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論濁論] MB 대북정책의 한계
[淸論濁論] MB 대북정책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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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미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한국에서는 오바마의 대(對)한반도정책과 북핵정책이 MB의 대북정책과 괴리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실제 오바마 캠프 인사들의 여러 가지 발언을 종합해 볼 때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북핵정책은 전임 부시 정부의 정책기조와 비교할 때 훨씬 더 적극적인 협상과 포괄적 타결을 지향한다고 평가된다.
반면에 MB의 대북정책은 지난 11월 24일 개성 관광의 중단과 남북 출입통제의 강화조치 등으로 날이 갈수록 남북 간의 대치국면이 점증되고 있다. 물론 오바마와 부시의 대북정책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과 그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한 후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이 대화와 협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한다는 클린턴 정부의 정책으로 돌아간 것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이 견해는 일부 타당성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오바마 정부와 부시 정부의 외교철학과 정책기조의 차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대북정책 면에서 필자는 두 정부 간 차이가 클 것으로 본다.
9월 말 오바마 캠프의 한반도 팀장이었던 프랭크 자누치 등 향후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정책, 북핵정책에 구체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견되는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이 같은 판단이 섰다. 햇볕정책 지지자인 힐러리의 국무장관 임명, 클린턴 정부 시절 대북정책조정관이었던 웬디 셔먼의 국무부 공동 인수위원장 임명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또 정책적으로도 오바마 신정부 등장 100일 이내 대북특사 파견, 직접 협상과 패키지 딜 추진, 북·미 정상회담 추진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변화된 대북 핵정책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 차츰 다가오게 될 것이다. 그런데 MB의 대북정책은 소위 ‘잃어버린 10년’ 패러다임에 기초해 기존 대북정책을 부정하는 길로 갔다.
그것이 남북 대치국면에 봉착해 있는 이유다. 햇볕정책은 성과도 있었지만 한계와 문제점이 있었던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면 MB의 새 대북정책은 햇볕정책의 성과를 수렴하고 한계와 문제점은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쪽이어야 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던 것이다. ‘잃어버린 10년’ 패러다임에 지나치게 빠져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결국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과 MB정부의 ‘잃어버린 10년’ 패러다임은 평행선을 그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 같은 한·미 간의 정책 차이는 북한문제의 해결을 기반으로 한 한반도 통일의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국은 미국과 협력해 북핵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세운 전략과 전술을 통해 미국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러니 한국은 북핵과 관련해서는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동시에 북한의 개혁개방과 정상국가로의 전환을 주체적으로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미국 등 우방의 협력을 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MB정부의 대북정책이 ‘잃어버린 10년’의 패러다임을 깨지 못하면 북핵문제의 해결은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테고 한반도의 통일 역시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심각한 경제난에 처한 북한이 그 파트너로 중국이나 러시아를 선택할 때 한반도의 통일은 더욱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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