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여왕’의 화려한 외출
‘살림 여왕’의 화려한 외출
Martha Breaks Out
최근 어느 추운 날 새벽 5시 남짓. 데비 게팅스(34)는 디트로이트의 NBC TV 스튜디오 밖에 줄을 섰다. 자신의 우상 마사 스튜어트(63) 아래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 정작 스튜어트 자신은 그때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교도소 감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주식 내부자 거래 조사에서 연방 수사기관에 위증한 죄로 옥살이를 하고 있었다. 게팅스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재기를 꿈꾸는 스튜어트의 강철같은 의지에 감동했다.
게팅스는 스튜어트가 실제로 범법행위를 했는지에는 관심도 없었다. 단지 그녀가 역경에 처해서도 당당하게 처신한 것을 존경할 따름이었다. 게팅스는 자신도 그렇게 강인해지고 싶었다. NBC TV의 리얼리티 쇼 ‘견습생: 마사 스튜어트’의 참가자 오디션을 받으려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나도 마사만큼 끈덕지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다”고 게팅스는 추위에 이를 떨며 말했다. “마사는 내가 본받고 싶은 인물이다.”
옥살이는 모든 것을 놀라울 정도로 변화시킨다. 마사 스튜어트가 3월 초 출소하면 미국인들은 달라진 그녀를 기꺼이 포용할 준비가 돼 있다. 더이상 그녀는 응분의 벌을 받고 있는 ‘타락한 최고경영자(CEO)’의 대명사가 아니다. 지난해 가을 그녀는 항소하면 감옥에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교도소행을 택했다. 교도소로 가기 위해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와 카나리아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하자마자 그녀의 스캔들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멀어져갔다.
그녀의 수감은 곧바로 재기의 기회로 이어졌다. 스튜어트가 2004년 7월 유죄 선고를 받은 이후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MSLO)의 주가는 4배로 뛰었다. 새로운 TV 쇼도 두개나 예정돼 있다. 올 여름 그녀의 인기 번하트 가구의 4번째 시리즈가 출시될 예정이다. 3월 말 마무리될 K마트-시어스 합병으로 그녀의 파스텔 색조 가정용품들이 양쪽 매장에서 팔릴 것이다. 머지않아 DVD·여성 의류 등 수많은 상품에 스튜어트의 이름과 얼굴 사진이 등장할 것이다.
이런 그녀의 ‘인생 제3막’은 리얼리티 TV 권위자 마크 버넷, 도널드 트럼프, MSLO의 새 CEO 수전 라인 등 뉴욕과 할리우드의 A급 인사들에 의해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다. 스튜어트의 일일 가사 꾸리기 쇼와 프라임타임 쇼 ‘견습생’ 둘 다를 방영할 NBC TV의 제프 주커 사장은 “대중이 극적인 컴백을 좋아한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가 23년 전 코네티컷주 웨스트포트를 박차고 나온 이래 이번의 수감생활은 그녀의 인생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기가 되고 있다. 한때 범접할 수 없는 집안살림의 ‘최고 여사제’였던 그녀가 이젠 거의 보통사람으로 보인다. 교도소에서 흘러나온 이야기 가운데는 주방의 양념을 브라 속에 훔쳐나온 일화도 있다. 형편없는 교도소 음식에 대해 동료 죄수들과 푸념하는 이야기도 있다. 스튜어트는 자신의 리얼리티 쇼를 위해 스스로 오디션을 받는 듯 감옥생활에 진지하게 임했다. 그녀는 땅에서 민들레와 야생 사과를 직접 주워 샐러드를 만들고 파이를 만들었다. 또 밥 딜런의 자서전을 읽고 시급 12센트에 교도소 행정실(화장실 포함)을 청소하면서 짬을 내 동료 죄수들에게 요가와 창업 방법을 가르쳤다.
주름살도 일부 없어지고 체중도 약 9kg이 빠졌다. 파파라치의 사진들에는 올더슨 교도소의 잡초가 무성한 운동장을 운동선수처럼 날렵한 몸매의 스튜어트가 딸 알렉시스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담겼다. 스튜어트의 잡지인 마사 스튜어트 리빙 3월호는 그녀의 출소 특집을 실었다. 마거릿 로치 편집장은 복역중인 스튜어트의 면회 기사를 썼다. 기사 말미에는 상징성이 강한 일화가 들어 있다. “우리는 면회실 벽에 기대 요가의 ‘바닥을 쳐다보는 강아지 자세’의 현대판 자세를 취했다.
