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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장 핵심은 ‘디지털 콕핏’ [삼성·LG, 전장이 미래다①]

하만 중심으로 디지털 콕핏 사업 전개
미래차 전환 가속에 전장 중요성 확대
모바일 등 기존 사업과 연계 가능성

 

 
 
디네쉬 팔리월 하만 대표이사가 지난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2018 CES'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전자업계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자동차 부품(전장) 사업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자회사 하만을 필두로 ‘디지털 콕핏’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며 지속가능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됨에 따라 전장 사업에서의 큰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전장사업을 낙점하고 하만을 앞세워 디지털 콕핏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콕핏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디지털 콕핏은 차량 내에 설치된 첨단 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디지털 멀티디스플레이를 통칭한다. 과거에는 디지털 콕핏을 통해 내비게이션 등 부가적인 기능만 제공됐으나 최근에는 공조 장치부터 차량 상태까지 종합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하만과 함께 개발한 자동차용 스마트 전장(전자장치) 솔루션인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을 장착한 데모카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영향력 키우는 하만

하만은 디지털 콕핏에 ‘올인(All-in)’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장에 불필요한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필요한 것은 취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하만은 디지털 콕핏 등 전장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 2020년 하만 커넥티드 서비스 사업 철수와 디지털 믹싱 시스템 기업 스튜더 매각을 결정한 바 있다. 이후에는 독일의 증강현실(AR) HUD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아포스테라(Apostera)’를 인수했다. 하만은 아포스테라의 솔루션을 통해 디지털 콕핏을 비롯한 전장용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만의 체질개선은 최근 성과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하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0% 급증했다. 매출은 3조63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9% 늘었다. 반도체와 가전 등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들이 역성장한 가운데 이룬 성장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하만의 디지털 콕핏 점유율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하만의 글로벌 디지털 콕핏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24.8%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하만이 인수된 직후인 지난 2018년(18.8%)과 비교하면 6%P 상승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월 8일(현지시간) 하만 멕시코공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이 직접 챙기는 전장사업

하만의 성과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는 것은 최근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재용 회장이 전장사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만의 인수만 보더라도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뤄졌다.

 
실제 이 회장은 해외 출장길에 오를 때마다 글로벌 전장 동향을 직접 살피며 사업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이번 유럽 출장을 통해) 헝가리에 배터리공장도 갔었고 BMW 등 고객들을 만났다. 하만카돈도 갔다”며 “급변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짧은 소회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삼성전자와 하만,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의 경우 인포테인먼트를 필두로 사용자와 차량 간 연결을 도울 수 있는 전용 프로세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쌓은 시스템 반도체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디지털 콕핏을 주력으로 하는 하만과의 연계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로 장식한 자동차 모형. [사진 삼성전기]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도 미래 먹거리로 전장사업을 낙점하고 관련 투자와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기는 지난해 8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차량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개발했다. 지난해 6월에는 세계 최고 용량의 차량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개발해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납품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계기판과 디지털 콕핏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을 글로벌 완성차업계체에 공급하며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에 탑재된 전자식 사이드미러용 OLED 디스플레이가 있다. 전자식 사이드미러는 거울을 사용하는 기존 사이드미러와 달리 외부의 ‘뷰 카메라(View Camera)’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내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하나의 전자제품으로 변모해 가면서 전자업계의 전장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의 경우 사용자와 자동차 간 가교 역할을 하는 디지털 콕핏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디지털 콕핏 시장 규모는 올해 말 약 515억 달러(약 67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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