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移通社들 e-스포츠에서도 격돌

移通社들 e-스포츠에서도 격돌

게임이 프로스포츠로 발전하면서 연봉 1억원이 넘는 프로게이머도 많다. sk 텔레콤 T1 소속 김성제(왼쪽) 선수와 KTF매직엔스 소속 박정석 선수.
지난 6월 열린 스타리그 경기모습.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경기에는 수많은 관중들이 몰려든다.
지난해 11월9일 서울 잠실야구장. 시즌이 끝나 휑한 야구장으로 젊은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온라인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의 2003년 최강자를 가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온 관중들. 3만명을 수용하는 잠실야구장의 3분의 2가량을 채웠다. 2시간 동안 벌어진 결승전 동안 관중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프로게이머들의 경기에 빠져들었다. e-스포츠가 뜨고 있다. e-스포츠란 프로 게이머들이 참가해 벌이는 인터넷 게임리그를 뜻한다. 정명곤 한국 e-스포츠협회 사무국장은 “컴퓨터 게임은 닫힌 공간에서 혼자 즐기는 방식에서 발전해 수십만명의 팬을 거느린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관람하는 프로스포츠의 위치까지 올라섰다”고 말했다. e-스포츠는 게임산업의 성장과 함께 점차 커나가고 있는 추세다. 1999년·2000년의 과도기를 지나 어느새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코드로까지 발전했다. 2004년 6월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에 공식 등록된 프로게이머는 170명이며, 게임단 수는 13개에 달한다. 프로게임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프로게임이 구매력이 큰 10, 20대 젊은층에 미치는 광고·홍보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기 선수는 걸어다니는 광고판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 게임단은 게임 수입업체와 컴퓨터 부품업체 등에 의해 조용하게 운영돼 왔다. 올해 들어서부터는 이동통신 사업자인 KTF와 SK텔레콤, 단말기 제조사 업체인 삼성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은 프로게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e-스포츠의 결정판인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을 창단, 젊은층의 마음잡기에 나섰다. 최근 팬택앤큐리텔은 프로게임단 ‘SG패밀리’를 인수하고 7월21일 창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회사의 최성근 광고판촉팀 차장은 “매년 15억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10여명의 프로게임단을 꾸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프로게이머 순위 1위인 이윤열 선수는 1억5,000만원대의 연봉을 받고 계약서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e-스포츠 마케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KTF. 이 회사는 e-스포츠의 발전 가능성을 점치고 99년부터 게임단을 운영해 왔다. 그리고 각종 게임대회를 주최하거나 후원하면서 본격적인 e-스포츠 마케팅 시대를 열었다. 김태호 KTF 매직엔스 단장은 “매해 20% 내외의 성장세를 지속하는 온라인 게임 시장을 주목해 프로게임단을 창단했다”며 “온라인 게임이 모바일 게임으로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칸(KHAN)이라는 이름의 게임단을 지난 2000년 창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로게임단을 포함해 전체 게임산업에 매년 100억원씩 투자하고 있다”며 “게임단에는 10억원 정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T1이라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을 창단했다. 후발주자이지만 스타크래프트 최고 스타인 임요환 선수를 비롯한 10여명의 프로게이머를 영입,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프로게임단 유지비는 연간 약 20억∼30억원. 이 회사들은 이동통신 서비스의 핵심 소비 계층이 e-스포츠 매니어들과 동일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오빠 부대’까지 거느린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어 홍보효과도 만점이다. 심영철 SK텔레콤 게임단장은 “임요환 선수의 경우 인터넷 카페 팬클럽 회원이 50여만명에 달한다”며 “걸어다니는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으로 게임대회 중계방송 이들 기업들은 게임단 운영을 통해 기업 이미지 상승 효과도 노리고 있다. 김태호 KTF 게임단장은 “게임단 운영을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생각하고 참여했다”며 “젊은층이 좋아하는 게임산업을 육성한다는 인식을 심어줘 젊고 도전적인 기업이미지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성근 팬택앤큐리텔 차장은 “직접적인 광고효과도 있지만 ‘게임산업을 육성하는 기업’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게임단을 매개로 한 실질적인 사업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모바일 인터넷 사이트인 네이트를 통해 선수들의 중계 장면을 이용한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같은 방법으로 KTF도 자사 모바일 서비스인 핌을 통해 VOD 서비스를 하고 있다. 김태호 KTF 단장은 “게임 중계의 경우 지난 2년간 온라인 VOD 시장에서 1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한 바 있다”며 “모바일에서도 최적의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농구단 운영비의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최대의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도 프로게임단의 매력이다. 전용 합숙소와 차량 등 기본 시설 제공은 물론 전지훈련·스카우트·선수 발굴·운영·홍보비용 등을 포함해 연간 2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 다른 프로구단을 운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은 돈이다. 프로야구팀의 경우 선수연봉 등을 포함한 1년치 운영비가 100억원을 넘고, 농구도 40억원 안팎이다. 각종 시청률 조사기관에 따르면 게임전문 방송사를 통해 중계되는 e-스포츠 리그의 경우 10, 20대 남성 시청자만 놓고 보면 지상파 방송사를 압도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기업 위주로 프로게임계가 재편되는 것을 게임계는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다. 총 10여개의 구단이 운영 중이었지만 그동안 프로게임계는 선수연봉 책정이나 이적 등 핵심적인 사항과 관련한 뚜렷한 원칙이나 규정이 없었다. 대기업 주도로 전체 업계가 재편되면서 관련 규정 등도 합리적으로 바뀌는 등 업계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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