마사는 그 자세에서 곧바로 부드럽게 물구나무를 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튜어트의 잡지는 그녀를 다루지 않았다. 그녀의 이름은 커버 제목에서 활자크기가 작아졌고 그녀의 칼럼과 월간 캘린더도 사라졌다. 1년 전 그녀가 임클론 내부자 거래 스캔들을 조사하는 수사관들에게 위증한 죄로 유죄선고를 받은 후 MSLO의 주식은 곤두박질쳤다. 광고주들이 그녀의 잡지에서 빠져나갔다. CBS는 그녀의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했다. 스튜어트는 TV용 전기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불명예도 안았다. 그 영화에서 시빌 셰퍼드는 음식 공급을 같이 하는 파트너에게 냄비를 던지는 왈가닥으로 그녀를 그렸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봐도 경영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스튜어트를 둘러싼 긍정적인 소문에도 불구하고 MSLO는 극히 허약한 상태에 빠졌다. 지난주 MSLO는 2004년도의 적자가 6천만달러라고 발표했다. 2003년도 적자의 거의 10배다. 들뜬 투자자들이 5년만에 최고치인 약 36달러로 주가를 올려놓았지만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MSLO를 ‘사자’ 주식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리얼 심플·O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잡지가 독자층을 잠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전과자 저명인사’인 스튜어트에게 미국인들이 매료되는 것을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 애널리스트인 데니스 맥알파인은 MSLO의 주가가 6∼10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스튜어트는 아주 훌륭한 PR 팀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견습생’에서 그녀를 본다고 해서 마사 스튜어트 베개 구입에 열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스튜어트의 막강한 홍보담당자 수전 마그리노가 요즘 야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의 인기가 홍보 때문만은 아니다. 스튜어트는 자발적으로 감옥행을 택함으로써 동정심의 물꼬를 텄다고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말한다. 회계부정 등으로 회사를 파산시킨 엔론·월드컴·타이코의 경영자들은 아직 모두 자유의 몸이 아닌가? 또 그들과 달리 스튜어트는 투자자들을 속이거나 회사 자금을 유용하지 않았다.
악재가 발표되기 하루 전 생명공학업체 임클론의 주식을 처분함으로써 그녀가 얻은 ‘부정 이득’은 겨우 5만2천달러였다. 스튜어트는 출소해도 뉴욕주 베드퍼드의 자택에서 발목에 전자추적장치를 차고 5개월 동안 가택연금될 것이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소넨펠드 부원장은 “현재 마사 스튜어트 주변에는 순교자의 분위기가 감돈다. 그러나 그녀를 겸허하게 만든 수감 생활이 동시에 그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가 겸허하다고? 수감자들은 어떻게 스튜어트 같은 사람이 자신들과 똑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지 놀라워한다. 점심 식탁에 곁에 누가 앉아도 그녀는 거만을 떨지 않았다. 올더슨 교도소에서 복역했고 지금도 그곳 여죄수들과 연락하는 크리사 곤살레스는 이렇게 전했다. “나이 많은 내 친구가 마사 곁에 앉았을 때 그들은 전자레인지 요리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내 친구는 그녀가 아주 겸손하고 친절했다고 말했다.”
한번은 스튜어트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한 여성의 누이에게 편지를 썼다. 스튜어트는 수감생활의 고독을 감동적으로 표현하며 복역중인 동생에게 꼭 연락할 것을 호소했다. 스튜어트의 친구들에 따르면 그 편지를 계기로 그들 가족이 재결합했다. 그런 성의에 대한 보답으로 수감자들은 그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었다. 파파라치가 교도소 운동장 부근에 어슬렁거릴 때면 그들이 스튜어트를 둘러싸 촬영을 막았다.
