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지낸 사랑의 절실함
잊고 지낸 사랑의 절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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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향기가 무럭무럭 피어오릅니다. 할 일은 쌓여 있고, 아무리 일을 해도 크게 티도 안 나니, 아무리 기분 좋은 봄바람이라도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네요. 그런 가운데 어제 목메게 아름다운 사진 한 장을 보았습니다. <아래 사진>
최근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입니다.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남편이 생전에 좋아한 노래를 컴퓨터로 틀어놓은 채 관과 나란히 누워 잠든 젊은 아내의 모습입니다. 이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군인을 세워 정중히 조의(弔意)를 표하는 미국정부의 태도와 최후의 밤을 같이 보내려는 젊은 아내의 마음이 찡하게 전해 왔어요.
삶과 죽음이 단순히 스위치를 켜고 끄듯이 간단한 것이 아닌데, 워낙 뉴스가 많아 새로운 뉴스가 헌 뉴스를 밀고 가면 우리의 기억에서 아무리 아픈 사건도 금세 잊혀지고 맙니다.
수많은 자살뉴스에도 우리가 잠시 놀랄 뿐 고통과 상실감에 익숙해져 감각까지 무뎌가는 게 아닌가 염려할 정도입니다. 아무리 짧은 삶이라도 인생여정 속에서 겪는 상실감은 누구라도 감당하기 힘들지요. 어른이기에 사회적 체면도 있어 다들 드러내지 않을 뿐, 가슴속을 들여다보면 병들어 있습니다.
아이들도 학교에서 집에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 애들한테 샌드백을 사준다고 하는 후배는 “언니, 어떤 아동전문 정신과에서는 어린 손님을 위해 병원 입구에 샌드백을 매달아 놓는대. 그래서 속 시원해질 때까지 두드리고 온 후 의사 상담이 이루어진대.” “거 괜찮네. 나도 사서 화나고 속상할 때 샌드백을 두드릴까?”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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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다한 외로움과 상실감 속에서 그나마 견디게 하는 것이 사랑이지요. 부모, 형제, 친구와 같은 운명 공동체로서 부딪치고 다투면서도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갑니다. 깊은 사랑만이 생계의 공포나 모든 두려움을 물리칩니다. 그 사실을 우리가 잊을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그 잊고 지낸 사랑의 절실함, 사랑의 중요성을, 인간답게 사는 모습, 머리보다 가슴이 중요함을 사진 한 장이 말해 줍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함께하는 마음이 애절하게 전해져 와 감동을 줍니다. 가장 사람다운 모습이 사랑임을 절감합니다.
카비르 다스 : 인도에서 거의 신적인 존재다. 1440년께 인도 비하르주 베나레스에서 힌두교 승려와 가난한 과부 사이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간디와 타고르의 영적인 스승이며 인도 국민 모두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시인이자 사회종교 개혁가다. 평생을 방직공으로 살면서 추종자들과 함께 바라나시의 한 구석에서 명상을 했다. 그의 시는 인도인들의 입과 입을 통해 황홀한 노래로 전해져 왔다. 지금도 카비르의 사원은 순례 목적으로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하며 그들은 여전히 카비르의 시를 낭송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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