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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한국 경제 둔화, 침체 아냐…美 금리 인상 출구 찾을것”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대예측 포럼①]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정치 행보 마친 중국 내년 성장성 높아”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이 11월 30일 서울 순화동 KG타워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대예측 포럼'에서 새해 경제 전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지금 세계경제는 격변을 겪고 있다. 숱한 변수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불확실성’이 키워드가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이어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럽 에너지 대란, 미국·중국·러시아 간 충돌,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이 얽히고 설켜 세계 경제 침체를 자극하고 있어서다. 해마다 경제 예언서 [경제 대예측]을 발간해온 [이코노미스트]는 11월 30일 경제·증시·부동산 전문가들과 ‘2023 경제대예측 포럼’을 마련, 경제 현안들을 진단하고 새해 투자 이정표를 제시했다. [편집자 주]
 
“내년에 한국 경제가 둔화하는 것은 맞습니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 정도 떨어지고,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0.3%포인트 정도 내려간다고 예상합니다만 침체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대예측 포럼’ 세션 1 경제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모든 경기의 저점이 다 경기침체는 아니”라며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대가 될 가능성은 높지만 현재 잠재 성장률이 2%대까지 내려와 있어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 성장률과 실제 성장률의 표준편차 구간을 구해 경기 침체 여부를 계산한 결과다.  
 
그는 “1990년 이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표준편차 구간보다 아래로 내려갔던 국면이 세 번 있었다”며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대유행 때 경제 성장률이 1%대 초반이었기에 그보다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침체 국면은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와 경기 침체의 차이는 신용시장 붕괴”

그는 우선 일반적인 경기 둔화와 급격한 경기 침체의 차이를 분석했다. “경기 침체는 굉장히 짧은 기간 동안 수요가 급속하게 사라져버리는 것”이라며 “짧은 기간 안에 수요가 급속하게 사라지려면 소비를 할 수 있는 여력 또한 빠르게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소비 여력이 축소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그는 ‘신용시장의 붕괴를 수반하는지 여부’를 꼽았다. 큰 폭의 수요 감소는 투자와 고용의 급격한 조정을 통해 발생하고, 짧은 시간 안에 이러한 흐름이 형성되는 중요한 원인은 결국 신용 위험이라는 근거에서다. 그는 “결국 내년에 실질적인 경기 침체가 올지 안 올지는 부도가 많이 일어나면서 ‘대량 해고’가 나올 것인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신용위기를 직접적으로 촉발시키는 것은 ‘통화 정책’이라고 진단했다. 기업 이익의 후퇴로 신용 위기가 발생하는 현 경제 기반에서는 ‘강한’ 통화 정책이 신용위기를 현실화하는 직접적 계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 기업 부도는 한국은행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같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때 발생한다”며 연준의 정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예측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나 중국이 경기 침체까지 가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경기가 둔화되지만 경기 침체로 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한국은행의 통화 금리 결정보다 연준의 통화 정책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11월 30일 서울 순화동 KG타워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대예측 포럼'에서 경제 침체 변수들에 강연하고 있는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신인섭 기자]

“새해 1월말 2월초 연준 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이 12월을 지나가면서 출구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1월 말에서 2월 초 4.75% 정도로 금리 인상 행진을 멈출 가능성을 80%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며 “최대 5% 안쪽에서 금리 인상은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리 (금리 인상 기조가) 길어져도 새해 4월 전에는 금리 인상을 종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물가와 고용지표, 금융 불균형을 들었다. “미국의 물가 지표는 아직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 소비자 물가를 유의미하게 선행하는 중국의 생산 물가 지표가 떨어지고 있어 시차를 두고 따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연준의 기준금리 궤적과 가장 연동성이 높은 경제 지표는 체감 고용지표”라며 “지표상 체감 고용지수가 올해 6월을 정점으로 꺾어지고 있어 연준도 출구 전략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금융 불균형은 실물 경제 대비 자산 가격이 얼마큼 널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양적 긴축으로 통화를 거둬들이며 빠르게 금융량이 축소되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준들로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한참 남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통화 정책의 강도보다 연준이 집행하는 통화 정책의 강도가 훨씬 강하게 집행될 때 경기 침체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지금까지 올린 금리보다 시장에서 생각하고 있는 최종 금리의 수준이 더 높기 때문에 아직 그 시기가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중국·일본의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럽은 침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라며 “물가 상승률이 미국보다 높은데 기준금리 인상 폭은 상대적으로 낮아 새해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꺾일 수 있다”고 예견했다. “중국은 내년 성장률이 높은 거의 유일한 지역”이라며 “정치 행사가 끝난 시점이기에 여러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여 내년엔 성장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일본에 대해선 “소비 지표가 반등하고 임금 상승률이 올라가는 등 디플레이션 사이클을 탈피해 선순환 구조가 시작되는 조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대예측 포럼’에선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을 비롯해,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가 강연에 나서 2023년 경제·증시·부동산 시장을 전망했다. 
 

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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