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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도 대물림한다

癌도 대물림한다

어린이 암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는 사람에게 경고가 될 만한 연구 결과가 최근 국제 암 저널지에 소개됐다. 1천만명을 대상으로 70년 이상 추적한 결과이니 지금까지 연구로는 최장·최대 규모다. 결론은 모든 암이 크든 작든 가족력이 있다는 것이다. 부모나 형제·자매가 암에 걸렸을 때 자신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그러나 ‘가족력’과 ‘유전성’은 구분해 이해해야 한다. 유전성 암 환자는 멘델 우성유전을 한다. 따라서 부모 중 한 명이 유전성 암에 걸린 경우 이들 자녀가 암에 걸릴 확률은 50%가 된다. 따라서 한 가족에 여러 명의 암 환자가 발생하면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암 환자의 18%는 환자의 직계 가족이나 형제 중에 암 환자가 있으며, 특정 암의 경우 한 가족 내에 암 환자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유전성 암은 전체 암의 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력이 있는 암은 부모의 병력·생활습관·환경까지 포함한다. 예컨대 간염바이러스는 어머니가 자식에게 수직감염을 일으키므로 부모의 간암이 자식에게 대물림할 수 있다. 위암의 원인인 헬리코박터 세균도 식사를 함께 하는 가족에 감염 우려가 높다. 대대로 내려오는 식사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짠 음식이나 태운 고기·젓갈류는 발암을 촉진하거나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흡연하는 부모의 자녀는 어릴 때부터 간접흡연의 피해자다. 특히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보다 높아 폐암의 희생자가 될 우려가 높다. 부모의 비만을 대물림하면 자녀에게 유방암이나 대장암·난소암·전립선암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가족을 암의 희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려면 두 가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나는 부모의 생활습관 교정과 환경의 개선이다. 암 소인이 있는 가족이라면 식생활부터 개선해야 한다. 짜고 자극적인 것이 적은 식단과 채소 위주의 전통식,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과일은 대장암·위암·폐암·유방암 등의 발병을 줄이고, 예방도 한다. 꾸준히 운동하면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 헬리코박터 세균 치료를 하고, 간염바이러스 예방주사를 맞게 하는 것도 부모의 의무다. 또 반드시 금연을 하고, 집안에 공해물질을 들여놓지 말아야 한다. 가족 중에 유전성 암의 대표격인 대장암·전립선암·유방암·난소암·피부암 등이 있다면 조기발견에 힘써야 한다. 부모·형제·자매가 이런 암에 걸렸다면 20대부터 정기검진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도움말: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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