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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vs CJ제일제당…‘甲과 甲’의 ‘햇반 대첩’, 최종 승자는?

쿠팡, CJ제일제당 1000여 가지 상품 발주 중단
CJ제일제당 측 “마진율 이견으로 일방적인 중단”
쿠팡 측 “발주 약속물량 지키지 않는 계약 불이행”
유통사와 제조사의 주도권 갈등…과거부터 다반사

 
 
쿠팡이 CJ제일제당 상품 발주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햇반부터 비비고 만두까지 인기 식품을 제조하는 CJ제일제당과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유통사인 쿠팡이 판매 계약 협상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건은 최근 쿠팡이 CJ제일제당 상품 발주를 모두 중단하면서 벌어졌다. 이번 사안으로 햇반과 만두 등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는 CJ제일제당 1000여 가지 상품의 재고가 소진되면 앞으로는 살 수 없게 된다. 
 
발주 중단 배경에 대해서 두 기업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친다. 먼저 CJ제일제당은 이번 발주 중단 사안에 대해 “내년도 협상 과정에서 상품 마진율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면서 쿠팡이 발주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마진율 협상 문제가 아닌 ‘CJ제일제당의 계약 불이행’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계약 당시 약속했던 발주 물량을 지키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연초부터 CJ 측이 수차례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발주 약속물량을 터무니없이 공급하지 않는 등 갑질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CJ 제일제당 납품률은 50~6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00개의 물품을 약속하지만 실제로는 50~60개의 제품만 보낸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납품률 불이행 문제는 오프라인 유통사보다 온라인 유통사에 더욱 큰 타격을 미치는 요인이기도 하다. 온라인 유통사는 계약된 상품 물량만큼 물류센터 공간을 미리 비워두는 데, 제품이 50~60%만 오면 나머지 확보 공간은 쓰이지 못하고 버려지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온라인 유통사의 판매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쿠팡 발주 중단 사안 중심에 있는 CJ제일제당의 햇반 제품. [연합뉴스]
하지만 CJ제일제당 측은 이 같은 주장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대표 제품인 햇반 같은 경우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다른데도 마찬가지로 납품률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쿠팡 쪽에는 다른 유통사보다 비교적 더 많은 물량을 배정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가격 인상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3월에 햇반 가격을 인상하면서 온라인 채널의 판매 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린 것”이라며 “쿠팡에만 따로 가격을 올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 강자 간의 비즈니스 협상 과정일 뿐 

두 기업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이 같은 갈등이 과거부터 이어온 ‘고질적인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제조업체와 유통사 간 알력다툼은 과거 전통 오프라인 유통사에서부터 되풀이 되어 온 악습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런 갈등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제조업체일 경우에서만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납품 단가와 할인행사 등에 대한 유통사와 제조사의 주도권 싸움은 매일 있는 부분”이라며 “사실 이 같은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것도 CJ제일제당이 햇반이라는 업계 1위 상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협상력을 지니고 나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발주 중단까지 치달았지만, 결국에는 다시 협상이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두 기업 모두 서로를 포기하기에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쿠팡 입장에서는 소비자를 끌 수 있는 인기 판매 제품을 포기하기 어렵고, CJ제일제당 역시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유통사 매출을 포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이어지는 계약을 두고 발주 중단을 진행하는 일은 다반사”라며 “쿠팡이 초강수를 두었지만, 이는 두 기업 간의 비즈니스 협상 과정일 뿐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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