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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인물]국내 최초로 펜션 도입한 이학순 렛츠고랜드 사장

[화제인물]국내 최초로 펜션 도입한 이학순 렛츠고랜드 사장

이학순 렛츠고팬션월드사장
요즘 같은 휴가철에 콘도업계가 신났다. 콘도방들은 물론이고 콘도 회원권들도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콘도업계보다 더 신나는 사람이 하나 있다. 바로 ‘펜션(pension)업계의 1인자’인 렛츠고펜션월드(www.pensionok.com)의 이학순(41) 사장이다. 펜션업계에서 펜션으로 밥먹고 사는 이는 사실상 그 혼자이기 때문에 굳이 업계라고까지 할 것도 없다. 그냥 ‘펜션의 1인자’ ‘유일한 펜션업체 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같은 휴가철에는 표정관리까지 하면서 조용히 웃음짓고 있는 이학순 사장. 그를 ‘신나게 만든 요인’는 뭘까. 쉽게 말하자면, 펜션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요즘 레저를 즐기는 20∼30대가 휴가 전에 은밀히 나누는 말이 하나 있다. “야, 너 펜션 알아봤어?” “펜션 없으면 할 수 없이 콘도로 가야지, 뭐.” 펜션을 알아보다 안 되면 콘도로 간다는 얘기다. 펜션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넘어가자. 펜션을 고급민박으로 아는 이들이 많지만, 유럽이나 일본에서 대중화된 펜션을 2000년에 국내에 처음 도입, 소개한 이학순 사장은 펄쩍 뛴다. “펜션은 민박도 아니고, 콘도도 아니고, 전원주택도 아닌, 전혀 새로운 유럽풍의 숙박시설”이라는 주장이다. 펜션은 1백% 목조건물인데다, 객실마다 독립적으로 욕실·침실을 갖추고 있어서 콘도나 민박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한다. 또 주거 및 숙박을 겸하고 있어서 주거만을 목적으로 지은 전원주택과는 구조 자체가 틀리다는 얘기다. 또 펜션은 평당 평균 3백50만원씩 들여서 지은 고급건축물이기에 콘도나 민박·전원주택보다는 차라리 호텔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학순 사장은 나아가 “10만원대 호텔 스위트룸에서도 자보았지만 시설이 펜션보다 더 낫다는 생각은 못해보았다”며 은근히 자부심을 내비친다. 그래선가. 펜션는 요즘 인기 상한가다. 숙박업이 잘 된다, 못 된다 하는 말의 기준은 객실 가동률이다. 25개 렛츠고 펜션의 경우 성수기인 7월 중순∼8월 중순, 12월 중순∼1월 중순에는 가동률이 1백%다. 평일날에도 70%를 유지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연평균 가동률이 70%가 넘는데, 이는 서울 한복판에 있는 롯데호텔보다 높은 객실 가동률이란 게 이사장 자랑이다. 이름도 모르는 촌구석에 있는 펜션이 이 정도 ‘성적’을 거두었으면 잘 한 게 아니냐는 반문이다. 참고로 단순 민박의 경우 연평균 가동률은 20%대이고, 성수기가 아니면 방이 텅텅 빈다는 부연설명이다. 그를 이해하는 키워드는 ‘부동산’이다. 젊은 나이지만 ‘부동산 밥’을 먹은 지 벌써 15년이나 됐고, 그 사이에 부동산개발컨설팅·부동산건설 및 시행, 그리고 지금의 펜션사업에 이르기까지 온갖 풍상을 거친 사나이기 때문이다. 한양대 무역학과를 나왔지만, 그를 그냥 부동산 전문가라고 보는 게 이해가 빠르다. 대학교 4학년 때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하도 많아서’ 1년 동안 일부러 부동산컨설팅 회사에 다니기도 했다. 졸업 후 1988년 흥국생명에 들어갔지만 3년 반 만에 나와서, 91년에 바로 오랫동안 꿈꾸었던, 부동산레저개발 컨설팅 업체인 청도플랜컨설팅을 차려서 사장이 된다. 이 당시 그의 눈에 유력한 사업아이템으로 간파된 게 바로 지금의 사업인 펜션이다. 일본 출장길에는 현지 펜션 답사도 마다하지 않았었지만 일단 ‘미래의 아이템’으로 점찍어 두는 데 만족해야만 했었다. 95년이 되자 그는 사업 외연의 확장에 나섰다. 단순 컨설팅에서 나아가 부지매입·개발계획은 물론, 분양까지 하는 시행사 백산라이프를 세웠던 것이다. 당시 공사 규모 1백20억원, 2백50억원짜리 시행공사를 진행하면서 숨겨진 ‘부동산 솜씨’를 발휘했다. 