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덕 vs 서울 덕
베이징 덕 vs 서울 덕
흔히 베이징 덕이라고 불리는 베이징카오야(北京儺鴨)는 세계 3대 요리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미식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에게 카오야는 상류층이 가을에 즐겨먹는 보양식으로 이름을 얻은 건강식품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수년 전부터 ‘북경식 오리구이’를 표방하며 카오야를 취급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본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그리 흔치 않다.
가스불 구이는 가라 베이징 코야
베이징 코야는 주인이 중국에 건너가 146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의 취앤지더(全聚德)에서 카오야 요리 기술을 전수받아온 곳이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취앤지더의 오리 굽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베이징 코야에는 피자 화덕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가마가 주방 한가운데에 있다. 오픈 주방 형식으로 오리 굽는 모습을 손님이 직접 볼 수 있고, 다 구워진 오리는 손님에게 보인 뒤 썰어서 내온다.
이 집 오리구이 맛의 비결도 바로 이 가마에 있다. 참나무와 대추나무, 그리고 과일 나무 장작만을 사용해 섭씨 200~250도의 고온에서 50분간 구워낸다. 국내에서는 특급호텔이나 최고급을 표방하는 레스토랑도 나무를 직접 때는 가마를 갖추지 못해 가스불에 구워 흉내만 낸 것이 대부분이라는 게 주인장의 설명.
다 구워진 오리는 뜨거울 때 빨리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가마에서 꺼낸 통오리는 불과 10여 분만 지나도 모양이 변하기 시작하고, 베이징 덕의 핵심인 껍질부터 쭈글쭈글해지면서 탄력을 잃는다. 이 때문에 베이징 코야에 갈 때는 최소한 1시간 전에 예약하거나 약속 시간을 어기지 않는 것이 좋다. 예약 없이 갔다가는 불 속에 매달린 오리를 50분이나 지켜봐야 한다. 예약 시간을 어기면 형편없이 오그라든 오리의 몰골에 실망할지도 모른다.
이 집 베이징 덕은 다른 곳보다 껍질이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조류독감 파동 이전까지는 오리도 중국에서 가져다 썼지만 금수조치가 내려진 지금은 전용 농장에서 별도로 사육한다.
로마에선 로마식 조리법 배나무골
‘서울 덕’이란 요리를 개발해 ‘베이징 덕’에 반기를 든 오리요리 전문점. 한국인의 입맛에는 베이징 덕이 느끼하다고 주장하는 이곳에서는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지배인이 이 집만의 비법으로 만든 산수유주를 올리고 큰절을 한다. 때문에 처음 방문한 손님이 얼떨결에 맞절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창업 초기 어려움을 겪을 당시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을 보고 사장이 자신도 모르게 큰절을 올린 작은 에피소드로 시작된 전통이다. 산수유주는 산수유를 주재료로 황기 ·당기 ·구기자 ·오미자등 12가지 약재를 넣어 만든 것으로 생김새나 맛이 백세주와 닮았다.
배나무골의 대표 메뉴는 서울 덕과 오향 수육이다. 베이징 덕은 오리의 살과 껍질을 춘장을 찍어 밀쌈에 먹는 것인 데 비해 서울 덕은 바삭바삭한 껍질 부분만 먹는다. 오향 수육은 오리 가슴살 부위를 팔각 ·월계수 잎 등 5가지 향신료로 맛을 내 졸인 것으로 독특한 향과 겨자 소스의 상큼함이 색다르다.
오리고기의 향 때문에 오리를 싫어하는 이들을 위한 연훈제도 있다. 오리 다리살 부위를 훈제한 후 햄 향을 첨가해 오리 특유의 냄새를 제거했다. 훈제 고기는 맛이 베이컨을 연상시키는데, 특히 젊은층과 어린 자녀들에게 인기가 좋다.
코스를 시키면 음식이 다 나올 때까지 1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데, 음식을 담는 그릇과 수저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집에서 사용하는 접시들은 8대째 전통기법으로 도자기를 빚어온 도자기 명인의 작품이고, 도자기 학과 교수가 손수 만든 물컵을 쓴다. 수저도 관리가 어려운 놋쇠로 만든 것만 쓴다. 귀한 집기들인 만큼 도난 당하기도 해 주인이 교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 밖에 가볼 만한 곳]
마오
실내 여기저기에 가득 걸린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진과 그림이 눈길을 잡아끄는 곳. 시원한 국물의 오리수프를 맛보고 나면 구이가 나오는데, 다리와 몸통을 분리해 두 접시로 내놓는다. 소스에 찍어 야채와 함께 찹쌀 전병에 싸먹으면 달콤한 맛이 난다.
