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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 좋은 기회 될수도

내집 마련 좋은 기회 될수도

▶북한의 핵실험 때문에 부동산 매수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북핵 문제가 장기화하면 전체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북한 핵실험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지금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제2, 제3의 핵실험이 있을 경우 감당하지 못할 후폭풍이 몰려올 수도 있다. 이런 때일수록 각종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애써 일군 재산을 순간에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평소보다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핵 공포 시대의 부동산·펀드·주식 투자 방법을 짚어봤다.
북한 핵실험 이후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최악의 국면인 물리적 충돌은 일단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입장이라면 전체 경기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때는 정치적 요인보다 시장 요인에 영향을 받는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짚은 다음에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 북핵 변수는 이미 부동산 시장에 알려진 악재다. 이번 사태는 거꾸로 부동산 실수요자들에게는 내집 마련의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유엔의 안보리 회부안,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추가적인 움직임이 상존하는 만큼 이런 때일수록 철저히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여야 한다. 과거 10여 차례에 달했던 북한 핵 보유설, 남북관계 위기 때마다 주택가격은 불과 한두 달 움직임을 멈추었다가 오히려 꿋꿋이 상승세만 유지했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해 2월 북한의 핵무기 보유, 6자회담 중단 선언 때에도 아파트 월별 가격은 오히려 0.9% 상승했다. 북한이 폐연료봉 인출 완료를 발표한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에도 아파트값이 0.5% 올랐다. 경기의 선행지수라 할 수 있는 주식시장도 북한의 핵실험 당시의 폭락장을 견디고 다시 상승,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부동산 시장도 빠른 기간 내에 정상을 찾을 것으로 본다. 북핵 문제가 장기화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여기에다 정치·경제적 부담이 지속될 경우라면 부동산도 전체적인 경기 하강과 맞물려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매 활발해질 수도권 주택시장=
부동산 시장의 부문별 투자전략을 알아보는데, 먼저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해 알아보자. 수도권의 고가 주택시장은 북핵보다는 시장분위기, 판교 낙첨자 등이 오히려 큰 변수가 될 듯하다. 북한 핵 사건에도 고분양가 부담에 따른 매매시장으로의 U턴, 판교 당첨자 발표 등과 맞물려 주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지역은 분양가가 너무 높아 청약자들에게 떨어지는 시세 차익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핵 사태에도 상당수 주택 구매 수요자는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서울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미 지난해 전체 상승분을 넘어섰다. 9월 말 현재 아파트 매매가 누계 변동 상승률은 10.3%로, 2005년 한 해 동안 기록한 9.1%를 초과했다. 전세 역시 마찬가지다. 9월 말 현재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7.3%로, 지난해 총 상승분(6.2%)보다 1.1%포인트 높았다. 계속되는 전세 불안과 아파트값 상승 불안심리 확산으로 핵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 주택 구매 예정자들의 ‘조급한 구매심리’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들어 실수요자들이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6억원 이하의 옐로칩 아파트를 많이 선호하면서 이 아파트들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들이 뒤따라 올랐었다. 자금력이 있는 판교 낙첨자들이 주택시장에 가세하면 북핵 사태에도 고가 주택시장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강세 띠는 재건축 시장=
3·30 부동산 대책으로 약세를 보이던 재건축 아파트단지 가격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민간 부동산 정보회사 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내 재건축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는 10월 초에 3080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시내 재건축아파트 평당 매매가격은 북핵 사태와 상관없이 9월 첫주부터 5주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재건축아파트값은 올해 3·30 대책으로 오름세가 주춤하면서 5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여기에다 기반시설부담금제(7월), 안전진단 강화(8월), 개발부담금제(9월) 등의 여파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서울 재건축아파트값은 5월 중순 버블세븐 논란과 비수기가 겹치면서 8월 초에는 평당 2882만원까지 떨어졌다. 재건축아파트값은 강남구가 평당 4115만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5월 중순 평당 4073만원까지 올랐으나 약세로 돌아서 8월 중순 3948만원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급등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13평형의 경우 북핵 사태 이후 시점인 지난 10월 9일과 10일에 6억9000만원 선에서 각각 거래가 성사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과 34평형도 각각 10억원, 12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등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 매매시장에서는 매수자들이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가격 하락을 기대하지만 매도자들은 오히려 호가를 더 높이면서 요지부동이다. 가격 상승세에 따라 거래도 늘고 있다. 강남구만 보면 지난 9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380건으로 7월 135건, 8월 137건의 2.8배 수준이다. 이 같은 거래량은 올 초의 절반 수준이다. 북핵 변수로 매수 문의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이것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6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의 경우 대출 제한으로 인한 수요 감소,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부담, 강남·목동·분당 등 24곳의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새롭게 추가된 ‘자금조달 계획과 입주 여부 신고제’등은 이미 알려진 악재다. 이 같은 악재만으로 고가주택들의 가격 상승세를 꺾기 힘들 전망이다. 추석 전에 급등했던 경기 이북 지역의 주택들은 숨고르기에 들어갈 듯하다. 북핵 사태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경기 이북 지역인 파주와 일산 지역 주택시장을 보면 현재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거래가 될 뿐이다. 추석 전에 파주 지역의 고분양가로 인해 급등했던 이 지역 주택시장은 상당히 진정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금력 있는 판교 낙첨자들까지 주택시장에 가세한다면 경기 이북 지역, 특히 일산 지역의 입지여건 좋은 고가주택 위주로 이 지역 주택시장 가격은 다시 한번 불안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심각해진 지방 주택시장=
