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도 시민도’…수해 복구 ‘합심’ [정상화 속도 내는 포항제철소②]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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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도 시민도’…수해 복구 ‘합심’ [정상화 속도 내는 포항제철소②]

자매결연 주민부터 각국 철강사들까지 “힘내라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수해 복구 작업 모습. [사진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수해 복구 작업 모습. [사진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가 예상보다 빠른 기간에 이뤄지고 있는 것은 민관군의 합동 복구 작업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소방청은 소방차량 41대와 소방펌프 224대를 수해 복구 현장에 투입했으며, 울산화학센터에 보유하고 있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배치했다. 국내에 단 2대뿐인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분당 최대 7만5000L의 물을 배출할 수 있는 첨단 장비로, 제철소 주요 침수 지역의 배수 작업 속도에 힘을 실었다.  

 
고객사의 아낌없는 지원도 이어졌다. 포스코의 선박용 후판 제품 최대 고객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소방펌프, 고압세척기, 발전기 등을 지원해 긴급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 조선 3사는 수해 직후인 9월 8일 수중펌프 53대, 발전기 4대, 고압세척기 2대, 기타장비 41대 등 복구장비 총 100대를 지원했다. 포스코는 오는 25일 조선 3사가 지원한 수해 복구 장비를 모두 반납할 예정이다.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에 힘 합친 경쟁사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용광로(고로)에서 항시 쇳물(용선)을 뽑아내야 하는 일관 제철 공정의 특성상 쇳물을 받아 제강 공정으로 옮기는 장비인 용선운반차(토페도카)는 주요 설비다. 그런데 태풍 피해로 포항제철소의 토페도카가 침수되면서 용광로를 가동해도 나오는 쇳물을 받아 옮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토페도카를 포항제철소로 긴급 이송하기로 결정했으나, 토페도카 이송 작업은 창립 이후 유례가 없던 일이라 경험이 없었다. 일반 차량과 다르게 토페도카는 철도 레일 위를 달리는데, 차체 중량만 270t에 달해 해체한 뒤 육로로 이송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광양제철소 임직원은 포스코플로우 및 협력사 동방, 코렘 등과 협업해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운송 방안을 고민했다.  
 
우선 토페도카를 무인 특수 이동 차량에 옮겨 실었다. 여기에 초대형 크레인 500t급 2대와 300t급 1대가 투입됐다. 옮겨 실은 토페도카를 움직이지 못하게 용접으로 고정한 후 광양제철소 제품 부두로 이송했다. 이후 바지(barge)선에 선적해 최종 포항항까지 운송하는데 성공했다. 포스코 임직원이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철야 작업을 불사한 결과, 2주에 걸쳐 13대의 광양제철소 토페도카가 처음으로 포항 땅을 밟은 것이다.  
 
경쟁사인 현대제철도 당진제철소 토페도카 5대를 포항으로 긴급하게 지원했다. 당진제철소의 토페도카 5대는 최고 만조 시간에 맞춰 바지선에 선적된 후 태풍 난마돌의 북상에 따라 이송 프로세스를 조정해 포항제철소에 무사히 도착했다. 글로벌 시장과 기술을 놓고 경쟁하는 업체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를 위해 힘을 보탠 것이다.  
 
포스코 마케팅전략실과 자매결연을 한 평택시 월곡 1동 주민들은 9월 20일 손수 빚은 송편 600인분과 쌀 300㎏ 등을 포항제철소에 전달했다. 중국 포스코장가항불수강은 11월 4일 스테인리스 공정 복구에 여념 없는 직원에게 1800명분의 빵과 우유를 보냈다. 고려용접봉그룹은 10월 18일 포항 3선재공장에 커피와 어묵을 실은 푸드 트럭을 보냈다. 고려용접봉은 포스코 선재 주요 고객사다.  
 
포스코케미칼 임직원 259명은 9월과 10월 중에 총 14일간 포항 STS제강공장의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 포항 전기강판부 현장 출신 퇴직 선배 모임인 ‘전강회’도 11월 4일 전기강판부 수해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빵 600개와 우유 300팩을 직접 차에 싣고 와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복구에 매진하는 직원들을 격려했다.  
 
세계 각국의 철강업체와 기관 등에서도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 응원이 이어졌다. 철강사 일본제철 하시모토 사장, JSW그룹 사쟌 진달 회장을 비롯해 합작 파트너인 로이힐의 지나 라인하트 핸콕 회장, 미쓰비시상사의 나카니시 사장 등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서신을 보내 포항제철소 정상화를 기원했다. 이 외에도 캐서린 라이퍼 주한 호주대사, 미쓰이물산 우노 전무 등도 포항제철소 수해 극복을 응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수해 복구 작업 모습. [사진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수해 복구 작업 모습. [사진 포스코]

“전력 복원한 MZ세대 희생 빛났다”

포항제철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은 기지와 희생정신으로 전력 복구 시간을 앞당겨 눈길을 끌었다. 고로 가동에 가장 시급한 전력 복구에 우선적으로 나서 사흘 만에 전력 복원을 마무리한 것. 전력 복원 작업을 주도한 포항제철소 전력계통섹션은 전체 직원 34명 중 20‧30대 직원 비율이 90%에 달하는 젊은 조직이다. 전력계통섹션 직원들은 3일 동안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밤잠을 설치며 복구 작업에 전력을 다했다.
 
포항제철소 정전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었다. 복구에 나선 직원들은 전등 하나 켜지지 않는 어두운 공장에서 랜턴 불빛에 의지해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이들은 전력 공급을 1분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 침수로 전기 설비와 패널이 진흙에 파묻혀 세척에 어려움을 겪자 공장 고압수를 분사해 해결했고, 수십 대의 가정용 핸드 드라이어를 공수해 밤새 설비를 말리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은 “포항제철소 초유의 위기 상황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모든 분들께 임직원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보내주신 성원과 응원을 통해 국가 경제에서 우리 제철소가 가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제철소 조기 정상화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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