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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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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속도 통제해야 위기 극복”

『불황을 넘어서』
저자 앨빈 토플러 역자 김원호 출판사 청림/02-546-4341 값 1만4800원
도박판이 된 세계경제, 유효기간이 지난 경제 관념들, 경제 대재앙…. 앨빈 토플러가 쓴 『불황을 넘어서』의 목차에 나오는 제목들이다. 요즘 얘기라고? 아니다. 30년도 더 된 1970년대 쓴 책이다.

이 책 『불황을 넘어서』는 저자의 1975년 저작 『에코스패즘(Eco-Spasm) 보고서』를 다시 출간한 것이다. 불황이다 보니 과거의 불황을 다룬 책들이 쏟아진다. 1930년대 대공황에 대한 책은 세기 어려울 만큼 많다.

불황의 역사나 불황의 일반 이론서 역시 적지 않다. 웬만한 불황 관련 서적은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 어려운 게 사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책들과 다르다. 저자의 명성 때문에? 물론 그것도 있다.

1970년대 불황기에 대한 얘기는 나온 게 별로 없어서? 그것도 맞다. 그러나 가장 다른 점은 1975년 그때 그 책을 요즘의 시각에서 재평가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현재의 불황이 갖는 성격을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지금과 너무나 닮았다는 말을 듣고 다시 본 뒤 재출간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가 느낀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당시 저자의 위기 극복 전략이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야 하나? 위기의 원인은 국경을 넘나드는 다국적 기업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을 통제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국제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과거의 경제안정 장치는 무용지물이 됐다.

이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직업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니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 일자리가 많이 나온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이상하게도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불황의 근원은 같은 것일까?

한편으로는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저자는 “21세기 경제는 지식의 역할이 비약적으로 커졌다”며 “기존의 경제 모델은 진부해졌다”고 지적한다. 1970년대 중반의 위기와 같은 부분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얘기다. 맞다. 자본주의라는 한 지붕 아래이니 같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다른 부분도 있겠지. 희(喜). 1970년대 불황은 1930년대 대공황 때보다 불황의 골이 깊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悲). 그럼에도 세계경제는 10년 정도 불황을 겪었다는 점이다. 위(危). 경제 상황이 다른 만큼 예측 불허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가 중시하는 것은 경제변화의 ‘속도’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이 변화의 속도를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재광 경제전문기자·imi@joongang.co.kr



노자가 CEO라면…

『노자경영』
저자 차오쥔 역자 이성환·박홍석 출판사 FKI미디어/02-3771-0249 값 1만6000원
노자는 말했다. “발끝으로 서는 사람은 오래 설 수 없고, 다리를 너무 벌리는 사람은 멀리 걸을 수 없다.”

도의 발전 규율을 벗어나게 되면, 신속한 전진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를 경영에 접목하면, 현재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치 않은 전략목표에 무모하게 돌진할 경우,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뽑아낼 수 있다.

저자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목표만 바라보고 발 아래의 길을 무시하는 어리석은 관리자가 상당수 존재한다”며 경종을 울린다. 『노자경영』은 그 난해하다는 도덕경을 풀어 경영전략에 접목한 책이다.

도가 자체가 병법과 전략·전술을 논하는 데 능하기 때문에 기업 전략의 수립, 집행, 관리 방안과 경영철학과 버무려 얘기하는 데 어색하지 않다. 제4장 8절 ‘지도자의 권리’ 편을 보자.

저자는 ‘성인은 자신을 잘 알고 있지만, 자신을 너무 내세우지 않는다’는 노자의 구절을 소개한 후 이렇게 얘기한다. “기업 관리에서 개인의 영웅주의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 관리자 중 상당수가 자신의 귀와 눈을 막고, 하급자는 그에게 맹목적으로 복종하기 시작하면서 기업이 점차 침몰의 위기에 직면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김태윤 기자·pin21@joongang.co.kr
‘달인’이 들려주는 생각의 기술

『14살 철학 소년』
저자 김보일 출판사 북멘토/02-332-4885 값 1만4000원
부제가 ‘생각의 스위치를 켜라’이니만큼 책의 성격이 명쾌하다.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에게 ‘생각’을 권하는 책이다. 학창시절 다른 일로 바빠서 ‘생각하기 공부’를 건너뛴 어른들에게도 늦게나마 좋은 공부 기회를 주는 책이다.

저자는 시시콜콜한 일상의 사례들을 들어가며 생각이 왜 소중한지, 왜 유용한지, 왜 일찍이 생각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좋은지를 농반진반으로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수업시간에 조는 사람과 방귀 뀌는 사람 가운데 누가 더 나쁠까.