교도소에 가기 전 스튜어트는 3년에 걸친 스캔들을 통해 친구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몇몇 가까운 사람들에게 배신당했기 때문이었다. 교도소에 가기 전에 스튜어트는 앞으로 ‘마사의 이미지 개조팀’이 될 조직을 신중하게 구성했다. 1년 전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스튜어트는 컴백을 준비했다. TV 출연을 협의했고, 나중에 자신을 재조명해줄 수 있는 친구들로 이사진을 재구성한 것이다. 주식 스캔들로 스튜어트는 CEO 자리를 잃었다. 그녀의 오랜 사업 파트너로 후임이 된 셰런 패트릭은 스튜어트의 이름과 이미지를 점차 없애나갔다. 물론 스튜어트도 그런 전략에 동의했지만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MSLO의 지배 주주로서 스튜어트는 여전히 경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다.
스튜어트는 재판과정에서 뜻밖에도 인기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와 ‘견습생’을 제작한 마크 버넷이라는 우군을 얻었다. 버넷은 스튜어트가 자기 잡지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것에 놀랐다. 버넷은 “그녀의 회사가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맥도널드가 금빛 아치를 없애버리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버넷은 회사의 전략과 마사 스튜어트 리빙지 광고주들의 이탈이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회사가 그녀를 제거해나가는 마당에 광고주들이 안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버넷은 스튜어트의 추락이 결국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구원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버넷은 스튜어트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그녀가 유죄라고 해도 형량은 가벼울 것이다. 또 언론은 그녀를 몰락시킴으로써 탐욕스러운 갈증을 채울 것이다. 그러고 나면 그들은 다시 그녀를 일으켜 세우는 데 몰두할 것이다. 그게 내 판단이었다.”
지난해 3월 버넷은 뉴욕에 있는 스튜어트의 사무실로 그녀를 처음 찾아갔다. 늘 그렇듯 격자무늬 재킷과 줄무늬 셔츠라는 어울리지 않는 차림이었다. 대개는 그런 어설픈 차림을 놀리곤 했다. 그러나 스튜어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야! 정말 멋진 스타일이네요!”였다. 그녀는 카메라를 집어들고 그의 모습을 찍었다. 버넷은 그녀의 반응이 감춰진 유머 감각의 증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런 것을 카메라 앞에서 끄집어 내고 싶었다.
버넷은 두 프로그램을 제의했다. 실제 스튜디오 청중 앞에서 진행되는 1시간짜리 일일 프로그램과 프라임타임대의 리얼리티 쇼였다. 각 쇼의 대본은 즉흥적인 애드리브와 유머 감각을 살리기 위해 대충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렇게 하면 재판으로 굳어진 차가운 ‘완벽의 여왕’이라는 이미지를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재판에서 한 증인은 스튜어트가 주식 중개인에게 전화기의 통화대기 음악을 바꾸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증언했다). 버넷은 스튜어트가 그 제안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튜어트 진영의 소식통들은 어느 정도의 설득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를 끌어들이는 데도 설득이 필요했다. 트럼프는 ‘견습생’ 후속편을 스튜어트에게 맡기겠다는 버넷의 제의에 냉담했다. 버넷과 NBC 경영진은 스튜어트를 프라임타임대에 데뷔시키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견습생’의 공동 소유주인 트럼프는 거부권을 갖고 있었다. “그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 난 속으로 ‘우리 쇼에 대한 노출이 너무 심하지 않을까’하고 우려했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결국 버넷은 트럼프에게 ‘CSI’·‘로 앤 오더’의 속편이 원래 드라마의 시청률을 올려주었다는 통계를 보여줌으로써 트럼프를 설득했다. 트럼프는 이제 그녀의 가장 열렬한 옹호자다. “마사가 감옥에 있는데 O. J. 심슨이 플로리다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것은 터무니없다. 마사는 감옥행을 당당하게 받아들였다.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쓰러지지도 않았다. 아주 강한 남자들도 그러지 못한 경우를 숱하게 봤다.”
그러나 스튜어트가 손목을 코브라처럼 꼬며 “자넨 해고야!”라고 말함으로써 견습생들을 쫓아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트럼프나 버넷 모두 그것이 스튜어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사회 회의실을 무대로 하는 것도 부정적이다. 그러나 버넷은 부엌에서 탈락자들을 해고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엔 화를 냈다. “말도 안된다. 수십억달러의 제국을 건설한 여성을 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또 부엌을 무대로 하면 3년 전 CBS의 아침 쇼에서 스튜어트가 주식 매도에 관한 질문에 칼을 휘두르며 ‘난 내 샐러드에만 신경쓰고 싶다’고 쏘아붙인 기억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쇼가 MSLO의 상품에 대한 훌륭한 간접광고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세트의 가구조차 번하트 브랜드일 가능성이 높다.
