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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보다 나은 아우…‘RV 명가’ 기아 [SUV 전성시대②]

40년 넘는 RV 역사 가진 기아…경쟁력 높이며 현대차 압도

  
 
 
기아 카니발. [사진 기아]
기아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RV(Recreational Vehicle, 레저용 차량) 명가’다. RV 생산 역사만 40년이 넘을 정도로 나름의 전통과 역사가 있다. 이 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이자 국내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차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RV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기아의 관련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 RV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살펴본다.
 

형님보다 뛰어난 아우

기아의 최근 행보를 보면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다’는 말이 꼭 맞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국내 RV 시장에서는 기아가 현대차를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단순히 판매 지표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아의 최근 4년간(2018~2021년) RV 판매 실적은 ▶2018년 23만2006대 ▶2019년 22만5627대 ▶2020년 26만648대 ▶2021년 26만4198대이다. 2019년 전체 실적이 소폭 감소했지만 2020년부터 성장세를 다시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2019년을 제외하면 기아가 현대차를 모두 앞섰다.

올해도 기아는 RV 시장에서 현대차를 압도하고 있다. 올해 1~10월 누적 기준 기아의 RV 판매 실적은 23만5072대이다. 같은 기간 17만6803대를 판매한 현대차보다 5만8269대 더 많은 수치다.

기아의 판매 실적에서 RV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43%에서 지난해 49%로 6%포인트 증가했다. 올해는 10월 누적 기준으로 58%에 달했다. RV 판매가 늘면서 기아와 현대차의 내수 판매 격차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2019년 현대차와 기아의 내수 판매 격차는 22만1637대에 달했으나 지난해 19만1822대로 줄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두 회사의 판매 격차는 11만9239대다.

기아 RV하면 떠오르는 대표 모델은 쏘렌토, 카니발, 셀토스 등이다. 쏘렌토는 올해 국내 최다 판매 모델에 도전할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5만4853대가 팔리며 그랜저와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카니발은 미니밴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며 국내 대표 패밀리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만 7만3503대가 팔리며 기아의 내수 판매 실적에 힘을 보탰다. 셀토스는 지난 한해 4만대 이상 팔리며 국내 소형 SUV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기아의 대표 SUV 쏘렌토가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그랜저를 앞서고 있다. [사진 기아]

40년 넘는 RV 역사

물론 단순한 판매 지표만으로 기아를 RV 명가라 칭하는 것은 아니다. 기아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RV 역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지금은 1톤 트럭으로 변했지만, 승합차의 고유명사와 같았던 봉고가 그 시작이다. 1981년 국내 데뷔해 승용차와 상용차의 경계를 허물었다. 5년 뒤 베스타라는 모델이 출시되기 전까지 9만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기아의 스포티지는 도심형 SUV의 시초로 평가받는 모델이다. 1993년 출시된 이 모델은 SUV도 둥글둥글하고 도시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스포티지 출시 후 한동안은 도심형 SUV가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대표 패밀리카 카니발도 기아의 RV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모델이다. 1998년 국내 데뷔한 이 모델은 미니밴 열풍을 일으키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듬해 기아는 카니발보다 작은 체급의 소형 미니밴인 카렌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금은 단종됐지만 당시 새로운 타입의 미니밴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모델이다.

오랜 역사만큼 기아가 지금껏 판매한 RV 판매 대수도 상당하다. 지난달(11월) 기아는 자동차 누적 판매 대수 1500만대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RV 판매 대수는 420만대에 달했다. 이는 전체 판매 대수의 28%에 해당한다. 단일 모델 기준으로 살펴보면 기아에게 RV가 왜 중요한지 명확히 알 수 있다. 121만대가 팔린 모닝을 제외하면 기아의 RV 카니발(113만대), 쏘렌토(103만대), 스포티지(85만대)가 누적 판매 대수 1~3위를 차지하게 된다.

기아의 RV 역사는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준중형급 SUV EV6로 전기차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기아는 내년 4월 두 번째 전용 전기차(E-GMP 플랫폼 기반) EV9을 선보일 계획이다. EV9은 기아가 44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한 플래그십 전기 SUV다. 지난해 LA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형태로 처음 공개됐으며, 같은 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EV9 콘셉트를 국내 선보였다. 지난 8월 EV9의 위장막 테스트 차를 공개한 기아는 내년 1분기 중 EV9의 실물을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추세를 보면 세단보다 SUV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SUV 선호 현상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전기차 시대에도 지금과 같은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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