백산라이프 대표 당시 그는 테마상가(평촌 백산프라자)나 전원주택단지개발(양평전원주택단지) 사업에 치중했었는데, 백산프라자 분양 마지막 단계에서 IMF를 맞아 상가분양을 완료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만 했었다. 그는 IMF 한파를 새로운 사업, 즉 펜션사업을 펼칠 호기로 보고 98년 미국 LA로 건너갔다. 거기서 테마파크·비벌리힐스 같은 시설들을 둘러보면서 그는 레저사업(펜션사업)의 장래성을 확신한 다음에, 펜션사업을 하려면 목조주택 건축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99년에 다시 뉴질랜드로 날아가 콘스트럭션 칼리지를 다녔다. 한국에 다시 돌아온 그는 2000년 5월에 렛츠고월드(렛츠고펜션월드의 전신)를 세워 곧바로 ‘펜션 전도사’로 변신했다. 허나 문제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펜션의 ‘펜’자도 사람들이 몰랐다는 점이다. ‘전도’를 해도 먹혀들지가 않았다. 당시 하루에 8백㎞를 뛰면서 목조 전원주택을 가진 이들을 만나서 ‘목조주택을 펜션으로 리모델링해서 펜션사업을 같이 하자’고 가입을 권유했었지만 펜션사업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 그는 아예 직접 ‘시범적인 펜션’을 세워서 이것이 바로 펜션이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해서 만든 게 바로 국내 펜션 1호인 양평군 용문면의 펜션이다. 이후에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펜션이 알려지고 펜션투자자들도 이어지면서, 이사장은 현재 전국에 25개 펜션 체인점을 거느린 ‘펜션업계의 제왕’이 됐다. 그런데 왜 ‘제왕’이냐고? 우리나라의 펜션 수는 총 30여개가 있는데, 이 중 25개는 이사장 소속의 펜션이고 나머지 5개는 군소업체 서너군데에서 한두개씩 지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펜션=이학순, 이학순=펜션이란 등식도 가능하다. 지금은 사업 초창기 때와는 정반대다. 펜션이 잘 된다는 소문이 나자 그를 만나려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서 있기 때문이다. 1백명 정도가 현재 그와 면담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상담전화는 하루에 20통씩 오는데 한달이면 그것도 6백통이다. 그의 하루는 그래서 뻑 하면 산좋고 물맑고 경치좋은 ‘펜션후보지’로 달려가는 일로 꽉 채워져 있다. 이 정도면 펜션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 게 아니냐는 ‘착각’을 할 만도 하다. 한데 그의 얘기를 들어보면, 국내 펜션사업은 아직도 멀었다. ‘걸음마 단계’도 아닌, ‘기어다니는 단계’라는 것이다. 현재 제주도부터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25개의 렛츠고 펜션이 들어서 있는데, 그는 일단 2년 안에 이 숫자를 1천개로 늘린다는 ‘만만치 않은’ 복안을 착착 진행중이다. 이어 5년 안에 5천개로 늘린다는 계획도 이미 세워 놓았다. 실현 불가능한 목표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근거를 댄다. 우리나라가 현재 1년에 목조건물 7백채를 지을 능력을 갖고 있다는 말로 운을 떼면서, 현재 목조건물에 들어가는 목조벽체를 대량생산하는 공장을 국내에 짓기 위해 스웨덴과 캐나다 업체와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힌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3개월 걸리는 펜션 목조건물 신축공사가 한 달 반으로 줄어든다. 목조벽체가 대량생산되면 1년에 5백채의 펜션을, 더 빨리, 더 튼튼하게 짓는 게 어렵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펜션으로 콘도를 ‘평정’해서 종국에는 ‘콘도시장’을 모두 ‘펜션시장’으로 흡수해 버리겠다는 야망이다. 콘도시장이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심상치 않은 ‘경고’인 셈인데, 근거는 이렇단다. 