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격퇴치법 ③- 사과의 힘] 사과하면 고래도 춤을 춘다
[인터넷 공격퇴치법 ③- 사과의 힘] 사과하면 고래도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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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사과는 법적 책임 따르기도 이 소비자 불평 사이트에 올라온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 대한 불평과 그 대응도 수용전략의 효과를 잘 보여준다. 한 소비자가 “홈플러스에서 오전 10시에 판매한 스시가 전날 만들어진 것 같다. 밥알이 너무 꼬들꼬들하다”는 불평 글을 올렸다. 홈플러스 본점 조리 담당자는 하루 뒤 답글을 통해 “밥이 너무 빡빡하게 지어져서 그렇게 느끼게 된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사과와 함께 완전한 보상을 약속했다. 조리 담당자의 답글이 게시되자 홈플러스에 우호적인 댓글이 2건이나 올라왔다. “답글을 읽어보니 홈플러스 측을 이해해줄 수 있겠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어떻든 음식에 의심가게 해선 안 된다”는 중립적인 댓글 5건도 따라 올라왔다. 불평 글 게시자는 댓글을 통해 “어제 홈플러스에서 사먹지 말라고 했지만, 이는 절대 아니다”고 자신의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이제 홈플러스에 미안하다”며 “초밥 만든 시각을 포장지에 표기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까지 했다. 조리 담당자의 친절한 설명과 보상 약속에 불평 글 게시자는 감동했고, 네티즌들은 홈플러스를 이해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내가 대학생 6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연구에서도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이나 시정조치를 한 경우(수용전략)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실험에서 불평의 원인이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있다고 인식된 상황에서조차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 경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많은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기업이 책임이 있다고 인식될 때는 수용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기업의 사과는 공중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공중과의 관계를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다만 기업의 공식적 사과는 법적 책임과 재무적 부담을 야기하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미국 기업에서는 위기상황에서 사과 전략을 놓고 주로 이를 지지하는 PR 담당부서와 이에 반대하는 법률 부서의 의견이 맞서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사과와 법적 책임과 관련해, 파텔(Patel)과 라인슈(Reinsch)는 ‘기업도 사과할 수 있다’는 제목의 논문에서 ‘사과의 힘’을 강조한다. 이들은 기업의 사과가 기업 이미지를 높여 법정에서도 판사와 배심원의 판단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강조한다. 또 사과는 피해자의 용서와 사적 합의를 이끌 수 있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기업의 사과는 언론의 비판적 보도나 공중의 분노, 나아가 법적 소송을 예방하는 역할도 하며 그 자체로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들은 지적한다. 기업은 효과적 사과를 통해 법적 처벌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과에도 전략이 있다고 말한다. 사과를 곧바로 할지 아니면 늦출지 타이밍을 정해야 하며, 사과의 정도나 형식, 내용 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과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잘못의 인정 여부에 대한 결정이라고 이들은 지적한다. ‘당신을 다치게 해서 유감이다(I’m sorry for hurting you)’는 표현보다는 ‘당신이 다쳐서 유감이다(I’m sorry you were hurt)’고 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효과적인 사과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피해자에 대한 동정심과 진실성의 표현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앞서 예를 든 커피 메이커에 대한 불평에서 인터파크 측은 답글에서 충분한 사과와 보상 약속을 한 뒤 자사를 홍보하는 효과적인 전략을 시행했다. 문제가 된 커피 메이커를 5000여 개 팔면서 실수가 처음이며, 소비자 만족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인터파크는 사과를 통해 네티즌의 마음을 누그러뜨린 뒤 네티즌의 환심도 얻으려고 한 것이다.
무성의한 태도면 그냥 넘어가지 않아 인터파크나 홈플러스의 경우 이처럼 사과 전략으로 기업의 명성을 회복했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이 공개적으로 사과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법적·재무적 부담도 문제거니와 이보다도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특정 부서, 특정 담당자의 책임과 직결돼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은 사과 표현을 모호하게 하고,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가져 다시 기업에 사과를 요구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인터넷상에서 소비자 불평을 접하고 마지 못해, 억지로 하는 사과나 거짓 사과도 네티즌의 역공을 불러온다. 한 소비자가 피자업체의 홈페이지에 이 회사 까망베르 피자에 대한 불평 글을 게재했다. “값이 매우 비싸지만 까망베르 치즈는 눈곱만큼 들어 있다”는 불평이었다. 피자업체는 그 소비자에게 e-메일을 통해 ‘문의하신 내용에 대한 답변입니다’라는 제목의 짧은 글을 보냈다. “고객의 소리 담당자입니다. 저희 피자를 이용하고 불편을 느끼게 해 죄송합니다. 지적하신 점은 매장에 전달해 시정토록 하겠습니다”는 것이었다. 이 소비자는 마치 전화 자동응답기에서 나오는 설명 같은 대응에 분개하고 소비자 고발 사이트에 불평 글을 올렸다. 그는 “내가 뭘 문의를 했단 말인가. 복사해서 붙인 티가 나는 답변 때문에 체온이 10도는 올라갔다. 절대 이 업체의 피자를 구입하지 말라”고 선동했다. 기업의 사과가 사내 규정 등 때문에 마지못해 하는 식으로 인식되면 기업 명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 대기업 식품업체가 직영하는 레스토랑 체인은 중국산 식재료를 국내산이라고 했다가 고객의 항의를 받았다. 이 업체는 인터넷상에 잘못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사과문을 올렸다. 불평 글 게시자는 “그것도 사과라고 올리는 겁니까”라고 공격했고,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사과의 진실성을 거세게 비난했다. 네티즌은 인터넷상에서 기업의 무성의한 태도가 드러나면 절대 그대로 넘어가지 않고 끈질기게 달라붙는 경향이 있다. 한편 기업이 소비자의 온라인 불평을 무시하지 않고, 담당부서의 전화번호를 남기거나 소비자의 상황에 대해 걱정하기만 해도 기업 이미지에 좋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책임 소재가 모호한 경우 ‘뭔가 문제는 있다’는 사실만 인정해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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