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조제 맹신하지 말라
건강보조제 맹신하지 말라
Supplements Aren't the Secret to Health 음료수 중 물 다음으로 무엇이 건강에 좋은가? 몸에 필요한 수분을 얻을 방법은 달리 없나? 약처럼 관리하고 측정해가며 물을 마실 필요는 없다. 필요 수분량은 온도와 습도, 체력 소모 등의 요인에 따라 다르다. 흔히들 하루에 여덟 잔을 마시라고 하지만 뚜렷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다른 음료수도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된다. 차와 커피는 잉여 칼로리가 없는 음료수다. 주스는 영양분을 제공하지만 다량의 잉여 칼로리를 축적한다.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도 칼로리 없이 수분 섭취가 가능하지만 권하지는 않겠다. 근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인공 감미료 음료가 자연스러운 미각을 왜곡해 좀 더 단 것을 찾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시판되는 천연식물성 건강 보조식품 중 해로운 게 있나? 미국인 대다수는 정부가 건강식품 시판 전에 안전검사를 필히 한다고 믿지만 실상은 다르다. 건강에 좋다는 특별한 단서[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필요하다]를 달지 않는 한 누구나 시장에서 물건을 팔 수 있다. 따라서 합당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천연식물성 건강 보조식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임산부나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들에게 특히 그렇다. 현재 판매 중인 일부 건강 보조식품은 유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컨대 떡갈나무의 일종인 채퍼랠 추출물은 간 손상과 관련 있다. ‘천연’ 혹은 ‘유기농’이라고 해서 전혀 해롭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2000년에 에스트로겐 양성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건강에 좋은 음식이 먹고 싶다. 두유 같은 제품에 에스트로겐 과다 위험성이 있나? 일부 연구에 따르면 콩을 많이 섭취하면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도 낮아진다. 하지만 콩에서 나오는 에스트로겐이 암세포 성장을 촉진할지 모른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관련 연구가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일단 두유는 먹지 말고 콩 에스트로겐 함유량을 인위적으로 높인 제품도 피하라. 하지만 콩과 두부는 좋다. 흥미롭게도 우유는 유기농이든 아니든 에스트로겐 응축률이 매우 높다. 대개 새끼를 밴 소에서 우유를 얻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유를 너무 많이 먹지 않는 편이 좋다. 필요한 칼슘은 적당량의 유제품, 필요한 경우 칼슘 보조제를 통해 섭취가 가능하다. 왜 의료계 종사자들은 음식과 질병의 연관성을 부정하고 약 처방에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나? 교육 과정 자체가 질병과 치료에 집중하고, 예방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내가 의대에 다닐 때 영양학 과목은 정규 과정으론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각자 알아서 강좌를 찾아 듣곤 했다. 물론 그 후로 영양학 교육이 향상됐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두 번째 요인은 바로 제약산업이다. 약품 개발과 판촉에는 엄청난 돈을 쏟아붓지만, 예방과 관련된 상업적 관심은 아주 작을 뿐더러 한 곳에 집중되지도 않는다. 세 번째 요인은 예방보다 사후 치료비 지불에 치우친 정부의 보건정책이다. 마지막으로 환자에게도 문제가 있다. 사람들은 대개 병이 들어 치료가 필요할 때가 돼야 의사를 찾는다. 그리고 의사가 처방전을 써주지 않고, 체중을 줄이고 식습관을 바꾸며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면 좋아할 사람이 거의 없다. 유전자변형 식품이 비만을 일으키나? 몸은 이런 음식도 소화시키고 영양분을 흡수하나? 유전자변형 식품이 비만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 우리 몸은 다른 식품과 마찬가지로 유전자변형 식품에서도 영양분을 흡수하고 소화시킨다. 미국인들 비만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잘 알려졌다. 필요한 열량보다 더 많이 먹으니 체중이 는다. 미국 제일의 열량원은 총 섭취 열량의 약 7%를 차지하는 설탕 함유 음료수다. 액체 형태는 열량을 섭취하기가 너무 쉽기 때문에 미국인들에게는 큰 문제다. 두 번째 열량원은 케이크와 스위트롤이다. 그 다음으로 햄버거와 치즈버거, 피자 순이다. 다섯 번째 열량원은 감자칩과 옥수수칩이다. 이런 음식은 미국인들이 섭취하는 총 열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등식의 또 다른 한 축 역시 중요하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이 가장 많이 열량을 소모하는 활동은 달리기나 걷기가 아닌 자동차 운전이었다. 그 다음은 회사일, 3위는 TV 시청이나 영화 감상이었고 아기 돌보기가 4위였다. 5위는 조용히 앉아 있는 동안 수반되는 활동, 6위는 먹기였다. 근본적인 문제는 유전자변형 음식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아버지와 증조부가 전립선 질병으로 사망했다. 내가 특별히 피해야 할 음식이 있나?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남성은 다른 사람에 비해 발병 확률이 어느 정도 높다. 식습관은 전립선암의 발병 가능성에 영향을 끼친다. 