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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반복되는 ‘CEO 리스크’에 속앓이…차기 회장 향방은

불명예 퇴진에 순익 성장도 ‘무색’
“회장 선임, 해 넘길 수도”

 
 
김지완 전 BNK금융그룹 회장. [사진 BNK금융]
BNK금융그룹이 반복되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BNK금융은 지난 7일 김지완 전 회장이 ‘아들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뒤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외부인사 추천, 인사 검증 등으로 두 달 가량의 회장 공백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 시동… “불명예 퇴진에 직원들 상처”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이날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각각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는 공백이 된 회장직 대행으로 정성재 BNK금융그룹 전략재무부문장·전무를 선임했다.
 
또한 이날 이사회는 임추위의 구성인원 변경 안건도 논의했다. 현재 임추위 멤버는 유정준·이태섭·허진호·김수희 등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됐는데 여기에 최경수·박우신 사외이사를 포함하는 것이다. 사외이사 6명 전원을 임추위 포함해 공정성을 기하자는 취지다.
 
이사회에 이어 개최된 임추위에서는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절차 개시 일자를 11월 14일로 정하는 결정만 이뤄졌다. CEO 후보군 압축 절차 및 향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개최 일정 등에 대해서는 차기 임추위에서 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일 김 전 회장은 임기 만료를 5개월 앞두고 회장직에서 조기 사임했다. 김 회장은 아들이 이사로 있는 한양증권에 채권 발행 업무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책임을 통감해 사임을 결정했다. 
 
BNK금융은 과거에도 ‘CEO 리스크’를 겪은 경험이 있어 내부 직원들의 우려도 커졌다. BNK금융 회장의 연이은 불명예 퇴진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6월 이장호 전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 회장은 임기를 9개월 가량 남겨둔 채 사의를 표명했다. 금융당국이 BS금융지주 정기검사 결과 및 이 전 회장의 장기집권을 문제삼은 데 따른 결정이었다.
 
이후 2013년 8월 성세환 전 회장이 취임했다. 성 전 회장은 과거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거래처에 자사 주식 매수를 지시하는 등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2017년 4월 구속기소됐다. 같은 해 8월엔 BNK금융과 부산은행장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아들 일감 몰아주기’로 조기 사퇴한 김 전 회장은 2017년 성 전 회장이 물러난 뒤 선임된 인물이었다.
 
권희원 BNK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3명의 CEO가 연속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한 부분은 사실 직원들한테도 상처”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낙하산 인사였던 김지완 전 회장이 퇴진한 뒤, 이제는 국민의 힘 낙하산으로 교체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낙하산 회전문’도 아니고, 낙하산을 낙하산으로 교체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이전보다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BNK금융 본사 전경. [사진 BNK금융]

빛 바랜 외형 성장…CEO 공백 두 달 지속될 듯

회장 조기 사임 사태로, 그간 BNK금융그룹의 외형 성장을 위한 노력도 빛이 바랬다. 김 전 회장이 취임한 뒤, BNK금융 순익은 2017년 4031억원에서 2021년 7910억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호황기가 연속됐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BNK금융은 5년 동안 실적 등 뚜렷한 결과를 보였다”면서 “지난 5년의 과정에서 회장직은 내부 승계를 한다는 원칙을 위해 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선의의 경쟁을 해왔는데, 그런 성과 또한 송두리째 부정되는 것도 허망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주시하고 있다. 1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선임 공정성을 강조했다. 이날 이 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며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향후 BNK금융의 회장 공백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BNK금융은 앞서 지난 4일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군에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 인사를 포함하기로 했다. 외부인사 추천 기간과 인사 평가 등의 기간을 고려하면 BNK금융 회장 공백기는 두 달 가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 위원장은 “기존처럼 내부 승계 원칙이 그대로 적용됐다면, 회장 최종 1인이 결정되기까지 2~3주면 충분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번부터는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 후보도 동등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외부기관이 후보군을 추천하는 데까지 빠르면 2~3주 소요되고 이후 최종 1인이 선정될 때까지 연말, 또는 올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의 차기 회장 내부 후보군은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최홍영 경남은행장 등 9명이다. 외부 후보군으로는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등 금융 CEO 출신 인사 등이 거론된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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