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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불확실성의 시대, 스타트업이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방법 [순화동필]

전문가 칼럼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가이자 베스트셀러 ‘린 스타트업’의 저자인 에릭 리스(Eric Ries)는 스타트업을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도록 설계된 조직”이라고 정의했다. 이 말처럼 스타트업은 뚜렷한 수요나 고객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며, 시장 규모조차 확정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불확실성은 창업 후 일정 시점까지 자금이 바닥나는 구간,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로 이어진다. 통계에 따르면, 이 고비를 넘겨 3년 이상 생존하는 스타트업은 10%에 불과하다.죽음의 계곡을 버텨내기 위해 외부 투자유치는 필수불가결하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전까지,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자금에 의존해 인력과 인프라를 확보하여 운영하며 시장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스타트업들은 투자를 유치하기가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2023년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은 전년 대비 약 53% 감소했고, 투자 건수는 36% 줄었다. 2024년에 투자금 규모는 소폭 회복됐지만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전체의 18.6%에 그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25년 1분기 기준 초기 투자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하며 시장의 보수적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이처럼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존재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불확실성을 줄이고, 예측가능성과 신뢰를 확보한 팀이었다. 투자자는 리스크를 감수하지만, 아무 근거 없는 희망에 투자하지 않는다.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다음의 질문에 잘 답하느냐에 달려 있다.아이디어가 아닌 실행력 증명해야 투자자는 아이디어보다 실행력에 투자한다.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라도 팀이 실제로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 출시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실행력은 단순한 추진력 이상의 개념이다. ▲기술 구현 능력 ▲일정 준수 ▲문제 해결 역량 ▲자원 동원 능력 ▲팀워크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스타트업은 “우리가 할 수 있다”는 말보다 “우리는 이미 이것을 해왔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최소기능제품(MVP)의 개발 여부 ▲초기 사용자 피드백 ▲PoC(개념검증) ▲파일럿 테스트 등의 실적은 실행력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다.실행력은 단기적인 성과 이상의 의미도 갖는다. 투자자들은 종종 “이 팀이라면 뭘 맡겨도 결국 해낼 것 같다”는 생존력을 원한다. 환경이 바뀌고, 전략이 틀어지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해도 결국엔 끝까지 물고 늘어져 결과를 만들어낼 것 같은 팀. 어떤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신은 숫자 이상의 신뢰를 준다.과거의 말과 현재의 결과 사이에 얼마나 일관성이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이 팀은 자신들이 한 말을 실제로 해낸다”는 증거가 쌓일수록, 투자자는 그들이 앞으로도 계속 실행해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물고기 있는 곳에서 낚시해야...시장성 증명해야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의 수요가 없다면 사업은 실패한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시장성을 반드시 입증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아이디어의 신선함이나 독창성보다, 누가 왜 이 제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스타트업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이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잘 팔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미리 입증해야 한다. ▲잠재 고객 대상 설문조사 ▲인터뷰 ▲프로토타입 기반 유료 테스트 ▲베타버전의 사용자 반응 및 리텐션 지표 등은 이를 입증하는 유효한 수단이다. 투자자는 이런 자료를 통해, 아직 출시 전이라 하더라도 시장에서 실제 구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또한 전체 시장 규모(TAM)·유효 시장 규모(SAM)·확보 가능 시장 규모(SOM) 분석을 통해 시장 규모를 수치화하고 경쟁사를 분석해 시장 내 포지셔닝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런 자료는 단지 보고용이 아니라, “이 시장이 존재하며 우리는 그 안에서 이 지점을 노리고 있다”는 전략을 뒷받침하는 근거다.아무리 정교한 낚시 도구를 만들어도, 물속에 물고기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뛰어난 낚시꾼은 정교한 장비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물고기가 실제로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마찬가지로 시장성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이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어디에 존재하는가’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실제 수요가 있는 지점을 발견해내는 능력이다.특히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한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핵심 자산이 된다. 실제 고객이 존재하고, 그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제품이 설계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시장성과 관련된 핵심 신뢰 요건이 된다.생존 넘어 ‘폭발적 성장’ 가능 여부 보여줘야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사업이다. 그렇기에 투자자들은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 이 기대 수익은 단순히 생존이 아니라, 제품 생산과 마케팅이 본격화되었을 때 급격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 다시 말해 “투자 이후 급격한 확장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가”가 투자 유인의 핵심이다.이를 위해 스타트업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구조와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함께 증명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게 ‘J커브형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인지 여부는 가장 핵심적인 평가 기준 중 하나다. 고객 수 증가에 따라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동시에 비용은 일정 수준 이하로 효율적으로 통제될 수 있어야 한다. 초기 시장을 신속하게 선점할 수 있는 역량 역시 중요하다. 이는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고,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중요한 설득 요소가 된다. 즉, 단순한 ‘확장 가능성’의 언급을 넘어 얼마나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지’ ‘얼마나 빠르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확장 범위의 유연성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충분한 규모의 성장을 이루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은 인구 구조상 내수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 수출 가능성이나 해외 진출을 통한 스케일업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다른 지역, 국가 혹은 유사 산업군에서도 자연스럽게 통할 수 있는지 여부가 투자자의 판단 핵심 기준이다. 하지만 빠른 성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가치는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에서 나온다. ▲기술력 ▲데이터 ▲네트워크 효과 ▲브랜드 ▲고객 라인 구조 ▲규제적 진입장벽 등은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요소다. 스타트업은 자신이 가진 경쟁력이 단기적인 ‘속도’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우위에 기반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투자를 만든다지금의 투자 시장은 여러모로 ‘빙하기’에 가깝다. ▲고금리 ▲경기 침체 ▲투자 회수 환경의 악화 ▲특정 분야로의 쏠림 등으로 초기 스타트업은 더욱 어려운 경쟁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기업은 있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 속에서 신뢰를 만들고, 예측 가능성을 제시하며, 확실한 수요와 실행력을 보여주는 팀이다. 투자자는 결국 “이 팀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확신을 원한다. 그 확신은 말이 아니라 행동, 가설이 아니라 실행, 가능성이 아니라 근거로부터 생긴다.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숫자를 예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이렇게 해내고 있다”는 현실적인 증거를 하나씩 쌓아가는 일이다. 그 증거들이 모여 결국 투자를 만든다.

