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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후판 가격 놓고 합의점 못 찾는 철강‧조선업계

“이견 좁혔다” vs “입장차 여전”…협상 결과 어디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 [사진 포스코]
국내 철강‧조선업계가 하반기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철강‧조선업계에선 “올해를 한 달 남짓 남겨둔 시점까지 후판 가격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철강‧조선업계가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조선업계에선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두고 “이견을 좁혀 이달 중순 전에는 타결될 것”이란 긍정론과 “입장차가 여전해 협상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부정론이 뒤섞이고 있다.  
 
4일 철강‧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이들 업계는 이날 기준으로 현재까지 하반기 후판 가격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조선업계가 12월 초에도 하반기 후판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며 “협상이 해를 넘길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달 안으로 협상이 타결돼도 상당히 늦은 시점이라, 내년 상반기 협상 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 원자재 가격  

국내 철강‧조선업계의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 기간이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철강‧조선업계는 원자재 가격 등락을 근거로 후판 가격 인상 또는 인하를 요구해왔는데, 하반기 들어 원자재 가격이 등락을 거듭해 쉽사리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후판의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현물 기준)은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이하 동일) 1t당 79.50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지속 상승해 11월 29일 1t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2일 철광석 가격은 1t당 107.30달러다. 이는 연초 가격보단 12.69% 하락한 수치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29.20% 오른 가격이다. 하반기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인 철광석 가격이 11월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또 다른 원자재인 제철용 원료탄 가격(동호주 항구 현물 기준)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9월 중순을 기점으로 매섭게 상승해 11월 4일 1t당 320.5달러를 기록한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이후 가파르게 하락했다. 2일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1t당 248.25달러다. 이는 연초보다 30.96%, 전월보다 20.30% 각각 하락한 수치다.  
 
여기에 지난 9월 한반도를 강타한 제11호 태풍 ‘힌남노’ 여파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등이 침수되는 예기치 못한 변수도 발생했다.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 등으로 불가피하게 철강 제품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철강 제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철강‧조선업계가 처한 현실도 다르다. 철강업계는 철강 시황 악화를 비롯해 침수 피해 등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고 있어 후판 가격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반면, 지난해 후판 가격 급등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낸 조선업계는 올해 하반기엔 가격을 대폭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철강‧조선업계의 희비도 엇갈릴 것이란 진단이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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