스튜어트는 버넷을 만났을 때쯤 자신의 재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또다른 파워 브로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찰스 A. 코플먼이었다. 음악 흥행사인 그는 스튜어트의 재판 당시 그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코플먼은 마이클 잭슨 등에게 재정적 도움을 준 적이 있다. 스튜어트는 코플먼의 제의를 덥석 받아들였다. 그녀는 재판이 끝나자마자 코플먼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사는 자기 회사 이사진에 합류할 생각이 있느냐고 내게 물었다”고 코플먼은 돌이켰다. 지난해 7월 스튜어트에게 선고가 내려지고 1주일이 지나서 코플먼은 MSLO의 이사가 됐다. 곧 타블로이드판 신문 가십난에는 스튜어트와 코플먼이 맨해튼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는 사진이 올랐다. 또 코플먼은 스튜어트가 교도소에 가겠다고 발표한 지난해 9월의 기자회견 때도 그녀 곁에 있었다. 현재 그녀 회사의 부회장인 코플먼은 스튜어트의 옛 아침 TV쇼의 내용을 추려 DVD로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스튜어트는 재기팀의 마지막 멤버도 신속하게 채웠다. 수전 라인은 지난해 5월 ABC 엔터테인먼트 사장에서 해임된지 하루 뒤 헤드헌터로부터 MSLO의 이사진 합류 제안을 받았다. 곧 스튜어트 자신이 직접 라인에게 영입을 제의했고 라인은 6월 이사가 됐다. 5개월 뒤 스튜어트가 교도소에 들어가고 난 후 이사진은 CEO를 패트릭에서 라인으로 교체했다. 라인은 스튜어트를 빼닮았고, 그녀의 꼬장꼬장한 완벽주의 성격을 뺀 최고의 자질만 닮은 듯하다. 라인은 까다로운 상사를 잘 모심으로써 출세했다.
ABC의 모회사 디즈니에서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을 위해 일하기 전 그녀는 변덕스러운 언론제왕 루퍼트 머독을 위해 프리미어 잡지를 창간했다. 머독은 “그녀의 창의성에 깊이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라인이 MSLO의 CEO로서 처음 취한 조치는 창립자 스튜어트의 이미지를 환원시키는 것이었다. “지금 사람들은 마사 스튜어트 브랜드와 그녀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자산인지 분명히 안다”고 라인은 말했다.
스튜어트의 일일 쇼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을 보면 라인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NBC는 9월에야 선보일 쇼를 이미 많은 방송국에 판매했다. 클리어 채널의 CEO 윌리엄 몰은 자신이 거느린 방송국 7군데를 위해 그 쇼를 사들였다. 수감생활로 겸허해진 스튜어트가 많은 시청자들을 끌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몰은 “마사는 아직도 자기 스타일을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함을 충분히 배웠다. 이제 우리는 그녀가 우리와 같은 인간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얇아진 마사 스튜어트 리빙지도 곧 두꺼워질 전망이다. 마사의 칼럼은 4월호부터 다시 게재된다. 또 그 잡지를 떠났던 광고주들이 지금은 향후 6개월 동안 광고면을 구입하겠다고 말한다. 도이치의 광고 담당 임원인 피터 가디너는 “어느 시점부터 그녀는 나쁜 사람에서 피해자로 변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를 기다리는 역할 반전은 그뿐이 아니다. 그녀는 이제 가장 힘든 일을 맡아야 한다. 바로 2인자 역할이다. 그녀는 이제 MSLO의 CEO가 아니기 때문에 라인과 권한을 나눠가져야 한다.
게다가 스튜디오 청중의 웃음소리 때문에 요리가 잘못 만들어졌을 때도 험한 말을 내뱉지 않도록 버넷이 그녀의 거친 면을 제어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버넷의 지시를 충실히 따른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막상 방송이 시작되면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마사는 자신이 아주 얌전하게 행동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얌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관건은 농담을 이해하고 그것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능력이다. 트럼프는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 스튜어트에게 중요한 것은 법정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진정한 명예회복이다(현재 항소 준비중). 그녀를 심판할 배심원단은 법정보다는 안방에 있다. 스튜어트는 주부 TV 시청자들이 웃어야만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With JOHNNIE L. ROBE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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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추운 날 새벽 5시 남짓. 데비 게팅스(34)는 디트로이트의 NBC TV 스튜디오 밖에 줄을 섰다. 자신의 우상 마사 스튜어트(63) 아래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 정작 스튜어트 자신은 그때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교도소 감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주식 내부자 거래 조사에서 연방 수사기관에 위증한 죄로 옥살이를 하고 있었다. 게팅스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재기를 꿈꾸는 스튜어트의 강철같은 의지에 감동했다.
