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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해밀톤호텔 불법 건축물이 병목 현상 키웠나

호텔 본·별관 테라스 무단 증축
도로 폭 위 5m, 아래 3.2m 불과
용산구 “무단증축 강제집행 검토”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모습. 골목 오른편이 해밀톤 호텔 건물이다.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사고가 일어났던 골목에 붙어있는 해밀톤호텔의 일부 건축물이 불법으로 증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벽 등 일부 공간이 골목의 통행 거리를 좁혀 인파가 몰리는 현상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서울 용산구청과 해밀톤호텔 건축물대장 등에 따르면 해밀톤호텔 본관 북쪽에 폭 1m, 길이 17m의 테라스와 길 건너 별관 앞 동일한 규모의 테라스는 모두 불법 건축물이다.
 
해밀톤호텔이 길 양쪽으로 테라스를 지으면서 폭이 5.5m 이상이던 도로는 4m 이내로 좁아졌다. 이 테라스 공간은 대규모 사고가 발생한 내리막 골목길로 이어지는 ‘T’자형 통로 오른쪽 윗부분에 해당한다.
 
그나마 골목길 위쪽은 5m 가량의 폭을 유지했지만 아래로 내려올수록 좁아지면서 골목길 아래쪽은 폭이 3.2m에 불과했다.
 
해밀톤호텔을 둘러싸고 있는 10m 길이의 철제 가벽이 아래 도로 폭을 줄여 통행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 가벽은 지붕이 없는 가림막 형태의 시설물이기 때문에 관련법상 불법 증축물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70년대에 준공한 해밀톤호텔은 도로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건물을 짓도록 하는 건축한계선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축한계선 규제는 철거 후 새로 짓는 신축물에 적용하는 도시계획상 기준이기 때문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건축한계선은 기존 건축물에는 적용하지 않고 나중에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할 때 적용하는 도시계획상 기준”이라며 “오래전에 지어진 해밀톤호텔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밀톤호텔 주점 등의 무단 증축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계속 철거 요청을 했지만 시정하지 않는 상태”라며 “추가로 강제집행을 할지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용산구청은 지난해 5월 해밀톤호텔에 테라스 무단 증축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강제이행금을 부과했다. 건축물대장에도 해밀톤호텔 본관을 위반건축물로 표기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핼러윈 데이를 맞아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156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을 입었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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