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1800만원 매출 올려
하루 평균 1800만원 매출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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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오전 개성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날 민경협 관계자들과 중소기업 대표 10여 명은 북측에 지원할 못자리용 비닐 전달을 위해 개성을 찾았다. 전달식은 개성공단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봉동역 앞에서 진행됐다. 일행은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벌판에 기차 철로만 있는 그곳에 우산을 받쳐들고 서서 전달식을 하고 북측의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 소속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전달식이 끝나자 북측 일행 중 한 명이 민경협 관계자에게 다가와 넌지시 묻는다. “식당은 봉동관으로 예약을 해놨지요?” 으레 식사는 그쪽에서 한다는 눈치다. 봉동관은 개성을 찾는 남측 고위 인사들의 회동이 잦은 장소로 최근 언론에 자주 회 자되는 곳이다. 일행은 차에 나눠 타고 봉동역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봉동관을 찾았다. 그곳은 개성공단 시범단지 100만 평의 외곽 경계선에 자리하고 있다. 길 한복판에 덩그렇게 서있는 외관은 기대와 달리 소박한 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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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남북 고위급 회담장 미닫이 문을 밀고 들어가자 내부는 외관의 초라함을 무색하게 했다. 색색의 한복을 차려 입고 바삐 움직이는 여종업원들로 부산한 모습이다. 식당 구조는 1, 2층으로 돼 있다. 겉모습은 허술해 보이지만 내부 구조를 보면 무대가 있는 대연회장과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다. 원래 2층은 남북 고위층이 회담하는 회의 장소로 사용되다 최근 봉동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자 회의실을 개조했다. 지난해에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박재규 경남대 총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이 식당 2층에서 회의를 했다. 마침 민족화합운동연합 주최 ‘개성 나무심기’ 행사로 개성을 찾은 남측 사람 100여 명이 빽빽하게 앉아 식사하고 있었다. 우리는 북측 여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미리 음식이 준비돼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식탁 위엔 평양식 만두, 닭고기 탕수, 꼬리찜, 산나물 무침 등 10여 가지의 음식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 음식과 곁들여 간단한 반주를 하면 대동강 맥주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즐겨 마신다던 들쭉술을 맛볼 수 있다. 나중에 식사로 냉면이 제공된다. 술값을 제외하고 이렇게 차린 음식값만 1인당 무조건 30달러(약 3만원)씩 받는다. 하루 300명을 받으면 대략 9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는 계산이다. 봉동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 일행이 찾았던 12일 하루 매출은 오후 3시쯤 이미 1만8000달러(약 1800만원)가 넘었다고 말했다. 600명분이다.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진행되는 개성 나무 심기 행사로 봉동관을 찾는 남측 인원은 5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인원이 모두 봉동관을 찾는다고 가정할 때 식대만 15만 달러(약 1억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봉동관에는 여성 종업원 14명, 남성 종업원 7명이 있다. 북측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의 급여는 개성공단 근로자 평균 급여인 66.3달러보다 높다. 넉넉잡아 1인당 100달러씩 받는다고 가정해도 14명의 인건비는 1400달러에 불과하다. 거기에 건물 유지관리비와 식재료 값을 제한다 해도 행사가 진행되는 3개월간 순익은 쏠쏠할 것이다. 5~6명이 식사하면서 반주 한잔을 나누면 300달러가 거뜬히 넘기 때문이다.
음식값·술값 평양보다 비싸 개성에는 봉동관 말고도 시내에 자남선려관과 민속려관, 고려호텔 분점 등이 있긴 하지만 모두 시내에 있어 요즘엔 이용할 수 없다. 독과점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봉동관의 음식값이나 상품값은 품목별로 평양보다 비싸다는 평가다. 술도 종류에 따라 평양보다 5~6배 비싸게 받고 있다. 봉동관 매점에서 한 보루에 15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는 ‘금강산’ 담배는 평양에선 2~3달러면 살 수 있다. 봉동관의 운영은 아리랑총회사가 맡고 있다. 아리랑총회사는 평양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 기본 업종은 돌 생산 및 수출업이다. 이 외에 평양 순안공항과 고려호텔의 면세점도 이 회사가 운영한다. 아리랑총회사는 지난해 남측의 태림산업과 손잡고 첫 남북 합영회사로 개성공단 밖 2km 지점 봉동리 탄동에 아리랑태림석재합영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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