게팅스는 스튜어트가 실제로 범법행위를 했는지에는 관심도 없었다. 단지 그녀가 역경에 처해서도 당당하게 처신한 것을 존경할 따름이었다. 게팅스는 자신도 그렇게 강인해지고 싶었다. NBC TV의 리얼리티 쇼 ‘견습생: 마사 스튜어트’의 참가자 오디션을 받으려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나도 마사만큼 끈덕지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다”고 게팅스는 추위에 이를 떨며 말했다. “마사는 내가 본받고 싶은 인물이다.”
옥살이는 모든 것을 놀라울 정도로 변화시킨다. 마사 스튜어트가 3월 초 출소하면 미국인들은 달라진 그녀를 기꺼이 포용할 준비가 돼 있다. 더이상 그녀는 응분의 벌을 받고 있는 ‘타락한 최고경영자(CEO)’의 대명사가 아니다. 지난해 가을 그녀는 항소하면 감옥에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교도소행을 택했다. 교도소로 가기 위해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와 카나리아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하자마자 그녀의 스캔들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멀어져갔다.
그녀의 수감은 곧바로 재기의 기회로 이어졌다. 스튜어트가 2004년 7월 유죄 선고를 받은 이후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MSLO)의 주가는 4배로 뛰었다. 새로운 TV 쇼도 두개나 예정돼 있다. 올 여름 그녀의 인기 번하트 가구의 4번째 시리즈가 출시될 예정이다. 3월 말 마무리될 K마트-시어스 합병으로 그녀의 파스텔 색조 가정용품들이 양쪽 매장에서 팔릴 것이다. 머지않아 DVD·여성 의류 등 수많은 상품에 스튜어트의 이름과 얼굴 사진이 등장할 것이다.
이런 그녀의 ‘인생 제3막’은 리얼리티 TV 권위자 마크 버넷, 도널드 트럼프, MSLO의 새 CEO 수전 라인 등 뉴욕과 할리우드의 A급 인사들에 의해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다. 스튜어트의 일일 가사 꾸리기 쇼와 프라임타임 쇼 ‘견습생’ 둘 다를 방영할 NBC TV의 제프 주커 사장은 “대중이 극적인 컴백을 좋아한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가 23년 전 코네티컷주 웨스트포트를 박차고 나온 이래 이번의 수감생활은 그녀의 인생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기가 되고 있다. 한때 범접할 수 없는 집안살림의 ‘최고 여사제’였던 그녀가 이젠 거의 보통사람으로 보인다. 교도소에서 흘러나온 이야기 가운데는 주방의 양념을 브라 속에 훔쳐나온 일화도 있다. 형편없는 교도소 음식에 대해 동료 죄수들과 푸념하는 이야기도 있다. 스튜어트는 자신의 리얼리티 쇼를 위해 스스로 오디션을 받는 듯 감옥생활에 진지하게 임했다. 그녀는 땅에서 민들레와 야생 사과를 직접 주워 샐러드를 만들고 파이를 만들었다. 또 밥 딜런의 자서전을 읽고 시급 12센트에 교도소 행정실(화장실 포함)을 청소하면서 짬을 내 동료 죄수들에게 요가와 창업 방법을 가르쳤다.
주름살도 일부 없어지고 체중도 약 9kg이 빠졌다. 파파라치의 사진들에는 올더슨 교도소의 잡초가 무성한 운동장을 운동선수처럼 날렵한 몸매의 스튜어트가 딸 알렉시스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담겼다. 스튜어트의 잡지인 마사 스튜어트 리빙 3월호는 그녀의 출소 특집을 실었다. 마거릿 로치 편집장은 복역중인 스튜어트의 면회 기사를 썼다. 기사 말미에는 상징성이 강한 일화가 들어 있다. “우리는 면회실 벽에 기대 요가의 ‘바닥을 쳐다보는 강아지 자세’의 현대판 자세를 취했다.