진북경
중국인이 운영하는 정통 북경오리 집. 코스요리가 맛있기로 이름난 곳으로, 한국 내 화교들이 소규모 모임 장소로 애용한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중국 선수단이 체력 회복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덕오리
통오리를 훈제로 구운 또 다른 형태의 오리구이로 유명한 집이다. 오리를 저염처리한 뒤 각종 약재와 양념을 배합한 소스에 24시간 재운 뒤 향이 배어나도록 훈연 처리해 내놓는다.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맛과 담백함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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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불 구이는 가라 베이징 코야
베이징 코야는 주인이 중국에 건너가 146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의 취앤지더(全聚德)에서 카오야 요리 기술을 전수받아온 곳이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취앤지더의 오리 굽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베이징 코야에는 피자 화덕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가마가 주방 한가운데에 있다. 오픈 주방 형식으로 오리 굽는 모습을 손님이 직접 볼 수 있고, 다 구워진 오리는 손님에게 보인 뒤 썰어서 내온다.
이 집 오리구이 맛의 비결도 바로 이 가마에 있다. 참나무와 대추나무, 그리고 과일 나무 장작만을 사용해 섭씨 200~250도의 고온에서 50분간 구워낸다. 국내에서는 특급호텔이나 최고급을 표방하는 레스토랑도 나무를 직접 때는 가마를 갖추지 못해 가스불에 구워 흉내만 낸 것이 대부분이라는 게 주인장의 설명.
다 구워진 오리는 뜨거울 때 빨리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가마에서 꺼낸 통오리는 불과 10여 분만 지나도 모양이 변하기 시작하고, 베이징 덕의 핵심인 껍질부터 쭈글쭈글해지면서 탄력을 잃는다. 이 때문에 베이징 코야에 갈 때는 최소한 1시간 전에 예약하거나 약속 시간을 어기지 않는 것이 좋다. 예약 없이 갔다가는 불 속에 매달린 오리를 50분이나 지켜봐야 한다. 예약 시간을 어기면 형편없이 오그라든 오리의 몰골에 실망할지도 모른다.
이 집 베이징 덕은 다른 곳보다 껍질이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조류독감 파동 이전까지는 오리도 중국에서 가져다 썼지만 금수조치가 내려진 지금은 전용 농장에서 별도로 사육한다.
로마에선 로마식 조리법 배나무골
‘서울 덕’이란 요리를 개발해 ‘베이징 덕’에 반기를 든 오리요리 전문점. 한국인의 입맛에는 베이징 덕이 느끼하다고 주장하는 이곳에서는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지배인이 이 집만의 비법으로 만든 산수유주를 올리고 큰절을 한다. 때문에 처음 방문한 손님이 얼떨결에 맞절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창업 초기 어려움을 겪을 당시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을 보고 사장이 자신도 모르게 큰절을 올린 작은 에피소드로 시작된 전통이다. 산수유주는 산수유를 주재료로 황기 ·당기 ·구기자 ·오미자등 12가지 약재를 넣어 만든 것으로 생김새나 맛이 백세주와 닮았다.
배나무골의 대표 메뉴는 서울 덕과 오향 수육이다. 베이징 덕은 오리의 살과 껍질을 춘장을 찍어 밀쌈에 먹는 것인 데 비해 서울 덕은 바삭바삭한 껍질 부분만 먹는다. 오향 수육은 오리 가슴살 부위를 팔각 ·월계수 잎 등 5가지 향신료로 맛을 내 졸인 것으로 독특한 향과 겨자 소스의 상큼함이 색다르다.
오리고기의 향 때문에 오리를 싫어하는 이들을 위한 연훈제도 있다. 오리 다리살 부위를 훈제한 후 햄 향을 첨가해 오리 특유의 냄새를 제거했다. 훈제 고기는 맛이 베이컨을 연상시키는데, 특히 젊은층과 어린 자녀들에게 인기가 좋다.
코스를 시키면 음식이 다 나올 때까지 1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데, 음식을 담는 그릇과 수저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집에서 사용하는 접시들은 8대째 전통기법으로 도자기를 빚어온 도자기 명인의 작품이고, 도자기 학과 교수가 손수 만든 물컵을 쓴다. 수저도 관리가 어려운 놋쇠로 만든 것만 쓴다. 귀한 집기들인 만큼 도난 당하기도 해 주인이 교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 밖에 가볼 만한 곳]
마오
실내 여기저기에 가득 걸린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진과 그림이 눈길을 잡아끄는 곳. 시원한 국물의 오리수프를 맛보고 나면 구이가 나오는데, 다리와 몸통을 분리해 두 접시로 내놓는다. 소스에 찍어 야채와 함께 찹쌀 전병에 싸먹으면 달콤한 맛이 난다.
진북경
중국인이 운영하는 정통 북경오리 집. 코스요리가 맛있기로 이름난 곳으로, 한국 내 화교들이 소규모 모임 장소로 애용한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중국 선수단이 체력 회복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덕오리
통오리를 훈제로 구운 또 다른 형태의 오리구이로 유명한 집이다. 오리를 저염처리한 뒤 각종 약재와 양념을 배합한 소스에 24시간 재운 뒤 향이 배어나도록 훈연 처리해 내놓는다.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맛과 담백함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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