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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장이 본 노후보]‘사전 계획·현장 집행’ 중시형 리더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장이 본 노후보]‘사전 계획·현장 집행’ 중시형 리더

대통령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조직을 경영하는 CEO이다. 따라서 CEO가 갖추어야 할 경영자로서의 덕목을 갖춰야 한다. 경영은 한마디로 Plan-Do-See, 즉 사전기획·현장집행·사후평가라는 세 가지 활동을 반복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이 세 가지 능력을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능력을 골고루 갖춘 경영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 가지 기능을 모두 잘 하다가는 한 가지도 잘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경영자의 능력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다. 노무현 후보의 학력과 경력, 그리고 성품을 가지고 CEO로서의 능력을 평가해 보자. 먼저 석사·박사들이 판치는 한국 사회에서 노후보가 가진 상고 출신이라는 학력은 노후보가 사전계획·현장집행에 철저한 정치인이라는 것을 한마디로 설명해 준다. 노후보가 미래에 대한 밝은 꿈, 즉 비전을 가지지 않았다면 대학 졸업장도 없이 사법고시에 도전장을 내고, 변호사에 만족하지 않고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 근검절약·주경야독하면서 인생을 열심히 살지 않았다면 어려운 처지에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다. 노후보는 성공적인 변호사였고, 국회의원으로서 청문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으며,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도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결과는 노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나서 한동안 공개석상에서 준비 없이 스피치를 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준 것과 달리 내면적으로 노력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노후보는 소탈한 성품과 솔직한 태도로 상대방에게 편한 분위기를 제공해 준다. 언젠가 내가 신문에 낸 시론에 대해서 노후보가 치하하는 이메일을 보내왔기에 그 후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이메일을 직접 쓰십니까?” 하고 질문했더니, “제가 그 이메일을 어떻게 다 쓰겠습니까? 우리 스태프들이 쓴답니다”는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가 된 다음에 만난 자리에서 넌지시 “타락한 선거풍토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돈 안 드는 선거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질문했더니, “그러면 나보고 선거에서 지라는 말입니까?”고 반문하는 것이었다. 인간적으로 가깝게 다가오는 노후보의 성품이 사후평가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경영자로서는 한계점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유럽의 저명한 경영자인 바네빅 ABB 회장이 갈파한 대로 “경영자는 (위기에서는) 인정에 따르지 않고, 마음이 아프더라도 전체를 위해 작은 것을 버리는 과감성을 가져야 한다.”노후보를 경영의 세 요소로 평가한다면 사전계획>현장 집행>사후평가>의 순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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