2025.07.20 10:00

5분 소요
삼성, 젤스 인수하고 헬스케어 선점하지만...“韓 갤럭시에겐 먼 이야기”

산업 일반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인수·합병(M&A)에 신중하기로 잘 알려진 삼성이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Xealth)를 인수하면서다. 삼성이 인수를 결정한 젤스는 2016년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 병원 그룹인 프로비던스 헬스 시스템에서 파생돼 설립된 기업으로, 현재 미국 내 병원 500여 곳과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70여 곳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젤스는 프로비던스 헬스 시스템을 비롯해 애드버케이트 헬스, 배너 헬스 등 미국 내 주요 대형 병원 그룹과 계약을 맺고 있다. 젤스가 제공하는 플랫폼은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환자에게 처방·추천할 수 있게 하고, 환자의 건강상태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삼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이 같은 젤스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갤럭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로 구현할 계획이다. 사실 삼성은 이미 갤럭시의 ‘삼성헬스’ 기능으로 갤럭시 사용자가 스스로 개인의 건강을 관리할 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기록하고 이를 스스로 판단해 관리하는 형태에 그쳤다면, 이제는 전문 의료 서비스와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서비스’를 구현하게 되는 것이다. 관련 서비스는 연내 젤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후 내년부터 기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소식을 알리며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혁신 기술과 업계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며 “젤스의 폭넓은 헬스케어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더해 초개인화된 예방 중심 케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맥쉐리 젤스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 젤스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진정한 커넥티드 케어를 구현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한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된 생체 데이터가 병원의 의료기록과 결합됨으로써 환자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 가능성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이에 앞서 삼성은 미래형 헬스케어 서비스의 본격적인 첫 시작으로, ‘인공지능(AI) 헬스코치’ 베타 버전을 미국에 올해 안으로 선보일 것을 발표하기도 했다. AI 헬스코치는 기존 갤럭시 기능인 삼성헬스을 활용한 버전으로, AI가 삼성헬스에 저장된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에 추천하는 의료진의 지침을 제공하고, 또 지침을 사용자가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정보를 크게 수면·영양·활동·스트레스 등 4가지 분야로 지표를 나눠 사용자의 건강을 분석하고 관리한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삼성헬스가 무료인 것처럼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애플도 내년 출시 준비하는 AI 헬스케어 시장 삼성이 뛰어든 웨어러블 헬스케어 시장은 애플도 세심하게 준비하는 시장이다. 애플 역시 10년 이상 앱(애플리케이션) ‘건강’을 통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이에 삼성처럼 AI 기능을 더한 헬스케어 서비스인 ‘멀베리’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기능은 삼성의 AI 헬스코치와 비슷하다. 기존 건강 앱에 축적된 정보를 AI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개인화코칭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역시도 예방 조치에 초점을 둬, 조언을 주는 형식으로 디자인된다. 삼성과 애플이 앞다퉈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매해 시장의 커지는 속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기에, 스마트폰 서비스 중 헬스케어 기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실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매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올해 2668억 달러(약 370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매년 20%씩 성장해 2032년에는 1조255억 달러(약 1423조496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이 같은 상황에 업계는 삼성이 젤스를 인수하며 애플보다 먼저 AI 헬스케어 시장에 먼저 뛰어드는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잘 나가는 갤럭시라 해도 단단한 소비층을 보유한 애플, 중저가로 무장한 중국 기업의 스마트폰과 경쟁하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내부에 팀을 꾸려서 신기술을 다지려면 오래 걸리는데, 미국의 전문 회사를 과감하게 인수하면서 단숨에 기술력을 얻고 삼성만의 경쟁력을 만들었다는 것이 앞으로 갤럭시 발전 사항을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복잡한 의료법으로 韓 적용엔 과제 많아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한국 시장에는 언제 적용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능들은 전문 의료진과 연결되면서 국내에서는 복잡한 의료법과 마찰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AI 헬스코치를 한국이 아닌 미국에 시범 서비스를 먼저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은 이후 국내에도 규제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기능을 구현할 구상이지만, 이 역시 언제 구현될지 모를 뿐더러 구현된다고 해도 기능의 전부를 국내 소비자는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 측이 치료와 진단보다 예방에 집중한다고 강조하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 7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박헌수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장은 AI 헬스코치를 설명하며 “사용자의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고 라이프 스타일 변화가 이뤄지게 하는 것”이라며 “건강 경고 신호가 있으면 위험 요소가 있는 걸 알려주는 것까지가 역할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의사 소견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5.07.20 10:00

4분 소요
돈 안되는 ‘N 라인업’...현대차는 왜 ‘고성능’에 집착할까

자동차

‘AMG·M·RS·R’. 이 짧은 알파벳 조합에서 떠오르는 공통된 이미지가 있다. 바로 ‘고성능’이다. AMG는 메르세데스-벤츠의, M은 BMW의 고성능 전용 라인업이다. 아우디의 RS, 폭스바겐의 R도 마찬가지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이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의 ‘N’이다.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라는 말로 요약되던 현대차가 요즘은 진지하게 '주행 감성'을 말한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고성능 브랜드 N이다. 현대차는 N을 앞세워 전통의 퍼포먼스 강자들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우리도 재밌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현대차의 자신감이다.N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출발한 N은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단련되며 태동했다. N은 이 두 지역의 이니셜이기도 하다. 또 서킷의 시케인(연속된 좌우 급커브 코너·chicane)을 지나가는 자동차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단순한 직진보다는 '코너링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철학을 품는다. 현대차의 고성능 자동차 N은 단순한 브랜드가 아닌, 기술과 브랜드 정체성을 함께 실은 프로젝트였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 BMW M의 전 수석 엔지니어였던 알버트 비어만을 2015년 영입하며, 단숨에 퍼포먼스 드라이빙의 유전자를 이식했다. 남양연구소와 뉘르부르크링을 오가며 수천 시간의 테스트가 반복됐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첫 양산차 i30 N이 세상에 나왔다.이후 현대차는 아반떼 N(북미명 엘렌트라 N), i20 N, 코나 N으로 N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현대차가 과연 고성능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심은 여전히 업계와 소비자 사이에 존재했다. N이 그리는 ‘운전의 재미’현대차는 실력으로 편견을 이겨냈다. i30 N은 월드 투어링카 컵(WTCR)에서 연속 우승을 거두며 전 세계 레이싱 서킷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서의 꾸준한 출전은 실전 데이터 축적의 기반이 됐다.현대차가 내세운 전략은 단순한 마력 경쟁이 아니다. ‘펀 드라이빙’ ‘일상의 스포츠카’ ‘트랙도 주행 가능한 차’라는 세 가지 원칙이 개발 철학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 철학은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실전 레이스에서 검증한 데이터를 그대로 양산차에 녹여냈다.여기에 더해진 것이 실험용 고성능 전동화 플랫폼인 '롤링랩' 시리즈다. 미드십 엔진 레이싱카(RM)에서 시작해 RN22e, N 비전 74까지 이어지는 이 시리즈는 현대차의 미래 고성능차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를 미리 보여주는 기술의 전초기지다.N이 경쟁하는 상대는 BMW M과 벤츠 AMG다. M이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의 전통을, AMG가 '사운드와 직선 가속'의 쾌감을 지향해왔다면, N은 아직은 역사가 짧지만 빠르게 자신만의 색을 구축 중이다.특히 2024년 말 출시된 아이오닉 5 N은 고성능 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대 출력 641마력, 제로백(0→100km/h)은 3.4초 만에 도달한다. 뉘르부르크링 1만km 테스트도 거쳤다. 여기에 내연기관 느낌을 구현한 가상 변속기 ‘N e-시프트’와 사운드 시스템은 전기차가 너무 조용하다고 느끼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함께 선사한다.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에 이어 두 번째 전동화 N 모델인 아이오닉 6 N을 최근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코너링 악동’과 ‘레이스트랙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라는 N 브랜드 고유의 철학을 계승한 모델이다. 아이오닉 5 N과 동일한 듀얼 모터 AWD 시스템과 84.0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최대 출력 역시 650마력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제로백은 3.2대, 최고속도는 260km/h에 달한다. 전작인 아이오닉 5 N 보다 제로백을 0.2초 줄임과 동시에 핸들링 및 승차감 모두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N, M와 AMG를 넘어라물론 현대차가 BMW M이나 메르세데스 벤츠 AMG 라인업을 따라잡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고성능 브랜드의 양대산맥인 두 브랜드가 수십 년에 걸쳐 축적해온 ‘스토리텔링’과 ‘고성능 유산’은 하루아침에 모방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다만, 언젠가는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N 시리즈를 단순히 성능으로만 평가할 순 없다. 왜 고성능이 필요한지를 이해해야 한다”며 “아파트를 예로 들어 같은 구조, 같은 평수의 아파트라 해도 내부를 대리석으로 마감하면 동네에서 ‘고급 아파트’로 평가받는다. 여기서 말하는 ‘고급’은 프리미엄 브랜드라기보다 디테일에서 오는 감성적 차별화”라고 설명했다.이어 “실제로 아반떼 N이 있으면 아반떼 전체 라인업이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코나 N도 마찬가지”라며 “꼭 고성능 모델이 대중적으로 많이 팔리진 않아도, N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간다. 일종의 ‘고급 도배지’ 같은 역할인 셈이다. N 라인업은 전체 이미지 상승을 위한 전략적 존재”라고 덧붙였다.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현대차는 언젠가 BMW M이나 메르세데스 AMG 같은 고성능 브랜드의 이미지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그에 앞서 차량 자체의 완성도나 포지셔닝에서 조금 더 고급화된 레벨로 올라설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그는 “N 시리즈는 주행 퍼포먼스나 운전의 재미 측면에서 굉장히 뛰어난 모델이다. 하지만 이런 하이퍼포먼스의 즐거움을 진정으로 누릴 수 있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소득 수준도 높고, 구매 여력도 충분하다”며 “이들에게는 단순한 가성비보다 ‘브랜드의 이름값’과 ‘가격대의 품격’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이 교수는 “현재의 N 시리즈는 오히려 ‘성능 대비 너무 저렴한 차’로 인식될 수 있다. 퍼포먼스는 충분한데, 가격 급이 낮아 브랜드 가치가 덜 전달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며 “현대차가 N 브랜드의 위상을 더 끌어올리려면 제네시스 기반의 하이퍼포먼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2025.07.20 09:20

