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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26% 뛴 제주항공…유상증자, 악재 아닌 호재였다

신주 상장 앞두고 신저가 추락 후 반등 성공
신규 시설 투자 이어지며 중장기 호재로 해석
中 방역 완화·日 여행객 급증…증권가 “최선호주”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주항공은 전일 대비 7.72%(950원) 오른 1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사진 제주항공]
2100억 원대 유상증자를 앞두고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던 제주항공이 날아오르고 있다. 유상증자로 주식 가치 희석을 우려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52주 신저가를 찍었지만, 중국의 코로나 방역 조치 완화와 일본 여행 빗장이 풀리면서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유상증자로 자본 확충에 나선 점을 호재로 보고 제주항공을 운송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주항공은 전일 대비 7.72%(950원) 오른 1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11월 8일~12월 7일)간 제주항공 주가는 1만500원에서 26.19%(2600원) 상승했다. 지난 11월 진행한 유상증자를 앞두고 지분가치 희석 우려에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에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통상 유상증자는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며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된다는 점에서 악재로 통한다. 주식 가치 희석을 우려한 기존 주주들이 매도에 나설 수도 있고, 신주 상장 이후 대량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커진다. 회사의 보유 자금이 부족해 현금 조달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경영 위기 상황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제주항공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제주항공 주가는 유상증자 계획이 최초 공시된 8월 26일 이후 유상증자 신주 상장 예정일(11월 24일)까지 33.47% 급락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환손실 우려까지 커지면서 제주항공은 당초 유상증자로 32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2173억원으로 규모를 줄였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유상증자 확정 발행가액과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유상증자 이후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 소식과 일본 여행 증가에 따라 항공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면서다. 이달 들어 중국 내 베이징, 톈진, 충칭, 상하이 등이 대중교통 이용 시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 제출 의무를 폐지했고, 한일 항공편 재개로 일본 여행객 증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이 신규 시설투자로 이어졌다는 점도 호재로 읽히고 있다. 제주항공은 6일 공시를 통해 신기종 항공기의 스페어 엔진 ‘LEAP-1B’ 구매에 2173억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자금이 전액 시설투자에 활용된 셈이다. 유상증자 목적이 시설자금, 영업양수자금,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등 신규 투자를 위한 경우 중장기적으론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제주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리스크를 낮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자본잠식으로부터 자유로운 데다, 일본과 중국 노선이 경쟁사 대비 높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 속도가 가장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흥국증권은 제주항공을 운송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3분기 말 저비용항공사 중 유일하게 자본잠식이 아니었고 4분기 유상증자로 2173억원을 조달해 자본 리스크가 가장 낮다”며 “일본 여행 재개로 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내년 1분기엔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실제 11월 국제선 여객 증가율은 제주항공이 84%로 진에어(42%), 티웨이(71%)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10월 중순부터 시작된 일본 노선 여객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그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저비용항공사”라며 “중국 노선 비중이 경쟁사 대비 큰 점도 추후 실적 회복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상증자로 인한 주당 가치 희석으로 목표 주가는 낮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제주항공 목표 주가를 기존 2만5496원에서 1만8000원으로 29% 하향 조정했고, 한화투자증권과 흥국증권도 각각 1만4000원으로 목표가를 낮췄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당 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향후 심화할 경쟁환경에 대비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자금 확보인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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