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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폐된 ‘위믹스’…최대 위기 맞은 위메이드 해법 있나

위메이드-업비트 법적 분쟁 예고…투자자들 피해는 어떻게
P2E 관련 게임 기업도 직격탄, 정부 가이드라인 마련 목소리 높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 위메이드]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가 국내 시장에서 결국 퇴출됐다. 국내 P2E 게임 선봉장 역할을 맡았던 위메이드가 휘청거리면서 P2E 게임을 준비해 왔던 게임사들도 덩달아 긴장하는 눈치다. 특히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상장폐지는 없다”는 확언과 달리 상장폐지가 확정되면서 위믹스 홀더 및 위메이드 그룹사 투자자들 역시 ‘패닉’에 빠진 상황이다.
 

위믹스, 국내 시장 사실상 ‘퇴출’

지난 24일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국내 주요 5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는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DAXA는 상장폐지 배경으로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에게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문제 등을 제시했다. 위믹스는 상폐 예고기간을 거친 뒤 12월 8일 오후 8시에 5대 거래소에서 거래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위메이드는 즉각 반발했다. 위메이드는 25일 오전 긴급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직접 나와 현 상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장현국 대표는 간담회에서 “어제 내려진 결론으로 인해 많은 분들과 투자자들, 위믹스 홀더와 주주들에게 심려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만 이번 상장폐지는 업비트의 갑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헀다. 
 
그는 “우리가 유통계획을 제출한 거래소는 업비트 단 한 곳뿐”이라며 “문제는 유통량 계획서와 실제 유통량 간 차이에서 시작했는데, 지금도 업비트에 들어가 보면 유통 계획서가 없는 코인이 부지기수다. 위믹스에게 적용되는 기준을 다른 코인에 적용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거래소에 대한 가처분 신청으로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DAXA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비롯해 줌 회의 녹취와 통화 녹취 등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비트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명확한 발행주체가 없는 코인은 유통량 계획서를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며 “다만 이번 위믹스 상장폐지는 업비트 단독으로 결정한 사안이 아닌 DAXA 회원사들이 모여 소명자료를 분석한 뒤에 종합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국내에서 위믹스를 거래지원하는 4개 회원사가 모여서 심도있게 논의했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고심을 거듭해 내린 결론이다”고 밝혔다.
 

투자자들만 피해…국내 P2E 시장 얼어붙나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로 인해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다.  
 
위믹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지난 24일 오후 상장폐지 공지 직후 업비트에 상장된 위믹스 코인은 2000원대에서 단숨에 700원대까지 가격이 하락했으며, 25일 오후 5시 기준 6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위메이드,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 등 위메이드 관련 주가 역시 이날 모두 하한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장현국 대표의 “상장폐지는 없다”는 발언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장 대표는 11월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없다는 기존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장 대표는 “DAXA와 10여 차례가 넘는 질답을 하면서도 유통량 문제와 관련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게 없다”며 “전수조사를 하면 위메이드만 한 회사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자신의 발언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점쟁이처럼 말한게 아니다. 제가 가진 정보로 최상의 판단을 내린거다”며 “나중에 공개하겠지만 DAXA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들은 정리가 되는 등 원활히 소통이 이뤄졌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합리적인 판단 하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수많은 투자자들이 장 대표의 호언장담을 믿고 위믹스 및 위메이드 그룹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한 위믹스 홀더는 “상폐될 일 없을 것이란 장 대표의 말을 믿고 추가로 위믹스를 매입했는데,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며 “빠르게 손절했는데도 손실이 50%가 넘는다”고 말했다.
 
이번 위믹스 사태로 인해 P2E 시장을 공략하던 다른 게임사들도 긴장하는 눈치다. 위메이드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에 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컴투스홀딩스 주가도 이날 6% 넘게 빠졌다. 
 
게임업계에서는 위믹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P2E 게임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만큼 위메이드와 위믹스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우려하던 일이 결국 터졌다”며 “위믹스가 무너지게 되면 사실상 다른 P2E 관련 코인들도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안그래도 ‘크립토 윈터’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속에서 또 다른 악재가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제대로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의 늦장 대처를 비판하는 의견도 나온다. DAXA 역시 지난 5월 루나 사태 때 거래소 간 각기 다른 상장폐지 정책을 두고 정치권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급하게 만들어진 단체다. 장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DAXA에 대해 “DAXA는 임의 단체다. 법적 실체가 있지 않은 협의체”라며 “업비트가 DAXA 뒤에 숨어 있는 모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코인업계 관계자는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번 업비트와 위메이드간 분쟁은 유통량에 대한 해석 차이 또는 알력 싸움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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