4분 소요
대출규제 불똥, 재건축·재개발도 멈칫…‘공급 차질’ 도미노 우려

부동산 일반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의 핵심 축으로 삼아온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에 '속도 조절' 경고등이 켜졌다. '6.27 대출규제'로 금융당국이 조합원 이주비·잔금 대출을 6억원 상한선으로 제한하면서, 고가 주택이 몰린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장에서 일정지연으로 인해 도심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정비사업, 대출 규제로 ‘속도 조절’…일정 지연 우려 지난 6월 28일 시행된 이번 규제로 인해,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의 이주가 사실상 ‘자금 문제’에 막히게 됐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을 대상으로 주택 담보대출 최대한도를 6억원까지 제한하고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대출 자체를 금지했는데, 이 같은 규제를 정비 사업과 이주비·잔금 대출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하면서다.기존에는 집값의 60~70% 수준까지 이주비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개인당 최대 6억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특히 강남·용산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조합원 자금난으로 이주 자체가 지연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기본 이주비 대출로 받을 수 있는 6억원으로는 인근의 전셋집을 구하기도 어려워서다. 이마저도 다주택자는 대출을 받을 수가 없어 조합원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사업시행계획인가 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기다리는 조합은 모두 정부의 대출규제 영향권에 들어간다. 2025년 7월 9일 기준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마치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둔 서울 시내 정비사업장은 총 53곳(4만8339가구)에 달한다.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강남구 개포주공 5·6·7단지 ▲송파구 잠실 우성4차 ▲동작구 노량진 1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오는 8월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에서는 최근 시세보다 4억원이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이주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조합원이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급히 내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시공사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 추진을 위해선 이주비 대출이 막힌 조합원들에게 시공사가 ‘보증’에 나서는 신용보강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 신용보강은 회계상 ‘부채’로 잡혀 건설사의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일정 지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출 제한으로 상당수 단지에서 자금 마련을 위해 ‘이주 지연→공사 연기→공급 차질’이라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정비사업이 한 단계 지연되면 후속 절차 역시 6개월에서 1년 이상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서울 강남구 소재 정비사업 관계자는 “이주를 하려면 10억원 이상 자금이 필요한 조합원이 상당수인데, 6억원 이상은 각자 부담하거나 시공사가 도와줘야 한다”며 “이주가 지연되면 착공 일정도 줄줄이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일정지연…공급차질 우려↑신규 택지 공급이 마땅치 않은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는 공급의 상당수가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24년 서울 분양 물량 중 약 85.5%가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됐다. 이는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이 정비사업에 매우 높은 의존도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번 대출규제로 현장에서는 이주 단계부터 자금조달이 막히며 착공이 연기되고, 이는 곧 분양 시점 지연과 공급 물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서울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는 조합이 금융기관과 협의한 이주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이번 대책을 두고 정책부처 간 입장 차도 드러났다. 국토교통부가 해당 규제가 발표되기 전부터 “정비사업에 동일한 대출규제를 적용할 경우,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같은 의견이 배제된 채 대출 규제가 적용된 셈이다. 국토부는 실제 주택 공급 우려는 없는지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에는 이주비 대출 규제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후 17일 기준 해당 청원에 동의한 인원은 15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청원인은 “수도권 정비사업 조합원 중 다주택자의 경우, 이주비 대출이 제한되면 이주 자체가 어렵고,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 상환도 불가능해진다”며 “이는 사업지에서의 이주 지연 및 정비사업 전반의 차질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금융위가 밝힌 ‘우수입지의 충분한 주택공급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규제를 두고 시선이 엇갈린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6.27 대출 규제로 인해서 이주비 한도가 규제되다 보니 현실적으로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나 활력이 그 만큼 약화 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추진되고 있는 정비사업의 상당 부분에서 불협화음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현재 강남권에서 이주비 대출을 통해서 이사를 가려고 준비하고 있던 세대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규제로 대출이 6억으로 막히긴 했지만 건설사가 신용으로 빌려주는 추가 이주비 대출은 가능하다"며 "재건축이나 재개발 하는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이주비로 내는 이자가 올라갔다고 해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며 "이번 대출규제로 공급 물량이 확 줄고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5.07.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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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뀐다…AI가 불러온 디지털 마케팅의 새로운 규칙들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필자는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프랑스인이다. 커리어 초반에는 구글 검색 상위 노출이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여겼다. 그 중요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검색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세계로 향하는 우리의 관문이었던 ‘검색’은 이제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은 독특한 온라인 검색 환경을 갖고 있지만,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해서 이 거센 변화의 흐름에서 비켜갈 수 없다. 오히려 기술 혁신과 신기술 도입에 있어 늘 앞서 온 국가이기에 새로운 검색 시대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료 챗GPT 구독자 수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떠올랐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CLOVA for AD’를 실험했고, 올해는 AI 브리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는 Open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자체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출시했다. 스타트업 뤼튼은 108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키워드 중심에서 문맥 기반 지능으로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00년대 초반의 검색은 키워드 중심의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방식이었다. 구글·야후·네이버 등 주요 검색 엔진들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링크를 보여주는 구조로 작동했고, 마케터들도 이에 맞춰 검색어 최적화 전략을 펼쳤습니다.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검색 환경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유튜브·레딧(Reddit)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단순히 정보를 찾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추천을 참고하며 ‘소셜 검색’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그리고 현재 2020년대의 검색은 단순한 진화를 넘어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첫 번째 변화는 챗GPT, 퍼플렉시티(Perplexity)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며 시작됐다. 이들은 링크 목록이 아닌, 맥락에 맞는 직접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생성형 엔진’을 도입하며 기존 검색 엔진의 트래픽을 잠식하고 있다.두 번째 변화는 기존 검색 엔진 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구글의 AI Overview, 네이버의 AI 브리핑처럼 AI가 요약한 정보를 상단에 배치하고 있다. 그동안 마케터들이 공들여 확보해온 광고 영역(SEM)과 자연 검색 결과(SEO)의 노출이 줄어들고 있습니다.세 번째 변화는 AI 에이전트의 등장이다. 이들은 이제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이발 예약 같은 일상 업무까지 수행하며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링크가 아닌 답변을 원하는 사용자의 등장 이제 디지털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단순한 ‘클릭’이 아니라 ‘신뢰’다. 사용자들은 더 이상 여러 페이지에 걸친 검색 결과를 인내심 있게 살펴보지 않는다. 대신, 간결하고 직접적인 답변을 기대한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라, 생성형 엔진과 AI 에이전트, 그리고 그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발전이 사용자의 기대를 재정의한 결과다. LLM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문맥을 이해하고, 마치 사람처럼 자연스럽고 정확한 답변을 생성할 수 있는 정교한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이러한 모델 덕분에 챗GPT나 Perplexity 같은 플랫폼은 기존의 검색 결과 리스트를 생략하고, 사용자 질문에 대해 대화형으로 바로 응답할 수 있게 됐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신생아가 있는 3인 가족에게 적합한 한국의 전기차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고 가정해보자. 