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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테슬라만 담은 단일종목 ETF…업계 ‘메기’ 될까

11월 단일·소수종목 ETF 6종 동시 상장
단일종목 30%+채권 70% 포트폴리오 구성
美 상품과 다르게 레버리지 없고 총보수 낮아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한화자산운용 등이 11월 중 단일종목 ETF를 출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 테슬라 등 한 가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단일종목 ETF(상장지수펀드)’가 11월 국내 증시에 출시된다. 단일종목 30%, 나머지는 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가 상승의 장점과 채권의 안정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바로 투자가 가능해 연금계좌 내 주식 비중을 늘리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달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한화자산운용 등 4개사가 단일종목 ETF를 출시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전자, 미래에셋운용은 테슬라로 포트폴리오의 30%를 채운 상품을 출시한다. 한투운용은 엔비디아, 한화운용은 애플로 낙점했다.
 
소수종목 ETF도 출시가 임박했다. KB자산운용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등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담은 ETF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미국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500지수 상위 5개 종목을 동일 가중으로 담은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규정 개정으로 주식 1종목과 채권 9종목을 담은 혼합형 ETF가 가능해졌는데 현재 6개 자산운용사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채권으로 기본 수익률을 확보하고 삼성전자, 테슬라 등 유망종목 주식을 하나 섞으면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계좌서 주식 비중 확대 효과

 
단일종목 ETF는 미국에선 흔한 상품이다. 지난 7월 처음으로 단일종목 ETF 8종이 상장됐고 현재는 20여종으로 늘었다. 서학 개미에게도 익숙한 테슬라 주식의 1.5배 수익을 추종하는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티커명 TSLL)’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10월 중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7위에 올랐다. 
 
국내에선 지난 8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이 개정되면서 단일종목 ETF 출시가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주식과 채권 각각 10종 이상을 담아야 ETF 출시가 가능했지만, 자산 구분 없이 총 10종 이상으로 기준이 바뀌면서다. 이에 따라 주식 1종과 나머지를 채권으로 구성하거나, 소수의 주식만을 담은 ETF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단일종목 ETF의 최대 타깃은 퇴직연금 시장이다.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계좌에선 주식 등 위험자산 70%, 안전자산 30%로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다. 이때 안전자산 30%를 단일종목 ETF로 채우게 되면 연금계좌 내 주식 비중을 간접적으로 늘릴 수 있다. 주식 비중이 40% 이하인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연금계좌에서 애플, 테슬라 등 해외주식에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단일종목 비중이 30%인 만큼 해당 종목의 주가 변동에 그대로 노출된다. 분산투자 효과가 있는 ETF의 장점이 상쇄될 수 있는 부분이다. 주가 상승 시 해당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 주식이 10% 오르고 채권은 변동이 없을 때 삼성전자 단일종목 ETF 수익률은 3%에 불과하다. 하락장에서 방어가 가능하지만, 상승장에선 상승 폭은 제한되는 셈이다.  
 
여기에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한 국내 투자자에게는 수요가 높지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미국 단일종목 ETF와 달리 국내 상품은 레버리지·인버스 전략이 빠졌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품은 미국처럼 ‘주식 1종목 100%+스와프(Swap)’ 같은 파생상품 조합으로 혼합할 수 없어 ‘삼성전자 레버리지(또는 인버스) ETF’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레버리지·인버스 전략이 가미된 단일종목 ETF가 출시될 경우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지수에 대한 추종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리밸런싱 거래를 일으키는데, 이러한 특징 때문에 종목 자체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높은 변동성과 리스크에 노출된다”면서 “이러한 상품은 장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도 그리 좋은 옵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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