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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023 정기 임원인사 키워드는 ‘미래 설계’ (종합)

이번 인사서 160명 승진…구광모 의중 반영
나이·성별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성과에 초점

 
 
 
LG트윈타워 모습. [연합뉴스]
LG가 ‘미래 설계’에 방점을 찍고 2023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의 미래를 이끌어갈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해 불확실성 극복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LG는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160명의 승진자를 포함한 2023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LG는 연구개발, 고객경험은 물론 생산, 구매, SCM, 품질/안전환경 등 분야를 망라해 철저히 미래 경쟁력 관점에서 인재를 선발했다. 특히 미래 준비의 근간이 되는 연구개발(SW 포함) 분야의 신규 임원은 31명이고, 신규 임원 114명 중 1970년 이후 출생이 92%를 차지했다.
 
이는 구광모 LG 회장이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사진 LG전자]

5년·10년 뒤 미래 설계  

LG는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이끌 핵심사업에서 승진 인사를 확대했다. 글로벌 각축전이 심화되는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승진자를 배출했으며,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에서도 승진자가 나왔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세계 1위 가전 사업은 더욱 경쟁력을 높이고, 최근 흑자를 내고 있는 전장(VS)사업은 더 높은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인재를 선발했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LG이노텍과 LG CNS 등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리더를 적극 발탁했다.
 
실제 LG전자는 글로벌 생활가전 세계 1위를 달성하는데 기여한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전장사업의 턴어라운드를 주도한 은석현 VS사업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영락 인도법인장은 베트남,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체험을 토대로 국내 프리미엄 전략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평가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해 한국영업본부장을 맡는다.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은 1989년 입사 후 R&D, 생산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사업부장과 사업본부장을 맡아온 생활가전 전문가로, 2021년부터 H&A사업본부장을 맡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생활가전 세계 1위’를 달성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 LG디스플레이]
LG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를 대부분 재신임하는 한편, 미래 준비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인사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유임이 확정됐다. 그는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2008년부터 6년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하는 등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고 그룹 내 '재무·전략통'으로 꼽힌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지난 2005년 CEO로 취임한 이후 18년째 회사를 이끌었던 차석용 부회장이 후임 이정애 CEO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아름다운 용퇴를 하게 됐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LG생활건강의 성장(매출 9배, 영업이익 22배 이상 성장)을 이끌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 LG생활건강]

차세대 리더 발탁…신규 임원 92% 70년 이후 출생

LG는 미래 준비 관점에서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주도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들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전체 승진자 가운데 70% 이상이 신규 임원이다.
 
이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조직에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신규 임원 중 92%가 1970년 이후 출생자이며,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인 LG전자 우정훈 수석전문위원(상무, 39세)이다.
 
우정훈 수석전문위원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며 데이터 플랫폼 구축, 스마트 가전 및 싱큐(ThinQ) 애플리케이션(앱)의 성능 향상 등에 기여해 발탁 승진했다.
 
LG는 이번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올해도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19명의 외부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기존 조직에 새로운 시각을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영입한 외부 인재는 총 86명이다.
 
주요 영입 사례로는 ▶AI/빅데이터 분야의 LG전자 CTO AIX실장 한은정 상무(前 아마존 Science Manager), LG에너지솔루션 프로세스AI담당 김영훈 상무(前 아마존 Science Manager), LG CNS D&A사업부 수석전문위원 정윤호 상무(前 파인트리파트너스 컨설팅 본부장), ▶플랫폼 분야의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장 정기현 부사장(前 메타(Facebook) 한국 대표), LG전자 HE플랫폼사업담당 조병하 전무(前 하만 인터내셔널 에코시스템 사업총괄), ▶바이오 분야의 LG화학 생명과학 신사업기획담당 노지혜 상무(前 휴젤 전무) 등이 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 [사진 LG생활건강 사장]

R&D 인재 및 여성 중용

LG는 미래 준비를 위해 신기술 개발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분야 인재도 중용하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도 신경썼다.
연구개발(SW 포함) 분야에서 신규 임원은 31명이며, 이번 인사를 포함해 그룹 내 전체 임원 가운데 연구개발 분야 임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96명으로 늘어났다.  
 
LG는 우수한 기술 인력을 중용하며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 첨단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행기술 개발과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LG는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고객가치’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인재도 꾸준히 기용하고, 관련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CX(고객경험)센터, LG디스플레이는 중형CX그룹 및 대형 솔루션 CX그룹 등을 신설했다.
 
LG는 고객 최접점인 CS(고객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멕시코, 인도 등 해외 현지 고객의 페인포인트 해결에 앞장서 온 LG전자 장태진 상무를 발탁했다. CS 분야 임원 수는 2018년 3명에서 이번 승진자를 포함해 총 8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LG는 고객가치 실천을 위한 사업 기본기인 품질과 안전환경의 중요성을 반영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 11명을 중용했다.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2명의 여성 CEO를 선임했다. 코카콜라음료 이정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LG생활건강의 CEO를 맡았다. 지투알 박애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에 선임됐다. 특히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LG는 미래 준비를 위해서는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정책에 따라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임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성 임원은 구광모 대표가 취임했던 지난 2018년 29명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총 64명으로 늘어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내외 환경이 매해 급변하고 있다”며 “하지만 LG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준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 임원인사 역시 일관성 있게 ‘미래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 LG]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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