예전에는 다양한 광고·리뷰·제품 페이지를 일일이 클릭해가며 정보를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챗GPT나 Perplexity와 같은 플랫폼이 ▲안전성 ▲편의성 ▲충전 속도 ▲가격 등을 비교한 구조적인 답변을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전통적인 웹사이트의 역할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사용자는 더 이상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AI가 생성한 답변 자체를 신뢰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는 반드시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LLM은 정보를 어디서 얻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 정확한 출처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최근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LLM이 선호하는 정보 출처는 다음과 같다. 위키피디아·쿼라(Quora)·Reddit 등 사용자 기반의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이다. 그리고 링크드인(LinkedIn)·인스타그램·유튜브 등의 소셜 네트워크가 꼽힌다. 개인 중심의 블로그 채널인 미디엄(Medium)·브런치·네이버 블로그 등도 LLM이 선호하는 정보 출처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뉴욕타임즈 등의 글로벌 언론사가 LLM의 정보 출처다. 이런 변화는 마케터에게 새로운 전략적 질문을 던진다. 마케터는 ▲내 브랜드는 LLM이 신뢰하는 출처에서 충분히 눈에 띄고 있는가 ▲내 브랜드는 정확하고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가 ▲나는 그 표현 방식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가 등의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 결국, 새로운 사용자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기술 환경을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 브랜드의 가시성이 이제 LLM의 인식에 좌우되는 시대, 마케터는 기존의 검색 최적화 전략을 넘어 AI 상에서의 브랜드 존재감을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한다. AI가 브랜드를 인식하는 방식 이해 필수 그동안 마케터들은 ‘사람’을 중심으로 전략을 설계했다. 이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오디언스(잠재 고객 집단)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바로 AI다. AI가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노출과 신뢰도가 결정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세 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 첫 번째 ‘모델 점유율’(Share of Model)을 측정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 주목한 모델 점유율은 생성형 AI가 제시하는 답변 내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어떤 방식으로 언급되는지를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다. 이는 기존의 검색 점유율(Share of Search)이나 음성 점유율(Share of Voice)을 보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생성형 AI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라는 질문에 내 브랜드를 얼마나 자주 언급하는가 ▲LLM은 내 브랜드의 강점과 약점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이런 인식이 Gemini·챗GPT·메타 라마(Meta Llama) 등 서로 다른 모델 간에도 일관되는가 등의 질문이다. 두 번째는 AI가 신뢰하는 출처를 파악하는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를 위한 플랫폼 셈러시(SEMrush)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공식 브랜드 웹사이트보다 Quora·Reddit· LinkedIn 등 커뮤니티 기반의 신뢰도 높은 사이트를 더욱 빈번하게 인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LLM이 실제로 참고하는 정보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케터는 자사 카테고리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도메인을 파악하고, LLM이 신뢰하는 매체에서 브랜드가 긍정적으로 언급되도록 PR 전략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속 가능성’이나 ‘가격 경쟁력’이 브랜드의 핵심 포지셔닝 요소라면, 해당 특성과 관련된 키워드로 자주 언급되는 매체나 플랫폼에서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AI를 활용해 ‘사전 진단’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이제는 ‘AI 대상 테스트’가 필수다. ▲광고 ▲제품 상세 페이지 ▲영상 등 어떤 유형의 콘텐츠이든 실제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생성형 AI에게 해당 콘텐츠를 해석하게 하여 브랜드 메시지가 의도한 대로 전달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러한 AI 기반 사전 진단(Pre-Flight Test)은 단순한 품질 검수를 넘어서는 것이다. 사람과 알고리즘이라는 두 오디언스를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적 정렬 수단이 될 수 있다. AI 인사이트 엿보기이러한 전략들이 실제로 어떤 인사이트로 이어지는지 확인해보자. 최근 모델 점유율 리서치 결과에서 도출된 사례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아래 사례는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기업 젤리피쉬(Jellyfish)는 'Share of Model' 분석 기능을 활용해 한국 시장 내 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리서치를 수행한 결과다. 샤넬(Chanel)의 언급률은 99.7%를 차지해 평균 2위라는 순위를 기록했다. 한국 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중에서도 AI가 가장 자주 언급하고 높은 위치에 배치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LLM에게 “한국의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는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Chanel은 거의 항상 추천되는 브랜드 중 2위 안에 위치한다는 의미다.반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의 언급률은 43.8%로 절반 이하에 그친다. 추천 브랜드 상위 20위 안에 포함되는 경우도 드물다. 이는 AI가 브랜드를 인식하고 추천하는 방식에 있어 분명한 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산드로·띠어리 분석 결과...LLM의 브랜드 인식 이해할 수 있어▲우아함 ▲미니멀리즘 ▲가성비 등의 브랜드 특성에 대해 LLM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프랑스 브랜드 산드로(Sandro)는 우아함과 50%의 긍정적 연관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미니멀리즘과는 단 한 번도 연결되지 않았다. 이와 다르게 미국 브랜드 띠어리(Theory)는 우아함(20%)과 미니멀리즘(21%) 모두와 고르게 연결됐다. 보다 균형 잡힌 브랜드 이미지로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약점’으로 인식되는 항목을 살펴보면 Sandro는 ‘비싸다’(37%)와 ‘내구성이 약하다’(19%)는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이에 반해 Theory는 ‘비싸다’(36%)와 ‘평범하다’(12%)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사용하는 LLM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딥시크(DeepSeek)는 Sandro를 31%의 비율로 ‘내구성이 떨어지는 브랜드’로 평가했지만, Meta Llama는 한 번도 그렇게 평가하지 않았다. Theory의 경우에도 Meta Llama는 30%의 비율로 ‘평범하다’고 인식한 반면, Gemini에서는 같은 평가지표가 단 8%에 불과했다.이처럼 브랜드에 대한 평가와 해석은 AI 모델마다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마케터가 단순히 하나의 LLM 반응에 의존하면 안되는 것이다. 주요 LLM들의 인식 차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자사 브랜드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다각도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차이는 LLM이 주로 참조하는 정보 출처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네이버 블로그·인스타그램·무신사 등은 자주 인용되는 주요 도메인이지만 인용 빈도는 LLM마다 확연히 다르다. 무신사는 ChatGPT·Perplexity·Claude·Meta Llama에서 빈번하게 인용되는 반면, DeepSeek와 Gemini에서는 거의 인용되지 않았다. 이는 마케터가 자사 브랜드가 노출되기를 원하는 LLM이 신뢰하는 매체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 배치 및 홍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인사이트 이후의 전략…실행이 성과를 만든다 아무리 정교하고 흥미로운 인사이트라도,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AI와 기술은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해주지만, 그것을 브랜드 전략과 연결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전환하는 일은 여전히 마케터의 몫이다. 예를 들어,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가 Meta Llama에 의해 ‘너무 평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 상위 인용 도메인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에 어떤 콘텐츠가 노출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브랜드 고유의 스타일과 강점을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메시지를 조정하거나, 적합한 인플루언서 풀을 재구성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궁극적으로 AI 시대에도 브랜드의 방향을 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주체는 사람이다. 기술이 인사이트를 제공해줄 수는 있지만, 경쟁력을 만드는 것은 실행력이다. AI에 각인되어야 경쟁력 만들 수 있어 검색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그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성공의 기준은 달라졌다. 이제 단순히 검색 결과 상단에 오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브랜드가 AI의 인식 속에 자리 잡는 것, 그것이 새로운 경쟁력이다. 사람을 위한 검색 최적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AI가 어떻게 브랜드를 이해하고 기억하는지를 관리해야 할 때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닌, 디지털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다.결국 마케터는 두 가지 오디언스를 함께 마주하게 됐다. 하나는 소비자, 다른 하나는 소비자의 결정을 돕는 AI다. 브랜드를 AI에 먼저 각인하지 않으면 경쟁사나 알고리즘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할 것이다. 필자인 에티엔 고테롱은(Etienne Gautheron) 프랑스·네덜란드·한국에서 활동해온 글로벌 디지털 전략가다. 프랑스의 Institut Mines-Télécom과 KAIST에서 복수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기술과 마케팅의 교차점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네덜란드에서는 미국 SaaS 스타트업 Optimizely의 유럽 시장 확장을 지원했고, 이후 프랑스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Reeport에 합류했다. 이 스타트업은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그룹 젤리피쉬(Jellyfish)에 인수됐고, 현재 젤리피쉬의 한국 지사를 총괄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와 한국의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비영리 단체 ‘라 프렌치 테크 서울’(La French Tech Seoul)의 공동 회장으로 2년간 활동한 바 있다.

