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젤차가 지저분하다고?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단연코 전기차다. 하지만 몇십 년 뒤의 일이다. 몇 달 뒤 대중시장을 겨냥한 전기차가 대리점 전시실에 첫선을 보일 땐 사정이 전혀 다르다.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는 기껏해야 옛 기술과 새 기술이 뒤죽박죽 얽혀져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 대다수는 동력의 일부를 ‘지저분하다’는 평판을 듣는 디젤에서 얻게 된다.
미국에선 디젤 자동차가 시끄러운 엔진 소리와 고약한 배기가스 냄새 때문에 무시당했지만 유럽에선 오랫동안 인기를 누렸다. 지난 5년 동안 차세대 디젤 청정 자동차가 속속 등장했다. 새 모델이 나올수록 성능이 더욱 나아진다. 푸조와 메르세데스는 내년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을 대중시장에 선보인다. 아울러 그 디젤 하이브리드의 플러그인 모델(가정용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이용하며 단거리는 전기로만 달린다)은 볼보가 2012년, 푸조가 2014년 출시할 예정이다. 휘발류 하이브리드만큼 청정하며 연료효율적인 동시에 힘은 훨씬 세다. 분석가들은 청정 디젤 자동차가 기존 자동차에 비해 훨씬 비싸지만 유럽 시장에선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한다. 배기가스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연료전지 가격도 한동안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원래 디젤 자동차는 휘발류 자동차보다 연료효율성이 높다. 하지만 이산화황과 아산화질소를 훨씬 많이 배출한 탓에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근년 들어 미국과 유럽이 배기가스 기준을 강화하자 자동차회사들은 이런 유해 가스의 대부분을 줄이는 기술과 구형 모델에 새 부품을 갈아 끼워 엄격한 기준에 맞추는 방법을 찾아냈다. 아우디 A3 TDI와 폴크스바겐 제타 TDI 같은 최신 청정 디젤 자동차는 소음과 유해 가스 배출량이 적은 반면 힘은 매우 세다. 평균 연비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처럼 인기 있는 하이브리드보다는 약간 낮지만 기존의 휘발류 엔진보다는 훨씬 높다. 친환경 자동차 전문지 그린 카 저널은 ‘올해의 친환경 차량’으로 2009년엔 제타 TDI를, 2010년엔 A3 TDI를 선정했다. 그린 카 저널의 발행인 론 코건은 한마디로 “청정 디젤이 상승세”라고 말했다.
차세대 디젤차는 더욱 청정해질 전망이다. 푸조는 내년 봄 3008 하이브리드4를 출시한다. 대중시장에 처음 나오는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기존의 디젤엔진에 비해 연료를 35% 적게 소모한다. km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9g다. 소형 프리우스보다 10g 더 많다. 하지만 푸조는 연비가 약간 더 높을 뿐 아니라 힘은 훨씬 세다. 163마하 2ℓ의 터보 디젤엔진이 전륜을, 니켈 수소 전지를 사용하는 37마력의 전기 모터가 후륜을 구동한다.
푸조의 3008 하이브리드4는 2010 파리 모터쇼에서 호평받았다. 따라서 유럽 시장,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서 상당히 잘 팔리리라 예상된다. 유럽 규제당국은 미국과 달리 근 10년 동안 휘발류 세금을 디젤보다 훨씬 높이 매겼다. 그 결과 서유럽에서 팔린 자동차의 절반은 디젤 연료를 사용한다. 프랑스에선 디젤차가 70% 이상이다. 런던 소재 펄햄 스미더스 어소시에이츠의 자동차 분석가 줄리 부트에 따르면 싸고 힘이 세고 청정한 디젤 자동차 때문에 유럽에서 휘발류 하이브리드는 전체 자동차 판매의 1%에도 못미친다.
그러나 디젤 하이브리드는 한 가지 중요한 단점이 있다. 가격이다. 디젤 엔진을 장착하는 데만 2000달러의 비용이 추가될 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채용하면 거기에다 5000달러가 더 붙는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도요타와 폴크스바겐 같은 굴지의 자동차회사가 지금까지 디젤 하이브리드에 난색을 표해온 이유가 바로 가격 때문이다. 미시간 소재 자동차산업 연구센터(CAR)의 제이 배런 대표는 “사람들은 친환경을 좋아하지만 비용이 지나치면 외면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미국인 대다수는 휘발류 엔진 자동차에 매달린다(프리우스는 예외다). 하지만 푸조 같은 자동차회사들은 자사의 디젤 하이브리드가 그런 추세의 예외가 되기를 기대한다. 유럽에선 하이브리드의 세금 환급(프랑스는 약 3000달러를 돌려준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힘이 더 세고 연료효율적인 디젤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듯하다. 새 차 구입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겨냥해 푸조는 디젤 하이브리드를 기존 차량보다 더 싸게 임대할 계획이다. 푸조는 3008 하이브리드4 디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모델의 판매 대수가 2015년이면 10만 대에 이르리라 전망한다. ‘규모의 경제학’에 따라 가격은 계속 내려가게 마련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도요타가 프리우스 10만 대를 팔기까지 약 5년이 걸렸다. 따라서 푸조가 같은 기간에 10만 대를 판다면 대성공이다.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는 2014년까지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충전이 번거롭지 않고 구입에 큰 부담이 없는 완벽한 전기차의 시판이 지연될수록 디젤 하이브리드의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CAR의 배런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전지 비용이 신속히 떨어지지 않는 한 높은 연비에 도달하는 궁극적인 기술은 디젤 하이브리드다.”
With AZRIEL JAMES RELPH and TANIA BARNES in New York
번역·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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