마사는 그 자세에서 곧바로 부드럽게 물구나무를 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튜어트의 잡지는 그녀를 다루지 않았다. 그녀의 이름은 커버 제목에서 활자크기가 작아졌고 그녀의 칼럼과 월간 캘린더도 사라졌다. 1년 전 그녀가 임클론 내부자 거래 스캔들을 조사하는 수사관들에게 위증한 죄로 유죄선고를 받은 후 MSLO의 주식은 곤두박질쳤다. 광고주들이 그녀의 잡지에서 빠져나갔다. CBS는 그녀의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했다. 스튜어트는 TV용 전기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불명예도 안았다. 그 영화에서 시빌 셰퍼드는 음식 공급을 같이 하는 파트너에게 냄비를 던지는 왈가닥으로 그녀를 그렸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봐도 경영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스튜어트를 둘러싼 긍정적인 소문에도 불구하고 MSLO는 극히 허약한 상태에 빠졌다. 지난주 MSLO는 2004년도의 적자가 6천만달러라고 발표했다. 2003년도 적자의 거의 10배다. 들뜬 투자자들이 5년만에 최고치인 약 36달러로 주가를 올려놓았지만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MSLO를 ‘사자’ 주식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리얼 심플·O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잡지가 독자층을 잠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전과자 저명인사’인 스튜어트에게 미국인들이 매료되는 것을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 애널리스트인 데니스 맥알파인은 MSLO의 주가가 6∼10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스튜어트는 아주 훌륭한 PR 팀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견습생’에서 그녀를 본다고 해서 마사 스튜어트 베개 구입에 열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스튜어트의 막강한 홍보담당자 수전 마그리노가 요즘 야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의 인기가 홍보 때문만은 아니다. 스튜어트는 자발적으로 감옥행을 택함으로써 동정심의 물꼬를 텄다고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말한다. 회계부정 등으로 회사를 파산시킨 엔론·월드컴·타이코의 경영자들은 아직 모두 자유의 몸이 아닌가? 또 그들과 달리 스튜어트는 투자자들을 속이거나 회사 자금을 유용하지 않았다.
악재가 발표되기 하루 전 생명공학업체 임클론의 주식을 처분함으로써 그녀가 얻은 ‘부정 이득’은 겨우 5만2천달러였다. 스튜어트는 출소해도 뉴욕주 베드퍼드의 자택에서 발목에 전자추적장치를 차고 5개월 동안 가택연금될 것이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소넨펠드 부원장은 “현재 마사 스튜어트 주변에는 순교자의 분위기가 감돈다. 그러나 그녀를 겸허하게 만든 수감 생활이 동시에 그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가 겸허하다고? 수감자들은 어떻게 스튜어트 같은 사람이 자신들과 똑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지 놀라워한다. 점심 식탁에 곁에 누가 앉아도 그녀는 거만을 떨지 않았다. 올더슨 교도소에서 복역했고 지금도 그곳 여죄수들과 연락하는 크리사 곤살레스는 이렇게 전했다. “나이 많은 내 친구가 마사 곁에 앉았을 때 그들은 전자레인지 요리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내 친구는 그녀가 아주 겸손하고 친절했다고 말했다.”
한번은 스튜어트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한 여성의 누이에게 편지를 썼다. 스튜어트는 수감생활의 고독을 감동적으로 표현하며 복역중인 동생에게 꼭 연락할 것을 호소했다. 스튜어트의 친구들에 따르면 그 편지를 계기로 그들 가족이 재결합했다. 그런 성의에 대한 보답으로 수감자들은 그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었다. 파파라치가 교도소 운동장 부근에 어슬렁거릴 때면 그들이 스튜어트를 둘러싸 촬영을 막았다.
교도소에 가기 전 스튜어트는 3년에 걸친 스캔들을 통해 친구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몇몇 가까운 사람들에게 배신당했기 때문이었다. 교도소에 가기 전에 스튜어트는 앞으로 ‘마사의 이미지 개조팀’이 될 조직을 신중하게 구성했다. 1년 전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스튜어트는 컴백을 준비했다. TV 출연을 협의했고, 나중에 자신을 재조명해줄 수 있는 친구들로 이사진을 재구성한 것이다. 주식 스캔들로 스튜어트는 CEO 자리를 잃었다. 그녀의 오랜 사업 파트너로 후임이 된 셰런 패트릭은 스튜어트의 이름과 이미지를 점차 없애나갔다. 물론 스튜어트도 그런 전략에 동의했지만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MSLO의 지배 주주로서 스튜어트는 여전히 경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다.