2025.07.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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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에 신형폰 출시까지…이통 3사간 가입자 쟁탈전 불붙는다

IT 일반

SK텔레콤이 지난 4월 해킹 사고 이후 지난 7월 14일까지 다른 이동통신사로 번호이동하는 약정고객에게 위약금을 물리지 않기로 하면서 이동통신 3사간 번호이동이 급증했다. 이동통신 3사간 가입자 쟁탈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신형폰 출시와 더불어 오는 7월 22일 예고된 단통법 폐지가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를 발표한 지난 4월 22일부터 7월 15일까지 SK텔레콤을 떠난 고객 수는 83만9458명이다. 같은 기간 KT로 옮긴 고객은 44만2635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39만6823에 달한다. SKT는 신규 유입된 가입자를 포함해 60만1444명의 가입자가 순감하며, 시장점유율이 40% 아래로 하락했다.다만 당초 위약금이 면제되면 대규모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SKT가 선방했다는 이야기가 통신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해지를 한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지난 7월 5일부터 7월 15일까지 순이탈 고객은 7만9239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SKT가 꺼내든 고객 안심패키지와 기존의 결합 할인이 ‘록인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해석된다. SKT의 고객 안심패키지는 8월 통신요금 50% 할인, 올해 12월까지 매달 데이터 50기가바이트(GB) 추가 제공, 주요 멤버십 브랜드 50% 할인 등을 골자로 한다. 삼성전자,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 Z7 시리즈 오는 25일 정식 출시이런 상황속에서 이동통신 3사간 가입자 쟁탈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 Z7 시리즈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오는 7월 22일부터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가 예고된 상황이다.삼성전자의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 Z7 시리즈가 오는 7월 25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7월 15일부터 일주일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SKT 해킹 사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인기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동통신 3사 간 가입자 쟁탈전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시장 지형 변화도 주목된다.삼성전자는 폴드7과 플립7 256GB 모델 사전 구매 고객에게 512GB 모델로 저장 용량을 무상 업그레이드해주는 '더블 스토리지' 혜택을 진행한다. 폴드7 512GB 모델을 사전 구매한 고객은 23만7600원을 추가 결제 시 16GB 메모리의 1TB 스토리지 모델을 받을 수 있다.이동통신 3사는 사전예약 기간에 맞춰 전용 프로모션을 마련하고 고객 확보에 나섰다. SKT는 8월 31일까지 갤럭시 Z폴드7 또는 Z플립7을 개통한 모든 고객에게 티빙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 T월드 공식 인증 매장에서 사전예약 후 개통한 고객에게는 삼성 정품 슬림 케이스도 함께 증정한다. 공식 온라인몰인 T다이렉트샵에서는 '다이렉트 5G 69' 이상 요금제를 선택한 고객에게 갤럭시 워치8 시리즈 15만원 할인권을 지급한다.KT는 새로운 ‘미리보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갤럭시 Z폴드7·Z플립7을 개통하고 24개월 후 기기를 반납해 기변할 경우, 출고가의 최대 50%(중고폰 매입 보장 기준)를 미리 할인 혜택으로 적용받을 수 있다. 해당 프로그램 가입 고객에게는 분실·파손 시 최대 60만원까지 보상하는 보험도 함께 제공된다.LG유플러스는 갤럭시 Z폴드7·Z플립7을 사전예약 후 개통한 고객에게 AI 기반 생산성 서비스 2종을 6개월간 무상 제공한다. 이 혜택은 올해 9월 30일까지 ‘유독 Pick AI’를 통해 선착순 1만 명에게 제공된다. ‘라이너’는 문서나 웹사이트 내 주요 정보를 자동 추출해주며, ‘캔바’는 다양한 디자인·영상 템플릿을 지원해 업무 활용도를 높인다. 또한 Z 시리즈 개통 고객은 LG유플러스의 AI 통화 보안 앱 ‘익시오’(ixi-O)를 기본 탑재된 상태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앱은 국과수와 협력해 개발된 AI 엔진을 통해 통화 중 보이스피싱 여부를 실시간 감지하며, 위조된 AI 음성도 구분해 위험 상황에 경고를 보낸다.오는 7월 22일 예고된 단통법 폐지도 이통 3사간 가입자 쟁탈전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단통법은 통신사 간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각 통신사에게 지원금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유통망에서 지급할 수 있는 추가 지원금을 ‘공시지원금의 최대 15%’로 제한한 법안이다. 하지만 법 시행 후 보조금 경쟁이 위축돼 단말기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고, 알뜰폰 등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기존 규제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국회는 지난 2024년 12월 단통법을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 시켰다.단통법이 폐지되면 이통 3사는 단말기 지원금을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유통점도 자율적으로 추가지원금을 정할 수 있다. 특히 요금제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거나 번호이동 가입자에게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도 가능해진다. 단통법 폐지 이후 계약서 명시 사항 반드시 확인해야다만 많은 지원금을 미끼로 고가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강요하거나 계약 변경이나 해지 시 이용자에게 불합리한 위약금을 부과하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11일 시장조사심의관 주재로 이동통신 3사 임원 간담회를 열고 단말기 유통시장 현황 점검에 나섰다.이 자리에서 방통위는 단통법 폐지로 대리점 및 판매점 등 유통망 혼란이 없도록 업무 처리 절차 등을 공유하고, 삼성전자 신규 단말기 사전 예약 과정에서 계약사항 미안내로 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방통위는 또 이동통신사, 대리점, 판매점이 이용자와의 계약 변경해지 등에 관한 중요사항을 충실히 안내하도록 지도했다. 특히 대리점 및 판매점은 이동통신 단말장치 계약서에 지원금 지급 주체와 지원금 규모, 단말기 요금제 부가서비스 결합 등 지급 조건 세부 내용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통점이 잘못된 지원금 정보를 유도하거나 특정 요금제나 서비스 이용을 강요하거나 가입 시 중요사항을 알리지 않는 등 행위는 단통법 폐지와 무관하게 계속 금지된다고 방통위는 강조했다.방통위 관계자는 “이용자들도 휴대전화 단말기 구매계약 체결 시 계약 내용 및 할부조건, 지원금 지급 주체, 지원금 지급 내용, 연계된 부가서비스 명칭 등 계약서 명시 사항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2025.07.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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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장벽’에 막힌 이주비…정비사업 수주전, ‘현금력’ 확전