많은 연구가 수행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어떤 음식과 건강보조제가 그 위험을 줄여주는지 판명되지는 않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러 실마리가 존재한다. 요즘 하나둘씩 소개되는 관련 자료는 고려해봄직하다. 잠재적 예방력이 있는 영양소 하나는 미량원소의 일종인 셀레늄이다. 셀레늄이 피부암 발병을 낮춰주는지 조사한 연구에서 생각지도 않은 사실이 발견됐다. 셀레늄 섭취 집단은 위약 실험 집단에 비해 전립선암 사망률이 낮아졌다. 현재 이 가설은 ‘셀렉트’(SELECT)라는 이름의 전국 규모 연구에서 실험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수년이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 셀레늄의 안전한 복용량 범위는 아주 좁다. 하루에 400마이크로그램을 넘으면 안 된다. 또 다른 건강보조식품으로는 비타민E가 좋다. 흡연자 대상 실험에서 역시 생각지도 않게 비타민E가 전립선암에 좋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흥미롭게도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에게 효과가 더 좋을 가능성이 있다. 이 가설 또한 셀렉트 실험에서 검증 중이다. 토마토의 붉은 색소인 리코펜도 전립선암에 좋다. 비타민D도 고려해봄직하다. 많은 미국인(특히 흑인)에게 부족한 영양소다. 한편 많이 섭취하면 해로운 영양소가 칼슘이다. 칼슘 과다 복용이 전립선암 발병률 증가로 이어진 연구 사례가 여럿 있다. 혈당부하표는 어떻게 이용해야 하나? 혈당부하(GL)는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다. 식품은 함유된 탄수화물이 혈당 수치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이것이 혈당지수(GI)다. 또 혈당부하는 탄수화물의 양도 고려한다. 예컨대 당근은 혈당지수가 높다. 당근에 함유된 탄수화물이 혈당을 신속히 높인다는 의미다. 그러나 당근은 탄수화물을 많이 함유하지 않기 때문에 당근의 혈당부하는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당근은 건강에 좋은 음식이니 피해서는 안 된다(사람들은 반대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혈당부하가 낮은 음식을 선택해야 좋다. 도정을 많이 한 탄수화물보다 비교적 비정백(精白) 식품을 선택하고, 감자 소비는 제한하며 설탕 첨가 식품은 피해야 좋다. 혈당 수치가 급속히 높아지면 인슐린 수치 또한 빨리 높아져 결국 혈당은 급속히 떨어진다. 이런 주기가 식욕을 자극하고 과식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당뇨병과 심장병의 위험성을 높인다. 마흔여덟 살로 건강한 편이다. 하지만 ‘술 배’가 잔뜩 나왔다. 허리 둘레를 줄여주는 식이요법이나 운동법은? 나의 장인 앨빈 블럼은 일찍이 배가 나온 사람에게 가장 좋은 운동을 창안했다. 무조건 식탁에서 떨어져라. 실제로 복부 비만을 줄여주는 운동은 없다. 걷기는 복부 근육을 강화시켜주지만, 잉여지방이 다 타고 난 다음에야 복부 비만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간 식이요법을 진행해 소모 열량보다 더 적은 열량을 섭취하는 습관을 기르는 방법밖에 없다. 현재는 건강이 좋을지 모르지만 배가 나온 사람은 앞으로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으며 수명 또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하게 될 때까지 넋 놓고 기다리지 마라. 체중 감량은 엉덩이에 살이 많이 찐 사람보다 배가 나온 사람에게 훨씬 더 중요하다. 허리 둘레는 심장병에 걸릴 위험성의 확실한 지표다. 한편 사람들은 흔히 올챙이 배를 술 탓이라고 말하지만, 술이 다른 열량원보다 몸무게를 더 늘려주지는 않는다.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식습관이 따로 있나? 어떤 식습관 요인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깊은지 연구는 많이 진행되지만 아직 입증된 바는 없다. 장기간에 걸친 식생활 실험이 어렵기 때문에 입증이 더욱 힘들다. 알츠하이머병은 서서히 진행된다. 식습관 요인 역시 오랜 세월 영향을 끼치다가 어느 시점에 가서야 증상이 확실해진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식이요법으로 질병 추이를 바꾸기란 힘들다. 지금까지 유망해 보이는 섭식 요인이 여럿 있었는데, 이는 심장병의 위험성을 낮춰줄 가능성이 높은 요인이기도 했다. 사실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혈관 질환은 인지기능 저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의 감소와 신체 운동 사이에는 일관된 관련성이 존재한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산화방지제(특히 베타 카로틴)의 섭취는 비타민B 복합체의 일종인 엽산의 적정 섭취와 함께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성을 낮춰줄 가능성이 있다. 적당한 알코올 섭취(여성은 하루에 한 잔, 남성은 최고 두 잔까지)가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성을 낮춰줄지 모른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너무 많이 섭취하면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폭음으로 두 번 이상 필름이 끊긴 경험이 있다면 나이가 들어 인지기능 감퇴에 빠질 위험성이 훨씬 높다. 식습관과 알츠하이머병의 직접적 연관성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필자는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전염병학과장이자 전염병학·영양학 교수다. 아울러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교수로 700편이 넘는 논문의 저자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의사와의 상담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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