스튜어트는 재판과정에서 뜻밖에도 인기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와 ‘견습생’을 제작한 마크 버넷이라는 우군을 얻었다. 버넷은 스튜어트가 자기 잡지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것에 놀랐다. 버넷은 “그녀의 회사가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맥도널드가 금빛 아치를 없애버리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버넷은 회사의 전략과 마사 스튜어트 리빙지 광고주들의 이탈이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회사가 그녀를 제거해나가는 마당에 광고주들이 안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버넷은 스튜어트의 추락이 결국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구원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버넷은 스튜어트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그녀가 유죄라고 해도 형량은 가벼울 것이다. 또 언론은 그녀를 몰락시킴으로써 탐욕스러운 갈증을 채울 것이다. 그러고 나면 그들은 다시 그녀를 일으켜 세우는 데 몰두할 것이다. 그게 내 판단이었다.”
지난해 3월 버넷은 뉴욕에 있는 스튜어트의 사무실로 그녀를 처음 찾아갔다. 늘 그렇듯 격자무늬 재킷과 줄무늬 셔츠라는 어울리지 않는 차림이었다. 대개는 그런 어설픈 차림을 놀리곤 했다. 그러나 스튜어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야! 정말 멋진 스타일이네요!”였다. 그녀는 카메라를 집어들고 그의 모습을 찍었다. 버넷은 그녀의 반응이 감춰진 유머 감각의 증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런 것을 카메라 앞에서 끄집어 내고 싶었다.
버넷은 두 프로그램을 제의했다. 실제 스튜디오 청중 앞에서 진행되는 1시간짜리 일일 프로그램과 프라임타임대의 리얼리티 쇼였다. 각 쇼의 대본은 즉흥적인 애드리브와 유머 감각을 살리기 위해 대충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렇게 하면 재판으로 굳어진 차가운 ‘완벽의 여왕’이라는 이미지를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재판에서 한 증인은 스튜어트가 주식 중개인에게 전화기의 통화대기 음악을 바꾸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증언했다). 버넷은 스튜어트가 그 제안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튜어트 진영의 소식통들은 어느 정도의 설득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를 끌어들이는 데도 설득이 필요했다. 트럼프는 ‘견습생’ 후속편을 스튜어트에게 맡기겠다는 버넷의 제의에 냉담했다. 버넷과 NBC 경영진은 스튜어트를 프라임타임대에 데뷔시키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견습생’의 공동 소유주인 트럼프는 거부권을 갖고 있었다. “그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 난 속으로 ‘우리 쇼에 대한 노출이 너무 심하지 않을까’하고 우려했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결국 버넷은 트럼프에게 ‘CSI’·‘로 앤 오더’의 속편이 원래 드라마의 시청률을 올려주었다는 통계를 보여줌으로써 트럼프를 설득했다. 트럼프는 이제 그녀의 가장 열렬한 옹호자다. “마사가 감옥에 있는데 O. J. 심슨이 플로리다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것은 터무니없다. 마사는 감옥행을 당당하게 받아들였다.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쓰러지지도 않았다. 아주 강한 남자들도 그러지 못한 경우를 숱하게 봤다.”
그러나 스튜어트가 손목을 코브라처럼 꼬며 “자넨 해고야!”라고 말함으로써 견습생들을 쫓아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트럼프나 버넷 모두 그것이 스튜어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사회 회의실을 무대로 하는 것도 부정적이다. 그러나 버넷은 부엌에서 탈락자들을 해고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엔 화를 냈다. “말도 안된다. 수십억달러의 제국을 건설한 여성을 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또 부엌을 무대로 하면 3년 전 CBS의 아침 쇼에서 스튜어트가 주식 매도에 관한 질문에 칼을 휘두르며 ‘난 내 샐러드에만 신경쓰고 싶다’고 쏘아붙인 기억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쇼가 MSLO의 상품에 대한 훌륭한 간접광고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세트의 가구조차 번하트 브랜드일 가능성이 높다.