저자는 조는 사람이 더 나쁘다고 본다. 책을 읽을 사람을 위해 설명은 생략한다. 질문은 계속된다. 왜 겁쟁이 쥐가 오래 살까? 새들도 사투리를 쓸까? 식물은 수동적인 존재일까? 잡초는 어떤 풀을 말하는 걸까? 성격은 유전자의 작용일까?

새끼 펭귄은 어떻게 엄마를 알아볼까? 아침형 인간은 과연 최선인가? 통계는 정말 객관적인가? 빼빼로데이는 누구를 위한 날일까? 저자는 배문고등학교에서 국어와 논술을 가르치는 김보일 선생님. 『나는 상식이 불편하다』

『국어 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 읽기』 등 ‘생각’에 관한 저서만도 벌써 5권째다. 이를테면 ‘생각의 달인’이다. 학창시절 이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일의 법칙’을 줄줄 외웠다는 저자는 “뭐든 조이면 압력이 커지고, 압력이 커지다 보면 급기야 터지게 된다.

수많은 폭발사고의 배후에는 반드시 보일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유머러스하게 ‘생각을 응용’한다.

송준 북칼럼니스트·bullwalk@naver.com



부자아빠의 몰락 부자 따라 하다 가랑이 찢어진 중산층

『승자독식사회』 『이코노믹 씽킹』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로버트 프랭크 미국 코넬대 교수의 신작이다. 원제는 ‘Falling Behind’. 이 책은 중산층이 위기에 빠진 이유를 밝히고 대안을 제시한다. 프랭크 교수는 1970년대 이후 가파르게 진행되는 소득과 부의 양극화, 그리고 고소득층의 소비패턴이 아래로 전이되면서 중산층이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소비에 나선 것이 중산층 위기의 본질이라고 분석한다.

■ 로버트 프랭크 지음, 황해선 옮김
■ 창비 031-955-3359 / 1만1000원



헤지펀드의 승부사들 헤지펀드 매니저가 말하는 헤지펀드의 모든 것

세계 금융위기로 헤지펀드는 월가의 뒤안길로 사라졌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많은 헤지펀드가 막대한 손실을 입고 파산했지만, 여전히 세계에는 2000조원이 넘는 헤지펀드가 굴러간다. 저자는 세계 최고의 헤지펀드 매니저 23인이 어떤 기업에 투자하고, 위험을 관리하고,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겪었는지 전달한다. 조만간 국내에도 헤지펀드가 본격 도입된다. 적당한 시점에 적절한 책이 출간된 셈.

■ 캐서린 버튼 지음, 박세라 옮김
■ 팜파스 02-335-3681 / 2만5000원



CEO, 역사에게 묻다 나세르는 어떻게 수에즈 운하를 지켰을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대책을 세워라’.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사장이 펴낸 이 책의 아홉 번째 장 제목이다. 요즘 정부와 기업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어떤 역사에서 배울 수 있을까? 수에즈 운하를 놓고 영국과 프랑스의 공격을 받았지만 패배를 가정하고 유엔과 미국을 대상으로 외교전을 편 끝에 수에즈 운하를 지킨 이집트의 나세르가 좋은 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 역사는 그래서 살필 이유가 있다.

■ 김경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02-704-3861 / 1만5000원



투자, 심리학에서 길을 찾다 훈수 두듯 투자하라

혼란의 시기가 지나면 숨죽였던 돈은 다시 눈을 떠 자신을 불려줄 곳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곳이 어디든 망한 자와 이긴 자가 나뉠 것이다. 주식투자 컨설턴트인 저자는 최고의 투자자와 평범한 투자자는 정보와 지식이 아닌 태도와 심리에서 갈린다고 말한다. 결론은 이렇다. ‘훈수를 두듯, 객관적이고 원칙적이며 편안한 마음 상태를 유지한 채 투자하라’. 이 얼마나 어려운 주문인가? 그래서 투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 마크 더글러스 지음, 이진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02-704-3861 / 1만3000원



내 인생의 CEO가 되자 서류 들고 집으로 가지 마라

『마음의 녹슨 갑옷』이란 책이 있다. 잠잘 때도 갑옷을 입고 있는 기사 이야기다. 아들이 얘기한다. “아빠의 얼굴을 보고 싶어요”. 아내가 얘기한다. “갑옷을 벗으라는 얘기도 지쳤어. 우린 떠나겠어요”. 기사가 얘기한다. “난 당신과 아이를 위해서 이렇게 사는 거야”. 일에 치여 자아와 가족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얘기를 담은 우화다. 『내 인생의 CEO가 되자』는 이런 우화에 빠지지 않는 비결을 담은 책이다.

■ 엘런 에른스트 코섹 외 지음, 이진만 외 옮김
■ 럭스미디어 031-955-1451 / 1만5000원
비즈니스·자기관리 금주의 베스트 (예스24 제공 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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