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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쓰면 더 큰 위험 온다”

“부양책 쓰면 더 큰 위험 온다”


1972년 출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석사(MPP)
동아일보 기자
서울시 정책자문관 역임
현재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급류가 내려오는데, 둑으로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 둑이 무너지면 더 위험하죠. 지금 부동산 시장이 그렇습니다. 버블 붕괴를 막겠다는 정부 정책이 부동산 시장을 위험한 경착륙으로 몰 수 있습니다. 아파트 버블 붕괴는 더 이상 버블을 지탱할 수 없다는 시장 압력으로 오는 현상입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놔두고, 향후 버블 붕괴로 직격탄을 맞는 계층을 도와줄 수 있도록 정부의 재정·정책적 노력을 남겨둬야 합니다.”

최근 출간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한경BP)의 저자인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부동산 버블 붕괴는 필연적”이라며 “과거처럼 정부가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며 각종 부양책을 쓰면 더 큰 위험이 온다”고 경고했다.

선 부소장의 책은 최근 아파트 시장 침체와 맞물려 출간과 동시에 화제가 됐다. 그는 책에서 “2000년 이후 폭등한 집값은 가계부채가 만들어낸 투기 거품”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2000년 이후 가계실질소득은 70% 정도 증가했는데, 집값은 300~400% 뛴 곳이 있고, 이 기간에 가계부채는 300조원 이상 늘었다”며 “이런데도 거품이 아니라고 한다면, 정말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근거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선 부소장은 “책 제목을 정확히 한다면 ‘부동산이 대폭락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라는 경고의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비관적 시류에 편승해 위기론을 조장하려고 쓴 게 아니다”며 “1년 전에 구상했지만, 서울시 공직에 있다 보니(선 부소장은 최근까지 서울시 정책자문관을 지냈다) 출간이 늦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가 밝힌 부동산 버블 붕괴의 근거는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10가지 징후’와 유사하다. 세계 경제의 동조화, 주택 공급 과잉, 위축된 투기심리, 금리상승,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등이다. 여기에 오를 만큼 올라버린 아파트는 매년 10% 이상 추가 상승이 어렵다는 점,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점 등을 방대한 데이터와 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의 백미는 ‘아파트 실질가격지수’를 통해 현재 아파트값이 거품의 정점에 섰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일반적으로 집값은 그동안 계속 오르기만 했던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지수의 변동을 그래프를 통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아파트 실질가격지수를 보면 1986년을 100이라고 할 때, 91년 150까지 치솟았다가 외환위기를 맞은 99년 85까지 내려갔고, 이후 급등해 2005년 6월 과거 거품의 정점이던 150에 육박하더니, 지난해에 서울 지역은 170, 강남은 200선에 이르렀다”며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선 부소장은 “급격한 붕괴로 인한 경제 파탄은 막아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거품의 크기를 더 키우지 않는 것”이라며 “거품이 빠지면서 경제적 충격은 크겠지만, 연착륙론을 들먹이며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파트 시장이 대세 하락기로 돌아선 만큼 IMF 직후 같은 반등은 잊으라”고 충고했다.

선 부소장은 “단기조정 후 다시 오를 것이라는 자칭 재테크 전문가들의 말을 믿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빚을 많이 얻어 집을 구입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처분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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