지은 지 20여년이 된 콘도는 지금 사실상 주인이 없는, 노후화된 숙박시설로 허물어져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이 갖고 있는 콘도는 물론이고, 중소업체들이 지은 저가형 콘도도 마찬가지인데, 현실적으로 필요한 리모델링도 할 수 없는 입장이란 것이다. 노후화와 함께 콘도는 자연스레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얘기다. 펜션은 하지만 다르다는 설명. 일단 수명이 다르다. 콘크리크 콘도 수명이 40년이면 목조 펜션은 2배인 80년 정도 된다는 것. 게다가 내부시설도 콘크리트로 지은 콘도보다 더 뛰어나고,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어서 미래의 레저용 숙박시설로 더할 나위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국내 콘도의 총 객실 수가 약 2만실이데, 5년 후 펜션이 5천여개가 생기면 펜션 총 객실 수가 약 2만5천여개가 된다”고 하면서 “그러면 펜션이 콘도를 대신해서, 대표적인 레저용 숙박시설로 부상할 것”이란 포부를 숨기지 않는다. 부동산 전문가인 그는 ‘부동산 適地論’을 갖고 있다. 특정한 땅마다 그 땅에 들어서야 하는 건물이 따로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자연과 동화되어, 자연과 함께 숨을 쉬며, 자연과 어울리는 펜션이 바로 그런 집이지요. 그런 집은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집입니다. 그런 집을 지어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일을 오래 전부터, 그리고 평생토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렛츠고펜션월드를 2001년에 문화관광부 지정 벤처기업으로 등록시켰는데, 당시 외국인 관광객을 펜션으로 유치하겠다는 그의 사업 아이디어가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제 외국인들을 겨냥해 영어·일어로 된 자사 웹사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사업 초창기나 지금이나 ‘가짜 펜션’에 불만이 많다. 민박 집 문패를 떼고, 펜션 이라는 이름만 갖다 붙이면 그게 펜션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모 펜션업체에서는 전국 8백여개 펜션을 하나로 묶어서 전국 펜션숙박예약을 받고 있다고 요란하게 선전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 안에는 진짜 펜션이 하나도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단순한 민박을 펜션으로 오해하는 걸 그는 두려워한다. 그는 또 전원주택과 펜션을 혼동하는 것도 경계한다. 그 자신이 전원주택을 지어서 분양한 경험이 있어 전원주택의 속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면서 전원주택의 3대 단점을 ‘콕’ 짚어서 말한다. 첫째, 도시에 살던 사람이 시골에 내려가 전원주택에 살면 ‘외롭다’는 것이다. 그 먼 데에 있는 전원주택까지 찾아올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느냐는 얘기다. 둘째, 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도시사람이 시골에서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셋째, 할 일이 없다 보니 소득도 없다는 점이다. 전원주택이 아무리 좋아도 소득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건 자명하다. 전원주택이 좋다고 하면서 시골로 내려간 이들이 서울로 유턴을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펜션을 다르다는 것. 손님들이 1년 내내 계속 오기에 외롭지도 않고, 숙박업을 하기에 할 일도 있고 그래서 돈도 번다는 것이다. 그의 ‘펜션예찬론’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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