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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넘어 종합 전장 회사로 도약하는 LG [삼성·LG, 전장이 미래다②]

9년 만에 연간 흑자 전망
휴대폰 사업 정리하며 전장에 투자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컨셉 사진. [LG전자]
“잔치가 시작됐다.” 

한파가 몰아치는 전자산업에서 전장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10년 가까이 적자를 감수하며 투자한 전장에서 호실적을 내면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나타내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부문 실적을 보면 올해 3분기 잠정 매출액은 2조3454억원, 영업이익은 96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3분기 1조610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3분기 -33.4% 수준이었지만 같은해 4분기 -3%, 올해 1분기 -0.4%를 기록한 뒤 2분기에는 2.5%, 3분기에는 4.1%로 올라섰다.  
 
LG전자는 “완성차 업체, 부품 공급사와의 협업을 통해 추가 주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공급망 관리 강화 및 지속적인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매출성장과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전장사업 호조가 특별히 주목받는 건 다른 사업의 부진 속에서 홀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가전의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매출액 7조4730억원, 영업이익 22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이 7조60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매출액은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7.1%에서 3.1%로 쪼그라들었다.  
 
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144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1조4292억원 수준으로 1년 전(1조3000억원)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3.1%에서 -1%로 꺾였다. TV를 주력으로 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매출액이 1년 전보다 5000억원가량 줄어든 3조7121억원을 기록했고 554억원의 영업손실도 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4.9%에서 -1.5%로 내려앉았다.  

종합 전장회사로 탈바꿈 

전장사업의 호조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LG전자 역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주용 VS 본부 경영관리 담당은 지난달 28일 진행한 LG전자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4분기에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4분기에 VS 본부의 매출 고성장세와 영업이익 흑자 달성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의 수주 잔고가 올해 말까지 8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주 잔고에서 인포테인먼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전기차 부품은 20% 중반에 이른다.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란 정보를 의미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개념을 결합한 통합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의미한다. 차량 내부의 대화면으로 내비게이션 정보를 제공하고 음악 등 각종 정보·오락 기능을 수반하는 시스템 등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분류한다.  
 
김주용 VS경영관리담당은 “VS본부의 연말 수주 잔고를 이전까진 65조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신규 수주 증가와 환율 효과로 80조원 이상을 기대한다”고 했다.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사진 LG그룹]

구광모 리더십 관심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리더십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8년 회장에 오른 그는 3년 만에 LG전자의 대표 사업이자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휴대폰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던 휴대폰 사업을 접으면서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태양광 패널사업도 중단했다.  
 
하지만 8년간 적자를 이어왔던 전장사업에 대한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업체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고 이듬해에는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글로벌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인 스위스 룩소프트와의 조인트벤처 ‘알루토’ 출범하고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이파워트레인’도 설립했다. 여기에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사이벨럼(Cybellum)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지난해 체결하면서 자동차 사이버보안에도 신경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LG라고 하면 생활가전 대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는 사실상 ‘종합 전장회사 LG’로 거듭나고 있다”며 “전장사업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LG의 전장사업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장부품 사업이 예상을 상회하는 수주잔고 증가와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향후 흑자기조가 안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매출 상승 폭이 고정비 부담을 확실히 뛰어넘게 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2023년 이후 전장 사업은 성장가도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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