부동산 일반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정비사업 시장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금융당국이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이주비 대출 한도를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같이 6억원 한도를 적용키로하면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용산 등 주요 지역 정비사업장에서 '자금력 양극화'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 간 수주전은 단순한 공사비나 브랜드 경쟁을 넘어 ‘현금력 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정부는 6·27 대출규제에서 지난 6월 28일부터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정비사업지 조합원들의 이주비 대출에도 주택구입 목적 대출규제를 똑같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도권 다주택자는 원천적으로 이주비 대출이 금지된다. 1주택자는 기존 주택을 6개월 내에 처분해야 이주비 대출이 가능하다. 무주택자는 이주비 대출 한도가 6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정비사업 ‘양극화’ 우려…자금여력이 수주전 판가름 이주비는 기본 이주비와 추가 이주비로 나뉜다. 기본 이주비는 정비 공사 기간에 거주할 집을 구하거나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아 지원하는 비용이다. 이번 규제 전에는 조합원 자산의 감정평가액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까지 지원이 가능했다. 기존에는 조합원 개인별 주택 가격에 따라 수십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일괄적으로 상한선이 설정된 것이다. 이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나 용산 등 고가 주택이 몰린 지역에서 실질적으로는 기존보다 수억원씩 적은 대출만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규제 강화로 정비사업 조합원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이주비 부족분을 누가 얼마나 채워줄 수 있는지가 수주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로서는 시공사가 보증을 서서 조합에 빌려주는 추가 이주비 대출은 이번 규제 대상이 아니다. 추가 이주비 대출 금리는 기본 이주비보다 높은 5~6% 수준이다. 문제는 이 추가 지원이 사실상 건설사 자체 자금 또는 보증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시공사의 ▲재무여력 ▲신용등급 ▲금융조달 능력 등에 따라 제안 가능한 조건이 갈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부담은 자금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건설사에게는 사실상 수주전에서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나 시공능력도 중요하지만 ‘현금줄이 두꺼운 회사’가 수주를 가져가는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동원력이 수주전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건설사 간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 싸움’ 격화…정비사업도 ‘금융 전쟁’ 돌입 실제 현재 진행 중인 ‘대어급’ 정비사업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변수로 작용하며 추가 이주비 지원 등 파격적인 금융 조건 내걸기에 한창이다. 일례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장에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수주 경쟁이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LTV 100%+@ 수준의 추가 이주비를 제시하며 사실상 대출 한도 무제한을 공약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 최고 신용등급(AA+)을 바탕으로 최저 금리 제공을 강조해다. 또 조합원 분양계약 완료 후 30일 내 환급금 100% 지급, 분담금 상환 최대 4년 유예 등의 혜택을 내걸었다. 대우건설은 기본 이주비 6억원에 LTV 50%를 추가 이주비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업비 대여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0%로 제시하고 있다. 정비사업 최저 수준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수수료 전액 부담, 분담금 입주 시 100% 납부 등의 조건 등도 제안했다. 조합원들은 추가 이주비 한도와 금리뿐만 아니라 분담금 상환 유예, 사업비 조달 금리 등 건설사들이 제시하는 금융 조건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주비 지원을 경쟁적으로 확대할 경우, 시공사 재무구조에 부담이 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건설사가 직접 자금을 지원하거나, 금융권 보증을 약속하면서 보증 리스크와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특히 중견 건설사의 경우, 한두 개 현장에서 무리한 보증을 서다가 연쇄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과거 2010년대 초반 재개발 시장에서도 이주비 보증이 과도했던 일부 중견 건설사가 신용등급 강등을 겪거나, 수익성 악화를 겪은 전례가 있다.전문가들은 이번 이주비 대출 규제가 정비사업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제 정비사업 수주전은 단순 시공 경쟁이 아니라 재무 능력·금융기법·리스크 관리 능력을 총동원하는 금융전쟁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향후 정부 규제와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정비사업의 주도권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전문가는 “정부는 대출 총량을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로 인한 부담이 민간 건설사로 전이되면서 결국 정비사업의 양극화와 공급 속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5.07.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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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 만들고 싶은 기업인을 위한 참고서 [새로 나온 책]

