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일하고 싶다”
“우리도 일하고 싶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노인들의 수는 급속히 늘고 있지만 이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나 정부의 지원은 형편없다. 40대부터 은퇴자가 나오는 시절이다 보니 한국의 노인 문제는 날로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실버 취업 박람회’가 6월 17∼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서울시와 서울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고, 3백90개 민간업체가 참여한 이번 실버 취업 박람회에서는 공공 부문 일자리 2천4백개를 포함, 총 6천개의 일자리가 제공됐다.
간병인·경비원·주유원에서부터 번역사·커플매니저 등 다양한 일자리가 제공된 취업 박람회에는 3만4천명이 몰렸다. 눈길을 끈 직종은 홈쇼핑 열풍으로 증가한 실버 모델과 한국 영화의 호황으로 엑스트라 수요가 많아지면서 생겨난 노인 연기자 자리. 배우를 모집하는 업체에 지원서를 낸 한 노인은 “홈쇼핑 모델을 뽑는다고 해서 왔다. 꼭 합격해서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며 카메라 앞에서 한껏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취업 박람회 주최측에 따르면 노인들이 일부 직종에만 몰리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박준기(45) 사무국장은 “노인들이 단순 노무직은 기피하고 모델·배우 등 인기 직종에만 몰려 인력 공급에 어려움이 많다”며 “노인들의 직업관이 이젠 바뀌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청년 같은 노인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토해내는 사회적 에너지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이다. 은퇴 이후 이들의 삶의 질을 어느 정도까지 지켜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기약된 노인’인 젊은이들의 미래 역시 어두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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