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항공사 서비스는 좋아진다
불황일수록 항공사 서비스는 좋아진다
GOOD TIMES IN THE SKIES
결항, 불친절한 승무원, 비좁은 좌석 간격…. 누구나 귀따갑도록 들은 말일 것이다. 소비자들은 많은 기업 중에서도 항공사를 가장 즐겨 도마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그런 소비자들은 최근 몇차례 미소를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1백10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냈고 2003년에도 수십억달러의 추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아메리칸과 유나이티드 같은 대형 항공사 중 일부는 파산신청을 검토하거나 접수한 상태다. 경제불안은 씀씀이가 좋은 출장 여행자들의 발목을 묶고 항공사 경영진의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는 테러리스트들이 또 한번의 대담한 공중납치를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들이 허덕이는 와중에 희한한 일이 일어났다. 일부 상용(常用) 고객들이 다시 한번 항공여행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항공사들은 수익전망이 어두워지자 고객들의 애정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항공업계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속설이 하나 있다. 경기가 좋으면 승객들은 기내 혼잡, 높은 요금, 불친절한 서비스를 겪고, 경기가 나쁘면 낮은 요금과 좋은 서비스를 누린다는 것이다. 이번의 불황이 그것을 증명한다.
■ 낮은 요금: 항공사 경영자들은 최근의 항공료 인하에 눈살을 찌푸릴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항공료는 1987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수요가 둔화되는 가을 시즌에는 항공료가 더 내려간다. 그리고 일부 대형 항공사들은 저가 할인 항공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저가시장을 겨냥한 자회사들을 출범시키고 있다. 가령 델타가 새로 선보인 송(flysong.com)이 그 대표적인 예다. Orbitz.com에서는 예약을 충분히 앞당기면 올 가을 뉴욕∼파리간 왕복항공권을 5백달러보다 낮게 구입할 수 있다.
■ 빠른 체크인: 올해 미 수송안전청이 보안강화를 지시했을 때 대형 항공사들은 고객들이 탑승지연에 대해 자신들을 탓할까 두려워 했다. 그래서 아메리칸(aa.com)과 노스웨스트(nwa. com) 등 많은 항공사들은 승객들이 공항에 가기 전 자택에서 컴퓨터로 체크인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다른 항공사들은 현재 셀프서비스 체크인 카운터를 설치해 고객들이 탑승권 출력, 좌석 교환, 때로는 기내 식권 구입까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델타(delta.com)는 최근 체크인 기술 효율화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6백개가 넘는 무인 카운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 2년 후에는 항공권 카운터를 사실상 구시대의 유물로 만들겠다고 큰소리친다.
■ 혼잡해소: 주요 항공사들이 승객 감소로 인한 손실을 벌충하기 위해 비행기의 운항 횟수를 줄였기 때문에 기내는 변함없이 혼잡하다. 그러나 승객이 감소하면 공항 중앙홀은 아주 넓게 느껴진다. 그밖에 다른 혁신들도 혼잡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아메리칸 항공은 하루 중 비행기의 도착과 발착을 균등하게 배치하는 ‘롤링 허브’ 개념을 선보였다. “이 방식에 따르면 하루 8편의 항공편을 10~11편으로 늘릴 수 있다”고 아메리칸의 댄 가턴 부사장은 말했다.