미래의 조직, 조직의 미래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든다는 것은 대다수의 기업가와 창업가들이 바라는 것이다. 흔히 ‘100년 기업’이라고 부르지만 현대 사회에서 기업의 수명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 푸어 500(S&P 500,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500개의 가장 큰 기업들의 주가 지수) 기업의 수명이 1958년에는 61세였지만 1995년에는 22세로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을 ‘MANAMANA’(MS·Apple·Netflix·Amazon·Meta·Adobe·Nvidia·Alphabet)라고 한다. 1975년 설립된 MS, 1976년 설립된 애플을 제외하면 대부분 역사가 길지 않다. 나머지 기업은 모두 20~30년 밖에 안됐다. 넷스케이프·아메리칸온라인·야후·라이코스 등 한때의 강자들도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됐고, 그 뒤를 후발 주자들이 차지했다. 100년 기업을 만드는 데 중요한 것은 시대의 흐름을 이끌거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조직모델을 설계하는 것이다. 조직모델 설계는 구성원의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방식을 좌우하여 기업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영 활동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MS의 사업과 조직 문화 전반을 혁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폐쇄적이고 협업이 없는 경쟁 체제였던 사업부제를 과감히 폐지하고, 고객과 플랫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이처럼 조직 문화 혁신을 통해 100년 기업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나왔다.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펴낸 ‘미래의 조직, 조직의 미래’다. 조직설계의 기초부터 제대로 공부할 수 있고, 조직설계에 대한 다양한 쟁점을 실제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이 책은 조직모델 설계를 고민하는 이들이 생각해봐야 할 쟁점을 14가지 질문과 답으로 제시한다. 조직모델 설계를 기초부터 꼼꼼히 배우고 싶은 기업인에게 ‘왜, 지금 미래 조직모델인가?’, ‘전략이 먼저인가, 조직이 먼저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스타트업 창업가에게는 ‘초기 스타트업의 조직구조, 어디서 어떻게 출발해야 할까?’, ‘빠른 실행이 가능한 조직모델 구축 방법은?’ 등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신사업 추진에 적합한 조직모델을 찾고 싶은 기업인에게는 ‘사내벤처, 어떻게 육성하고 활용할 것인가?’, ‘개별 기업을 뛰어넘는 합종연횡 조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도록 돕는다.이 책은 조직설계 전문가들이 함께 썼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액센츄어 등을 거쳐 현재 삼성글로벌리서치 리서치 펠로우로 일하는 박정우, UBM과 삼성글로벌리서치 연구원을 거쳐 현재 DI컨설팅 대표로 있는 김명진 등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올트먼 CEO를 깊이 파고든 사람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키치 헤이기다. 그는 특집 인터뷰를 계기로 올트먼이라는 인물이 궁금해졌고, 그의 가족·친구·교사·공동 창업자 등 주변 인물들과 250번 이상 인터뷰하며 올트먼을 체적으로 분석했다. 키치 헤이기는 샘 올트먼을 ‘속도를 중시하고 위험을 즐기는, 영리한 거리의 해결사’라고 평했다. 이 책은 올트먼이 세인트루이스에서 보낸 조숙한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며 겪은 크고 작은 과정들을 세세하게 그려낸다. 도시 관측소저자인 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25년간 전 세계 도시를 탐구해온 도시설계학자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도시의 모습이 이 책에 잘 드러난다. 책에서 말하는 ‘도시 관측소’란 공간의 가치와 맥락을 읽어내고 자신의 의사결정을 내재화하는 능력을 뜻한다. 쉽게 말해, 어떤 장소에 가능성이 있는지, 어디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실험되고 있는지를 감지하는 능력이다. 김세훈 교수는 도시의 움직임과 공간의 변화를 이해해야 자신의 미래와 관련지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도시의 위기와 가능성, 그리고 미래 전략을 동시에 조망한다.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한국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나라가 될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구학 명예교수인 데이비드 콜먼의 분석이다. 초저출산·초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감소 시대는 우리 삶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은 한국경제연구원을 주축으로 전문가 13인이 인구감소 시대에도 성장할 수 있는 전략과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수요가 줄고 경제 활동이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방식의 전환’을 제안한다. 대량 생산이라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축소의 시대에 생존하는 법을 제시한다.

2025.07.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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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분위기서 탄생한 MZ 막내 ‘펠릭스’…팔로워 10만 ‘조기 달성’ 주역” [이코노 인터뷰]