이번에는 지방 주택시장을 짚어보자. 한마디로 북핵과 미분양, 경기 악화의 삼중고로 더욱더 침체될 듯하다. 지방 주택시장은 손을 아예 대지 않는 게 상책이다. 지난 9월 말 현재 전국적으로 공식 미분양 물량이 7년 만에 7만 가구를 넘어섰다. 특히 대규모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의 경우 북한 핵 사태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미분양 물량이 증가 일로에 있는 지방의 경우 2006년 7월 말 현재 6만1132가구로 전체 미분양 물량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수도권은 9148가구인데, 그나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주택경기를 반영하는 ‘준공 후 미분양’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 물량이 현재 1만2807가구로 집계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경기 변화에 민감한 지방 주택시장의 경우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북핵 실험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심리적 타격 입은 수익형 부동산=
이번에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전략을 알아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심리적 투자 위축으로 타격을 받을 듯하다. 상가·오피스텔·펜션·오피스빌딩 등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수익형 부동산에 미칠 영향은 주택시장보다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범위는 제한적일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 사태가 장기화하면 여유자금이 있는 계층이라도 투자를 줄이고 현금을 더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상가는 매매시장보다 분양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북핵 리스크에 이미 상당한 내성을 지닌 상태이기에 앞으로 파국만 맞지 않는다면 수익형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은 북핵 사건보다는 향후에 펼쳐질 경기 전망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12일 콜금리를 현 수준인 연 4.5%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향후 경제 전망은 지난 7월 한은이 예상한 것보다 못하다고 밝혔을 정도다. 상당수 외국계 투자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는 오피스빌딩 시장은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자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 급격한 투매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식을 대로 식은 토지시장=
토지시장에 대한 투자전략을 살펴보자. 현재 정부의 규제 외에 북핵까지 겹쳐 토지시장 하향세는 불가피하다. 토지시장은 어떤 부동산 상품보다 이번 북핵 사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토지시장은 이미 지난 8·31대책 이후 열기가 식었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부과되는 부재지주 소유 토지에 대한 60%의 양도소득세, 토지거래허가구역 같은 강력한 정부 규제로 수요 자체가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이번 북핵 파장으로 토지시장은 ‘엎친 데 덮친 꼴’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아예 거들떠볼 필요가 없다. 북한 핵실험 파장은 북한 지역과 인접한 파주·연천·문산·철원 등지의 토지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지난해 8·31대책 이후부터 경기 이북 지역 토지 보유자들은 매도를 거의 포기할 정도로 심리적인 압박 강도가 심했었는데, 이제 북핵으로 토지 가격의 추가 하락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경기 이북 지역에 겹겹이 쳐 있는 규제가 해제되지 않으면 토지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북핵 사태와 맞물려 장기간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다. 경기 이북 지역은 지난 82년 12월 31일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기본적인 발전과 성장을 가로막는 억제의 틀에 묶여 있다. 지난 94년 법 개정을 통해 과밀억제권역·성장관리권역·자연보전권역 등 3개 권역으로 조정됐다. 북부 10개 시·군 가운데 의정부와 고양·구리 등 3개 지자체는 과밀억제권역으로, 파주와 포천·양주·연천 등은 성장관리권역으로, 가평과 남양주 등은 자연보전권역으로 각각 지정돼 있다. 또한 경기 이북 지역 상당부분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의 규제를 받고 있어 공법상 개발에 제한을 받고 있다. 북핵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경기 이북 지역은 또 다른 장애를 갖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설정이 바로 그것. 의정부와 고양, 구리, 남양주, 양주 등 5개 시·군에 들어있는 529㎢ 규모가 그것인데, 이는 경기 북부 지역 전체 면적의 12%나 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지방이전공장 자금 지원, 기업도시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도권 이북 지역은 군사시설보호법, 개발제한구역 같은 이중삼중의 규제에 묶여 거의 방치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최근에야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에서 제외된 경기 북부 지역을 정비발전지구에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는 하다. 연천, 포천 등 경기 북부 지역에 공장 신·증설이 제한적으로 허용되면 경기 북부 지역의 개발가능한 토지의 경우 반등도 점쳐지고 있다. 최근 일련의 정부 정책기조를 볼 때 전체적으로 수도권 이북 지역의 ‘개발억제기조’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북핵 사태가 장기화하면 개발 호재가 없는 토지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손절매 물량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이북 지역을 제외하면 전체 토지시장은 북핵에 따른 영향이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북핵보다는 정부 규제가 오히려 더 큰 악재다.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토지시장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토지시장은 정부 규제 외에 실거래가 신고제로 인한 취득·등록세의 부담 증가로 사실상 투자 메리트가 상실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간 컨설팅사에 의뢰된 토지 상담도 8·31 대책 이후 매수보다 매도가 월등히 많이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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