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라늄 값 ‘핵분열’ 재개됐나
▎전 세계의 우라늄 생산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불과 여덟 곳의 우라늄 광산에서 생산된다.
원자재 시장에서 우라늄은 어찌 보면 그리 주목 받지 못했다. 공시도 일주일에 한 번씩만 되고 있다. 그러나 무기와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이 방사성 물질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 중국 때문에 급속하게 커질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우라늄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2007년 6월 우라늄의 가격이 파운드당 136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는 과정을 뒷받침했던 금융회사들도 우라늄 현물시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금은 규모가 작은 우라늄 선물시장, 우라늄 채굴회사에 대한 ETF(상장지수펀드), 비개방형 우라늄 펀드를 운영하는 우라늄 전문 투자회사인 우라늄 파티시페이션 코프 등을 통해서만 우라늄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지만 앞으로 실물 우라늄을 대상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도 생겨날 전망이다.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국제연구센터의 물리학자인 토머스 네프는 “커다란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네프는 1990년대 초반에 미국이 러시아의 핵탄두 수천 기를 해체하고 거기서 나온 우라늄을 미국 국내의 상업용 원자력발전 연료로 사들이는 프로그램을 입안한 주역이다. 세계원자력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에 세계 전체의 우라늄 수요 1억7400만 파운드 가운데 2400만 파운드 정도가 이 프로그램에 의한 수요였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2013년에 그 시한이 만료될 예정이다.
네프는 중국이 계속 우라늄을 사들인다면 앞으로 12~18개월 동안 우라늄의 ‘적절한 가격’은 파운드당 70달러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라늄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 가운데 일부는 파운드당 9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한다. 우라늄 가격은 구리와 같은 다른 산업용 금속들이 급등세를 보인 2010년 상반기에는 파운드당 40달러대 초반에 머물러 있었다. 최근 비로소 파운드당 53.5달러까지 상승해 2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라늄 펀드 가치 올 들어 급등미국 오리건주에 본부를 두고 있는 포털캐피털의 무한책임파트너인 로버트 미첼은 “우라늄은 그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급등할 수 있는 원자재”라면서 2007년 이전 3년 동안 우라늄의 현물가격이 하락한 적이 없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첼은 금속 관련주에 투자하는 펀드인 오디시어스와 헤지펀드인 그린 에너지 메털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다. 이 두 펀드 가운데 특히 그린 에너지 메털스는 포트폴리오의 70%를 실물 금속으로, 나머지 30%를 금속 관련주로 구성하고 있으며 실물 금속 가운데서는 우라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두 펀드의 자산가치는 올해 들어 각각 20.5%와 16% 상승했다.
우라늄은 세계 전체의 생산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불과 8개의 우라늄 광산에서 생산되며 그중 다수가 카자흐스탄과 같이 정치적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2007년에 우라늄의 가격이 파운드당 133달러였을 때 펀드를 청산해 그해에 이 시장에서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불렸던 미첼은 지금의 가격은 우라늄 광산의 추가적인 개발을 불러오기에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우라늄의 가격이 파운드당 60~70달러대에는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발전회사들은 대체로 장기계약으로 우라늄을 매입하는데, 지금은 현물가격에 파운드당 10달러 정도를 더 얹어주고 매입한다. 세계 전체 우라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현물 우라늄 시장은 변동성이 매우 크다. 최근에 우라늄 가격이 상승한 것은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기인한 부분도 있지만 이에 더해 리오 틴토와 카메코 같은 우라늄 생산기업들이 공급하기로 약속해놓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현물시장에서 우라늄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또 카자흐스탄이 2010년도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 것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은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9기가와트 정도인 중국의 원자력발전 능력은 2020년까지 70기가와트로 증대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11월 초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목표가 상향 조정됐다. 중국은 2020년까지 원자력발전 능력을 112기가와트로 증대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곧 2020년이 되면 중국의 우라늄 수요가 연간 6400만 파운드에 이를 것이라는 뜻이고, 6400만 파운드라면 올해 전 세계의 우라늄 생산량 추정치 1억 3200만 파운드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런 추정은 컨설팅회사인 맥킨지가 사용하는 분석방법에 근거해 이루어진 것이다. 맥킨지는 중국이 202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원자력발전 능력의 목표치가 실제로는 발표된 것보다 더 높은 120기가와트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현재 11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고 추가로 28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104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중국은 2200만 파운드의 우라늄을 수입했는데, 이는 올해 중국이 필요로 하는 양의 4~5배에 해당한다고 MIT 국제연구센터의 네프는 말한다. 그는 중국이 우라늄을 비축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이에 더해 중국이 우라늄을 수입해다가 농축시켜 다른 나라들에 재수출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트레이드테크와 유엑스컨설팅이 매주 공시하는 우라늄 현물가격은 캐나다의 우라늄 생산기업들과 미국의 발전회사들의 거래를 주로 반영하고 있을 뿐 중국의 우라늄 수입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11월 첫 주에는 중국의 한 발전회사가 프랑스 기업인 아레바로부터 앞으로 10년 동안에 걸쳐 파운드당 75달러의 가격으로 모두 2만t의 우라늄을 수입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채굴하는 기업에 관심 집중중국 외에 몇몇 다른 나라도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캐나다의 우라늄 생산기업인 우라늄원의 플레처 뉴턴 부사장은 미국의 발전회사들도 앞으로 몇 년 안에 원자력발전 능력을 약 10기가와트 더 늘릴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에 우라늄 채굴산업과 연계된 상장지수펀드인 ‘글로벌 엑스 우라늄’이 출범했는데, 이 펀드는 우라늄 생산기업, 발전회사, 이 부문의 인프라 등에 대한 몇 종의 상장지수펀드를 결합시킨 형태로 설계됐다.
우라늄과 관련이 있는 상장기업 가운데 리오 틴토와 비에이치피 빌리턴도 우라늄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그러나 자본금 규모가 크면서도 우라늄만을 사업분야로 삼고 있는 기업으로는 주식시장에서 평가된 시장가치가 130억 달러 정도인 카메코가 유일하다. 카메코는 생산비용이 낮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양의 우라늄을 선물계약으로 판매해놓고 있다. 그래서 “우라늄 가격의 변화에 대한 이 기업의 민감도는 낮은 수준”이라고 아르비시 캐피털 마킷스의 애널리스트인 애덤 샤츠커는 말한다.
또 하나의 우라늄 전문기업인 호주의 팰러딘의 경우는 현재 주가가 4.48호주달러인데, 이는 순자산가치보다 40% 높은 수준이라고 애덤 샤츠커는 지적한다. 그의 예상에 따르면 앞으로 우라늄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팰러딘의 영업실적이 호조세를 보일 것이며, 팰러딘 자체가 인수합병의 표적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한다.
번역=이주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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