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향기와 식감의 기막힌 조합
바다 향기와 식감의 기막힌 조합
전화번호 : 02-556-3677
홈페이지 : www.koreabul.com
위치 :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8-53
추천 메뉴 :
점심 코스요리 2만원부터,
저녁 코스요리 5만원부터,
자연산 바위굴 5만원
영업시간 :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쉬는 날 : 설·추석 명절
주차 : 주차대행 서비스 2000원
좌석 수 : 150석
별실 : 22개
식사 시간이 수업 시간? 밥상머리에 앉아 생뚱맞게 공부하는 기분이 드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먹는 법에 대해 설명을 들어야 하고, 궁금한 재료가 있으면 질문하기도 한다. 평소 접해보지 못한 외국 메뉴일 때가 그렇다. 그런데 한국 음식도 그럴 때가 있다. 흔치 않은 재료를 썼거나 그 집만의 별난 요리가 등장할 때다.
“이렇게 큰 굴 본 적이 있나요? 바위굴이라고 하는데 동해안에서 10년 이상 자란 겁니다.” “우와, 놀랍네요. 보통 굴 크기의 10배는 되는 것 같아요. 빨리 맛을 봅시다.” 음식점에서 교사 역할은 주로 주인이거나 종업원이 한다. 손님은 자연스럽게 학생이 된다. 그러나 학생이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도 많다. 교사 역의 학생은 먼저 와 본 선배(?)이거나 골수 학생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폼을 잡아가며 초짜 후배에게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런 음식점은 말주변이 없는 사람에겐 무척 요긴하다. 특히 모시기 어려운 상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망설일 때 대화의 물꼬를 터주기 때문이다. 단순한 식사가 아닌 비즈니스를 위한 자리라면 더욱 그렇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고래불’. 식탁에 앉아 물 한 모금을 마시자마자 손을 들어 “선생님”을 찾고 싶어진다. 물맛이 특이하기 때문이다. 쌉쌀한 맛이 돌면서 은은한 향기가 있다. 일반 생수가 아닌 미리 끓여서 식힌 인진쑥차란다. 물 한 잔도 적당히 내지 않는 곳이란 걸 알고 나니 살짝 긴장된다.
처음 눈에 들어온 음식은 해초샐러드. 팽이버섯과 함께 모양새가 특이한 해초가 등장한다. 흔히 ‘꼬시래기’라고 불리는 함초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다. 문어숙회는 다른 집과 달리 탱글탱글한 식감이 무척 강하다. 살아있는 돌문어를 바로 삶아서 그렇단다. 갑자기 돌덩어리 두 개가 얼음그릇에 담겨 나온다. 10년 된 자연산 바위굴이란다.
종업원이 식탁에서 입을 펼쳐놓으니 바다 향기가 온 방안에 퍼진다. 눈앞에 놓인 굴의 거뭇한 속살. 그 유혹을 견디지 못해 바로 젓가락으로 집어 입안에 담는다. 동해 앞바다가 입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듯하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행복함에 푹 빠진다. 이 한 젓가락만으로도 아쉬울 게 없을 정도다.
이어 노랑가자미세꼬시·방어회·농어회·참돔회 그리고 성게알·전복·흑소라·멍게·개복치로 이뤄진 생선회가 나온다. 다시마에 전복과 성게알을 올려 쌈을 싼다. 일명 ‘고래불 삼합’이란다. 짙은 향과 씹는 맛이 어우러진 별미다. 생꽁치가 들어간 묵은지도 ‘강원도 해안가에서 먹는 김치’란 설명을 들어야 이해가 가는 음식이다. 식사는 약수에 지은 밥에 곰치매운탕이 나온다. 여기까지가 바다이야기(6만5000원)라는 저녁 코스메뉴다.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귀는 설명 듣느라 쫑긋쫑긋, 맛을 확인한 입은 마냥 행복한 곳. 열공 모드의 교실을 닮은 음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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