스튜어트는 버넷을 만났을 때쯤 자신의 재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또다른 파워 브로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찰스 A. 코플먼이었다. 음악 흥행사인 그는 스튜어트의 재판 당시 그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코플먼은 마이클 잭슨 등에게 재정적 도움을 준 적이 있다. 스튜어트는 코플먼의 제의를 덥석 받아들였다. 그녀는 재판이 끝나자마자 코플먼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사는 자기 회사 이사진에 합류할 생각이 있느냐고 내게 물었다”고 코플먼은 돌이켰다. 지난해 7월 스튜어트에게 선고가 내려지고 1주일이 지나서 코플먼은 MSLO의 이사가 됐다. 곧 타블로이드판 신문 가십난에는 스튜어트와 코플먼이 맨해튼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는 사진이 올랐다. 또 코플먼은 스튜어트가 교도소에 가겠다고 발표한 지난해 9월의 기자회견 때도 그녀 곁에 있었다. 현재 그녀 회사의 부회장인 코플먼은 스튜어트의 옛 아침 TV쇼의 내용을 추려 DVD로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스튜어트는 재기팀의 마지막 멤버도 신속하게 채웠다. 수전 라인은 지난해 5월 ABC 엔터테인먼트 사장에서 해임된지 하루 뒤 헤드헌터로부터 MSLO의 이사진 합류 제안을 받았다. 곧 스튜어트 자신이 직접 라인에게 영입을 제의했고 라인은 6월 이사가 됐다. 5개월 뒤 스튜어트가 교도소에 들어가고 난 후 이사진은 CEO를 패트릭에서 라인으로 교체했다. 라인은 스튜어트를 빼닮았고, 그녀의 꼬장꼬장한 완벽주의 성격을 뺀 최고의 자질만 닮은 듯하다. 라인은 까다로운 상사를 잘 모심으로써 출세했다.
ABC의 모회사 디즈니에서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을 위해 일하기 전 그녀는 변덕스러운 언론제왕 루퍼트 머독을 위해 프리미어 잡지를 창간했다. 머독은 “그녀의 창의성에 깊이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라인이 MSLO의 CEO로서 처음 취한 조치는 창립자 스튜어트의 이미지를 환원시키는 것이었다. “지금 사람들은 마사 스튜어트 브랜드와 그녀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자산인지 분명히 안다”고 라인은 말했다.
스튜어트의 일일 쇼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을 보면 라인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NBC는 9월에야 선보일 쇼를 이미 많은 방송국에 판매했다. 클리어 채널의 CEO 윌리엄 몰은 자신이 거느린 방송국 7군데를 위해 그 쇼를 사들였다. 수감생활로 겸허해진 스튜어트가 많은 시청자들을 끌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몰은 “마사는 아직도 자기 스타일을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함을 충분히 배웠다. 이제 우리는 그녀가 우리와 같은 인간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얇아진 마사 스튜어트 리빙지도 곧 두꺼워질 전망이다. 마사의 칼럼은 4월호부터 다시 게재된다. 또 그 잡지를 떠났던 광고주들이 지금은 향후 6개월 동안 광고면을 구입하겠다고 말한다. 도이치의 광고 담당 임원인 피터 가디너는 “어느 시점부터 그녀는 나쁜 사람에서 피해자로 변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를 기다리는 역할 반전은 그뿐이 아니다. 그녀는 이제 가장 힘든 일을 맡아야 한다. 바로 2인자 역할이다. 그녀는 이제 MSLO의 CEO가 아니기 때문에 라인과 권한을 나눠가져야 한다.
게다가 스튜디오 청중의 웃음소리 때문에 요리가 잘못 만들어졌을 때도 험한 말을 내뱉지 않도록 버넷이 그녀의 거친 면을 제어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버넷의 지시를 충실히 따른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막상 방송이 시작되면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마사는 자신이 아주 얌전하게 행동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얌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관건은 농담을 이해하고 그것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능력이다. 트럼프는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 스튜어트에게 중요한 것은 법정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진정한 명예회복이다(현재 항소 준비중). 그녀를 심판할 배심원단은 법정보다는 안방에 있다. 스튜어트는 주부 TV 시청자들이 웃어야만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With JOHNNIE L. ROBE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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