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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5만원’ 약속했던 남궁훈 대표, 카카오 먹통에 불명예 퇴진

19일 긴급 기자간담회 개최…홍은표 단독대표 체제로
“SK와 책임소재를 다투기 앞서 먼저 보상”

 
 
 
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용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당시 카카오 주가 15만원을 약속했던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19일 사퇴했다. 취임 후 약 7개월만이다. 변경 후 대표이사는 홍은택 현 카카오 각자대표가 단독으로 맡는다.
 
카카오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두 대표가 직접 참석해 이번 사태에 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두 대표는 우선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로 불편을 겪은 모든 이용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그 어느 때보다 참담한 심정이며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카카오 쇄신과 변화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 이사직을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IT업계 전반에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번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며 “업계 전체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카카오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야 할 수도 있지만 이것 또한 카카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남궁 대표는 지난 3월 카카오 각자 대표에 선임된 지 7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남궁 대표는 취임 당시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으로 회복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하는 등 카카오 체질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15만원 공약과 관련해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는 등 기대에 못미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홍은택 대표는 “성원에 보답하지 못한 최근의 사고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이번 사고는 저희가 추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잊었던 것 아닌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이용자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카카오톡은 이제 국민 대다수가 쓰기 때문에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다. 저희는 그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이 책무에 소홀한 점이 없도록 하겠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번에 복구가 늦어진 이유를 고통스럽더라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인 원인과 그 배경이 되는 간접적인 원인까지 방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보상안에 대해서도 밝혔다. 홍 대표는 이번 장애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 파트너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 정책을 수립하고 가능한 빠르게 실행해나가겠다”며 “유료 서비스 이용자 뿐 아니라,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 다양한 이해 관계자 분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도록 하겠다. SK와의 책임소재를 다투기 앞서 먼저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홍 대표는 “복구가 지연된 원인은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돼 있었으나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한 데 있다”며 “이 도구들의 이중화는 판교데이터센터의 운영이 안정화되는대로 시작하겠다. 안정화 이후 2개월 안에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며 “현재 카카오는 46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며, 시흥에서도 2024년 데이터센터의 착공을 목표하고 있다. 자체 데이터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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