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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대신 고추장 넣었다…한국인 입맛 잡을 ‘미국 버거王’은? [불붙은 버거시장②]

쉐이크쉑 매장 23곳…슈퍼두퍼·파이브가이즈 승부수는?
뉴욕·샌프란시스코 대표 버거 한 자리에…경쟁 치열
‘가격·맛·분위기’ 등에서 국내 소비자 취향 고려해야

 
 
 
지난 2016년 첫 매장을 오픈한 쉐이크쉑이 현재는 전국 매장 23개점까지 확대했다. 사진은 쉐이크쉑 홍대점 모습. [사진 쉐이크쉑]
 
버거 전쟁이 시작됐다. 그것도 버거의 원조격으로 통하는 미국 버거 브랜드들의 전쟁이다. 2016년 일찌감치 국내 시장에 매장을 선보인 미국 뉴욕 수제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에 이어,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표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가 지난 1일 국내 1호점을 열었다. 또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 가이즈’ 역시 내년 6월 내 국내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국내 버거 시장이 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형 미국 수제 버거 브랜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세 브랜드가 펼치는 생존전략은 각각 무엇일까. 
 

‘미국 맛’에 빠진 수제 버거 시장…현지화 속도 

먼저 이미 국내 매장 23개점을 운영하는 쉐이크쉑은 ‘현지화한 맛’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2016년에 첫 매장을 오픈하며 비교적 다른 브랜드보다 오랜 기간 국내 매장을 운영한 쉐이크쉑은 한국식 맛을 낸다. 기존 미국식 버거 외에 한국적 요소를 더한 시즌 메뉴를 추가로 출시하는 형태다. 
 
실제 국내 쉐이크쉑은 고추장 치킨 쉑, 막걸리 쉐이크 등 한국 전통 음식과 협업한 메뉴를 내놓으며 소비자의 호응을 받았다. 특히 이중 고추장 치킨 쉑은 국내 한정판 판매로 기획됐지만, 미국 쉐이크쉑 본사 측 요청으로 미국과 영국 쉐이크쉑 매장에서도 판매되는 등 인기를 얻었다.   
 
이 같은 전략은 쉐이크쉑을 찾는 소비자의 재방문율을 높였다. 2016년 오픈 당시에는 쉐이크쉑의 기존 미국 버거만으로 소비자의 긴 줄을 만들었다면,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는 한국식 새 메뉴를 지속해서 선보이며 쉐이크쉑을 다시금 찾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 것이다.  
 
슈퍼두퍼는 육즙 가득한 패티를 차별점으로 자랑한다. [사진 슈퍼두퍼]
지난 1일 서울 서초동에 국내 매장 1호점을 오픈한 슈퍼두퍼는 ‘육즙 가득한 패티’를 내세우며 시장 잡기에 나섰다. 슈퍼두퍼는 미국 현지에서 완성된 패티를 공수해오는 쉐이크쉑과 달리, 패티 원료육만 미국 본사에서 수입해 국내 공장에서 직접 패티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슈퍼두퍼를 운영하는 bhc그룹 관계자는 “미국 현지 패티 맛을 구현하기 위해 bhc그룹 R&D 연구원이 직접 미국 현지 패티 공장을 방문해 패티 가공 기술을 전수받았고 미국 슈퍼두퍼 관계자들도 우리나라 공장을 찾아 레시피를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등의 과정이 진행됐다”며 “미국 현지에서 사용하는 소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등 미국 샌프란시스코 매장에서 맛보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국내에 상륙한 슈퍼두퍼는 미국 14개 매장 외에 타 국가에 오픈한 첫 글로벌 매장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띈다. 일본이나 중국, 싱가포르 등 다수의 해외에서 맛볼 수 있는 쉐이크쉑과 달리, 슈퍼두퍼는 미국 아니면 국내에서만 맛볼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희소가치가 더 높게 여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실장(오른쪽)과 윌리엄 피처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 총괄 부사장이 약정식을 진행했다. [사진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파이브가이즈는 지난달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과 국내 사업권을 계약하고, 내년 6월 안에 국내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준비 단계이기 때문에 파이브가이즈 국내 운영방침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 매장을 바탕으로 차별점을 꼽으면 ‘스스로 만드는 버거’ 방식이 있다. 쉐이크쉑과 슈퍼두퍼는 모두 정해진 메뉴로만 판매되지만, 파이브가이즈는 소스부터 치즈, 야채 등 버거 안에 들어가는 모든 토핑을 소비자가 골라 나만의 버거를 만들 수 있다. 샌드위치 브랜드 ‘서브웨이’와 같은 형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국내 매장에서도 적용될지에 대해선 아직 의문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이제 사업권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내년 6월 내 매장 오픈을 목표한다는 것 외에는 자세한 국내 매장 운영방침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름값 만으론 안 돼…5개월 만에 백기 든 ‘오바마 버거’

굿스터프이터리가 지난달 31일을 기점으로 영업종료했다. [사진 굿스터프이터리]
버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식품 업계와 전문가는 브랜드 차별화가 확실하지 않으면 성공은 어렵다고 꼬집는다. 이미 국내 버거 시장은 저가 브랜드부터 고가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배치된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주 찾는 버거 브랜드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매장문을 열었던 ‘굿스터프이터리’ 역시 경쟁에서 밀리며, 지난달 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 종료를 알렸다. 거창하게 브랜드 출점을 알렸지만, 영업 반년도 안돼 백기를 든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외식 시장은 가성비 버거부터 프리미엄 버거까지 버거 브랜드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어느 동네를 가도 맛집이 모여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단순히 유명 ‘브랜드’ 이름값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해외 브랜드여도 국내 소비자 즉 한국인의 취향 등을 면밀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소비자 정서에 맞지 않는 분위기를 풍기거나 공감할 수 없는 가격, 양 등을 제시하면 소비자들은 금방 등을 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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