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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보단 SUV 디젤보단 친환경 [SUV 전성시대①]

완성차 판매 10대 중 6대는 SUV
코로나19 이후 수요 폭발적 증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 기아]
완성차 시장의 트렌드가 세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디젤 SUV에서 친환경 SUV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체 완성차 판매 중 60%가 SUV일 정도로 레저라는 제한된 수요에서 벗어나 대중이 선호하는 차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장에서도 SUV가 주류로 자리매김하면서 향후에도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에서 팔린 레저용 차량(RV) 포함해 SUV 대수는 모두 61만8384대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로 세단 34% 등 다른 차종을 크게 앞섰다.  
 
2017년 40% 정도였던 SUV 판매 비중은 2018년 43%, 2019년 46%, 2020년 49%, 2021년 54%로 매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SUV 판매 비중이 6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세부적으로 봐도 3분기 판매 상위 20개 모델에서도 SUV가 세단보다 많았다. 현대차 세단 그랜저가 5만441대로 1위였지만 20위 가운데 SUV 모델은 13개에 달했다. 기아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가 나란히 2, 3, 5위였고 현대차 팰리세이드, 캐스퍼, 아이오닉5가 이름을 올렸다. 르노코리아차 QM6, 쌍용차 렉스턴스포츠도 포함됐다. 특히 쏘렌토는 1위 그랜저와 21대 차이였다.
 
광주 서구 기아 광주공장에서 임시번호판을 단 완성차들이 적치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SUV 중심의 시장구조 개편

업계에서는 이처럼 SUV가 대세로 자리 잡은 것에 대해 제조사의 전략과 소비자 선호가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완성차 업체와 SUV에 대한 높은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소비자들은 지난 3년여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다양한 곳을 여행할 수 있는 ‘차박’에 주목했다. 그 결과 차박에 적합한 SUV 선호도 역시 비례해 증가했고 완성차 업체들도 SUV에 힘을 실으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최근 완성차업체들은 국산, 수입에 상관 없이 차종별 구성비율 개선을 목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SUV 신차를 집중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 발달로 SUV 상품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뀐 점도 판매량 증가에 한몫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높은 수요를 보이는 SUV에 집중적으로 연구개발(R&D)에 나서면서 세단 못지않은 상품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사진 르노코리아자동차]
과거에는 객실 역할을 하는 차체와 엔진 등 파워트레인이 위치한 프레임이 분리된 ‘보디 온 프레임’이 SUV의 대세를 이루면서 모노코크 방식의 세단보다 승차감과 공간 확보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또 SUV에 탑재되는 파워트레인 대부분이 디젤이다 보니 진동과 소음 억제에도 한계가 명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SUV가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되는 데다 파워트레인 역시 디젤 대신 가솔린 기반의 터보와 하이브리드가 잇따라 채택되면서 소음·진동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과거 SUV 수요와 현재의 SUV 수요가 완전히 다르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레저라는 하나의 목적에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차 구매에 있어 SUV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SUV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받아왔던 승차감과 소음, 진동 등 기술이 좋아지면서 크게 개선됐다”며 “덕분에 높은 전고에서 오는 안정감과 실용성 등 기존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며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 현대자동차]

친환경 확대=SUV 판매 증가

친환경 차량 보급이 확대될수록 SUV 판매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탑재 등을 고려했을 때 전고가 낮은 세단 보다는 SUV가 더 적합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국내 SUV 시장에서 1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아 쏘렌토의 경우 전체 판매 차량 중 74%가 하이브리드일 정도로 친환경 파워트레인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기차 역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주력 모델이 SUV로 출시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자율주행이 발달할수록 차량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여부가 상품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간이 좁은 세단 보다는 SUV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교수는 “차박을 비롯한 레저 수요 영향도 있지만 최근에는 하이브리드와 같은 디젤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파워트레인이 나오면서 SUV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돼 미래에는 오히려 특별한 목적을 갖고 세단을 구매하는 날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도 “배터리 탑재에 따른 디자인 변화와 소비자들의 선호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SUV가 주류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완성차 업체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최근 전기 SUV를 잇따라 출시하는 등 수요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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