유통

“오늘부터 ‘뷰티 오브 쓱’(Beauty of SSG) 계정을 담당하는 브랜드마케팅(Brand Marketing)팀 펠릭스(Felix)입니다. 가끔이지만 차은우 아니냐고 물어보시는데 정말 아니에요.”지난 4월 1일 SSG닷컴 뷰티 전문관 공식 인스타그램 ‘뷰티 오브 쓱’ 계정에는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가수 겸 배우 차은우를 꼭 닮은 한 남성이 본인을 SSG닷컴의 브랜드마케팅팀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사원증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이다.누가 봐도 차은우이지만 ‘닮은 꼴’이라고 주장하며 호기심을 자아낸 그는 셀프카메라(셀카)를 시작으로 SSG닷컴에서 판매하는 향수와 립스틱 등을 다룬 게시물을 연이어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첫 게시물인 셀카는 ‘좋아요’ 12만개, 향수 관련 글은 게시 일주일 만에 38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 수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SSG닷컴에 따르면 펠릭스 등장 전 5만명을 밑돌던 팔로워 수는 2주 만에 5만명가량 증가하며 ‘팔로워 10만명 확보’라는 올해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MZ 사원 경험 녹여 ‘펠릭스’ 완성 “펠릭스는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수평적인 문화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화제의 인물 펠릭스의 본체를 서울 영등포구 SSG닷컴 본사에서 만났다. SSG닷컴 브랜드마케팅팀 표상순 팀장과 배은영·전예진 파트너다. 팀원 모두가 꼽은 뷰티 오브 쓱 캠페인의 성공 비결은 “전사에서 가장 좋다”고 자부하는 ‘팀워크’다.표 팀장은 “열린 분위기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가야 좋은 브랜드 마케팅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팀을 운영한다”며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문화가 수평적인 조직을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SSG닷컴은 뷰티 전문관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 차은우와 함께 뷰티 오브 쓱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했다. 목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고객과의 관계 맺기’였다. ‘모두를 위한 뷰티’라는 핵심 메시지를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일명 ‘부캐’(부캐릭터)로 불리는 ‘멀티 페르소나(persona)’를 활용하기로 했다.“SSG닷컴 뷰티 전문관은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열린 프리미엄 뷰티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아름다움은 ‘지금 여기’ 있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메시지(Beauty is Here)를 잘 표현해 줄 인물이 바로 광고 모델인 차은우를 닮은 막내 직원이라고 생각했죠.”▲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 ▲SSG닷컴 브랜드마케팅팀 막내 ▲잘생긴 남자 직원. 브랜드마케팅팀은 차은우의 영어 이름인 펠릭스를 활용해 가상의 인물을 만들었다. 펠릭스 또래인 배은영·전예진 파트너가 회사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쏟아낸 아이디어가 더해져 캐릭터가 완성됐다. 회사 인스타그램 계정을 본인 것처럼 운영하고 여자보다 더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자, SSG닷컴 뷰티 전문관을 고객에게 어떻게 알릴지 온종일 고민하는 막내 마케터 펠릭스가 탄생한 배경이다. ‘진심’ 담자 고객도 과몰입…차은우도 화답브랜드마케팅팀은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차은우와 똑같이 생긴 직원이 나타났다’는 설정에 따라 캠페인 시작일을 4월 1일로 맞추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표 팀장에 따르면 캠페인 기간(2주) 브랜드 마케팅팀에는 세 명의 펠릭스가 있었다. 팀원 모두가 펠릭스에 빙의해 해시태그 하나까지 꼼꼼히 점검하고, 점심시간이나 미팅 등 직장인의 일상에 맞춰 게시물 업로드 시간을 설정하는 등 계정 운영에 진심이었다.진심은 통했다. 펠릭스가 SSG닷컴 뷰티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10여 건의 게시물은 2주 만에 100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좋아요 ▲댓글 ▲공유 ▲저장 수 등을 합친 인게이지먼트(참여도)는 총 230만건에 달했다. ‘고객과의 관계 맺기’에 성공하자 매출도 증가했다. SSG닷컴에 따르면 펠릭스가 활동한 지난 4월 1일부터 14일까지 뷰티 전문관 순 방문자 수(UV)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정도 늘었다. 지난 6월 초 실시한 ‘뷰티위크’에서는 매출과 구매 회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22%, 25% 증가했다.전 파트너는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고객도 재미있다고 느낄 거라고 확신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빠르게 반응해 놀랐다”면서 “개인적으로 캠페인을 통해 친구들이 SSG닷컴에 대해 알게 됐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캠페인 이후 펠릭스 마케팅을 언급하는 지인이 많아져 뿌듯했다”고 전했다.배 파트너는 “펠릭스에 과몰입해 ‘펠릭스가 진짜 있는지 확인하러 회사로 가도 되냐’ 등의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는 고객도 있었다”며 “어디까지 진지하게 대응해야 할지 기준을 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펠릭스의 ‘본캐’(본 캐릭터)인 차은우의 적극적인 참여도 재미를 더했다. 차은우는 펠릭스가 올린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자신의 계정에 리그램(공유)하기도 하고,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달기도 했다. 다음은 ‘미식관’…“전통적 브랜딩 틀 깰 것”배 파트너는 “펠릭스는 지난 4월 17일 전속 모델인 차은우가 참여한 브랜드 캠페인 영상이 공개된 뒤 업무가 변경돼 더 이상 계정 운영을 담당하지 않는다”면서 “6월부터 펠릭스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차은우를 사랑하는 ‘코덕’(코스메틱 덕후)이 SSG닷컴 뷰티의 핵심 가치를 전하는 방향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뷰티 오브 쓱 전속 모델인 차은우는 7월 말 입대 이후에도 한동안 SSG닷컴과 함께 할 예정이다. 표 팀장은 “차은우가 군대에 가더라도 당장 모델을 바꿀 계획은 없다”며 “뷰티 오브 쓱은 지금처럼 SNS 중심의 소통 기조를 유지하면서 차은우의 이미지를 기획전 홍보 등에 활용해 주목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하반기 브랜드마케팅팀은 ‘미식관’ 리뉴얼 캠페인에 집중할 방침이다. SSG닷컴은 지난 3월 최상급 제품과 SSG닷컴에서만 살 수 있는 ‘쓱 온리’(SSG Only) 상품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인 미식관을 열었다. 지난 6월 30일에는 미식관을 전면 개편해 소통형 커뮤니티 기능인 ‘미식로그’를 신설하고, 6대 식품 테마를 접목한 ‘식품 전문몰’로 새단장했다.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10월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SSG닷컴 최초로 오프라인 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표 팀장은 “엄선된 상품을 통해 미식관의 경쟁력과 SSG닷컴이 추구하는 미식의 세계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브랜드마케팅팀의 역할은 브랜드 가치를 고객에게 쉬운 언어로 알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과 소통하는 모든 일이 브랜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죠. 결국은 어떻게 이야기하는지가 핵심이라고 봐요. 매체, 고객, 플랫폼 등의 특성이 점점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브랜딩의 틀을 깨고, 고객에게 더 쉬운 메시지로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겠습니다.”

2025.07.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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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뿌리면 경제 회복?...소비쿠폰 엇갈린 전망 [14조 소비쿠폰 풀린다]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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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민생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하 소비쿠폰) 지급을 본격화한다. 정부는 소비쿠폰에 따른 전반적인 소비 활성화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확대 등을 기대한다. 다만 학계에서는 소비쿠폰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전례 없는 경제 위기로 인한 국민들의 충격을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물가 상승 등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경제 위기 충격 완화 위한 완충재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강력한 확장 재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나라에서 돈을 풀어 시장이 강제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이달 21일 신청 및 지급이 시작되는 소비쿠폰(총예산 13조9000억원)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국회는 소비쿠폰 등 내수 활성화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이달 초 3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확정했다.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쿠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우석진 교수는 “때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지금은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제는 침체됐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심각한 수준이다. 체감상으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실질 GDP(국내총생산)는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0.1% 이하 성장”이라며 “올해 2분기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6.25 때 이후로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지금 어려운 시기”라고 덧붙였다.현재 한국 경제가 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GDP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0.1% 이하의 ‘제로 성장’을 이어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이다. 이런 경제 위기는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개인·법인 포함) 폐업 신고자 수는 100만8282명으로 나타났다. 폐업 신고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우 교수는 “두통이 있으면 수액을 맞는 것처럼, 이런 경제 상황에서는 확장 재정으로 가야 한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대통령 대행 체제에서 1차 추경을 하며 상생 크레딧·페이백 등을 이야기 했는데, 진행 속도가 너무 느리고 그 효과도 없다고 봤다”며 “물론 효율성이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위기의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방법은 소비쿠폰 외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쿠폰에 따른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우진 교수는 “과거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연구에서 한계소비성향이 0.6~0.8 사이로 추정됐는데, 이는 한계소비성향 1을 기준으로 볼 때 굉장히 큰 효과”라며 “소비쿠폰도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답할 수 없지만,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는 당연히 소비 진작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한계소비성향은 새로 늘어난 소득이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비율을 뜻한다. 이우진·강창희(중앙대)·우석진 교수는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이중차분법, 이중변동법 등으로 분석해 긴급재난지원금 1차(2020년 5월) 지급분에 따른 한계소비성향이 2~3분기 0.654~0.782에 달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승수 효과 기대 안 돼...오히려 인플레이션 우려소비쿠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번 정책에 따른 승수 효과(새로운 투자에 따른 파급 효과) 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오히려 인플레이션(물가상승·화폐가치 하락)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소비자들이 필수재 위주로 최소한의 소비만 하는 상황에서 소비쿠폰을 지급하면 추가 소비가 일어날 것인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기존 소비를 소비쿠폰이 대체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소비쿠폰이 지급된다고 해서 월에 5회 정도 외식을 하던 가족이 그 횟수를 7~8회로 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철 교수는 “소비가 더 일어나지 않고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일시적으로 소비 진작이 있을 수는 있으나 지속되기 어렵다”고 확언했다.그만큼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이는 통계치로도 확인 가능하다. 소비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는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침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최철 교수는 또 “정부의 재정 건전성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쿠폰을 지급하면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의 재정 투입이라는 비싼 대가를 치르는 데 소비 진작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쿠폰이 최선의 선택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1217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월 대비 19조9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달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차 추경 등을 포함하면 올해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으로 13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이종우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도 소비쿠폰에 따른 승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종우 교수는 “소비쿠폰은 소상공인 매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나,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10만원, 20만원 생활비를 준다고 해서 소비가 이어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오히려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종우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까지 식품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는데, 이런 상황에서 돈이 풀리면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7.2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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