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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이냐 교체냐…증권사 CEO 15명 ‘심판대’ 선다

올해 업황 부진 속 증권사별 선택 엇갈릴 듯
KB·신한證 연말 임기 만료, 사모펀드 배상 관건
삼성은 유임…‘실적 선방’ 미래·한투 연임에 무게

 
 
총 13개 증권사에서 CEO 15명의 임기가 올해 연말부터 내년 3월까지 줄줄이 종료된다. [허지은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임과 교체의 기로에 섰다. 올해 증권업계는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 실적 악화 등 여러 악재 속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주요 CEO들의 무난한 연임이 점쳐졌던 작년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내년에도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별 생존 전략에 따라 수장 교체 여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총 13개 증권사에서 CEO 15명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 줄줄이 종료된다.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사장과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만료된다. 두 증권사 모두 이달 중 열릴 금융그룹 차원의 인사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올해로 4년째 KB증권을 이끌고 있는 박정림·김성현 사장은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통상 KB금융그룹 내 계열사 사장들의 평균 임기가 5년을 넘긴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다. 다만 기업금융(IB) 부문을 이끄는 김성현 사장은 올해 기업공개(IPO) 부문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정림 사장의 경우 라임사태 관련 결과가 변수로 남아있다. 박 사장은 KB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아직 라임사태 관련 지배구조법상의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최종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라임사태 관련 불완전판매 이슈로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으면서 파장이 예상됐지만, 박 사장은 사안이 다른 만큼 징계수위가 경감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 역시 연임보다는 교체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현 회장 대신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하면서다. 신한금융이 새 회장을 통해 세대교체에 나선 만큼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교체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미래에셋·한투·하나證, 교체보다 연임 가능성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은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올해 계열사 인사에서 큰 변화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올해 증권 업황 부진 속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이 연간 영업이익 9600억 원대의 실적 선방이 예상되는 점도 연임 전망을 키우고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5연임에 도전한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은 대규모 전산 장애와 공매도 규정 위반 사항 등 굵직한 이슈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믿고 맡기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인재경영 철학을 고려하면 연임이 무난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정 사장 취임 이전 한국투자증권을 사장을 맡아온 유상호 부회장은 12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바 있다. 2018년 정 사장 취임 이후 한국투자증권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업계 최연소 CEO인 이은형 하나증권 사장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1년의 임기 연장이 유력해 보인다. 이 사장은 하나금융그룹의 단독 부회장직을 겸직하고 있어 지난 3월 회장직에 오른 함영주 회장과 보조를 맞춰 나갈 가능성이 크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내년 업황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만으로 연임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이석기 교보증권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 김병영 BNK투자증권 사장 등은 주주총회 전 큰 변수가 없는 한 연임에 성공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창근 다올투자증권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최근 다올투자증권이 주요 자회사 매각, 정규직 대상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연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사장이 연임해 사태 수습을 이어갈지, CEO 교체로 인적 쇄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은 CEO 교체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월 26일 자로 공식 임기가 만료된 서병기 대표가 여전히 회사를 이끌고 있지만, 내년 1월께 진행될 그룹 전체 사장단 인사에서 새 인물이 발탁될 수 있다.  
 
한편 앞서 사장단 인사를 마친 삼성금융그룹은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2018년 7월부터 삼성증권을 이끈 장 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해 2024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됐고, 올해 유임됐다.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가 실린 결정이라는 평가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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