 브랜드에서 제조한 전기차들이 ‘원가절감’ 논란에 휩싸이며 체면을 구겼다. 드럼브레이크와 수동식 보닛 지지대 등 차량 가격대에 맞지 않는 구성으로 상품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벤츠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원가절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ID.4와 Q4 e트론의 후륜에 드럼브레이크가 채택된 것을 두고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승용차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드럼브레이크를 채택한 것은 과도한 원가절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아우디의 경우 대중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달리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비판이 더욱 거센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드럼브레이크가 디스크 방식 대비 높은 제동 성능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발열 관리와 분진에 따른 내구성 저하 등 브레이크로서 치명적인 단점이 다수인 만큼 최적의 선택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드럼브레이크의 경우 우수한 제동 성능과 낮은 원가에도 불구하고 발열 영향으로 디스크 방식 대비 신뢰성 확보가 어려워 일부 경차 외에는 잘 채택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폭스바겐과 아우디 측은 드럼브레이크 사용과 관련해 효율을 위한 선택일 뿐 원가절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생제동을 사용하는 전기차의 경우 브레이크 사용 빈도수가 내연기관보다 적기 때문에 드럼 방식 채택이 상품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디스크 방식 대비 높은 제동력이 전기차의 회생제동과 맞물려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벤츠 역시 최근 출시한 전기 세단 EQE의 후드에 유압식 지지대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많은 소비자가 의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QE가 1억이 넘는 프리미엄 세단인 점을 고려하면 원가절감의 흔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벤츠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내연기관 차량은 입문 모델을 포함해 모두 후드에 유압식 지지대가 적용됐다.
 
벤츠 측에서는 소비자가 후드를 개폐 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유압식 지지대를 빠진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실제 같은 이유로 EQE의 후드 열림 버튼은 별도의 잠금장치를 풀어야만 작동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차량 가격을 보고 가치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브랜드에는 당연하게 적용되는 것이 독일 브랜드에서 제외된다면 의아한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EQE 350+.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노골적 원가절감에 경쟁력 저하 우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들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주행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된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해칠 수 있는 상품 구성은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독일 브랜드 상당수가 프리미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노골적인 원가절감은 뼈아픈 실책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이 구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도 기준 충족을 위한 원가절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독일 브랜드의 경우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착오가 있었고 원가절감 논란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연기관 시장에서는 독일 브랜드들의 부족한 옵션이 주행 성능에서 오는 높은 경쟁력 덕분에 부각되지 않았지만 전기차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며 “현대차와 기아, 테슬라 등이 전기차 시장에서 한 발 더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브랜드 명성에 맞지 않는 상품구성은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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