■ 다른 혜택: 대다수 항공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기내식을 줄였다. 그래도 신경쓰는 사람은 없다. 어쨌든 음식이 형편 없었으니까. US 에어웨이스·유나이티드 같은 항공사들은 고객이 베이글빵이나 허시 초콜릿바를 주문할 수 있는 메뉴방식을 시범운영하고 있다(평균 가격: 7~10달러). 콘티넨털과 제트블루 같은 일부 항공사는 현재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릴 동안 승객들이 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일자리가 불안한 비행사와 승무원들은 서비스에 좀더 열성을 보이는 것 같다. 요즘에는 “비행이 즐거울 때도 있다”고 시카고의 한 중역비서 멜라니 지머(32)는 말한다. 물론 뜨거운 찬사는 아니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로서는 그게 최고의 찬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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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항, 불친절한 승무원, 비좁은 좌석 간격…. 누구나 귀따갑도록 들은 말일 것이다. 소비자들은 많은 기업 중에서도 항공사를 가장 즐겨 도마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그런 소비자들은 최근 몇차례 미소를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1백10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냈고 2003년에도 수십억달러의 추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아메리칸과 유나이티드 같은 대형 항공사 중 일부는 파산신청을 검토하거나 접수한 상태다. 경제불안은 씀씀이가 좋은 출장 여행자들의 발목을 묶고 항공사 경영진의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는 테러리스트들이 또 한번의 대담한 공중납치를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들이 허덕이는 와중에 희한한 일이 일어났다. 일부 상용(常用) 고객들이 다시 한번 항공여행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항공사들은 수익전망이 어두워지자 고객들의 애정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항공업계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속설이 하나 있다. 경기가 좋으면 승객들은 기내 혼잡, 높은 요금, 불친절한 서비스를 겪고, 경기가 나쁘면 낮은 요금과 좋은 서비스를 누린다는 것이다. 이번의 불황이 그것을 증명한다.
■ 낮은 요금: 항공사 경영자들은 최근의 항공료 인하에 눈살을 찌푸릴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항공료는 1987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수요가 둔화되는 가을 시즌에는 항공료가 더 내려간다. 그리고 일부 대형 항공사들은 저가 할인 항공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저가시장을 겨냥한 자회사들을 출범시키고 있다. 가령 델타가 새로 선보인 송(flysong.com)이 그 대표적인 예다. Orbitz.com에서는 예약을 충분히 앞당기면 올 가을 뉴욕∼파리간 왕복항공권을 5백달러보다 낮게 구입할 수 있다.
■ 빠른 체크인: 올해 미 수송안전청이 보안강화를 지시했을 때 대형 항공사들은 고객들이 탑승지연에 대해 자신들을 탓할까 두려워 했다. 그래서 아메리칸(aa.com)과 노스웨스트(nwa. com) 등 많은 항공사들은 승객들이 공항에 가기 전 자택에서 컴퓨터로 체크인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다른 항공사들은 현재 셀프서비스 체크인 카운터를 설치해 고객들이 탑승권 출력, 좌석 교환, 때로는 기내 식권 구입까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델타(delta.com)는 최근 체크인 기술 효율화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6백개가 넘는 무인 카운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 2년 후에는 항공권 카운터를 사실상 구시대의 유물로 만들겠다고 큰소리친다.
■ 혼잡해소: 주요 항공사들이 승객 감소로 인한 손실을 벌충하기 위해 비행기의 운항 횟수를 줄였기 때문에 기내는 변함없이 혼잡하다. 그러나 승객이 감소하면 공항 중앙홀은 아주 넓게 느껴진다. 그밖에 다른 혁신들도 혼잡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아메리칸 항공은 하루 중 비행기의 도착과 발착을 균등하게 배치하는 ‘롤링 허브’ 개념을 선보였다. “이 방식에 따르면 하루 8편의 항공편을 10~11편으로 늘릴 수 있다”고 아메리칸의 댄 가턴 부사장은 말했다.
■ 다른 혜택: 대다수 항공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기내식을 줄였다. 그래도 신경쓰는 사람은 없다. 어쨌든 음식이 형편 없었으니까. US 에어웨이스·유나이티드 같은 항공사들은 고객이 베이글빵이나 허시 초콜릿바를 주문할 수 있는 메뉴방식을 시범운영하고 있다(평균 가격: 7~10달러). 콘티넨털과 제트블루 같은 일부 항공사는 현재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릴 동안 승객들이 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일자리가 불안한 비행사와 승무원들은 서비스에 좀더 열성을 보이는 것 같다. 요즘에는 “비행이 즐거울 때도 있다”고 시카고의 한 중역비서 멜라니 지머(32)는 말한다. 물론 뜨거운 찬사는 아니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로서는 그게 최고의 찬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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