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MBA 분야별 평가
▎서울대 MBA 수업 장면.
전임 강의 중앙대 1위, 장학금은 인하대
교육여건 학생 지원시스템 전남대 가장 탄탄 …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세종대 선전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필리핀인 마리(34). 그는 필리핀 유수의 대학 커뮤니케이션 학과를 졸업한 재원이다. 2000년 가족의 반대를 뒤로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한국 교육을 경험하고 싶어서였다. 그게 진짜 통섭(通涉)이라 여겼다. 전남대에서 영문학 석·박사를 땄다. 한국말은 서툴렀지만 졸업성적은 최상위권이었다. 그러곤 곧바로 MBA행. 마리는 “도전엔 끝이 없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남대 MBA만 그런 게 아니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등 한국형 MBA의 교육여건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손색없다.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도 있다. 한국형 MBA뿐 아니라 일반 MBA 과정도 호평을 받는다.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과 미국 동부 명문 시러큐스대가 공동운영하는 SSMBA(세종-시러큐스 MBA) 테드 월렌 원장은 “(한국형 MBA는 아니지만) SSMBA의 수준은 무척 높다”며 “해외 MBA와 비교했을 때 학생이 소수정예고, 전임교원이 많다”고 말했다. 월렌 원장은 홍콩과기대, 중국 상하이 푸단대 등에서 오랫동안 MBA 교수로 재직했다. 그의 국내외 MBA 비교를 신뢰할 만한 이유다.
숫자를 봐도 그렇다. 이코노미스트의 한국형 MBA 경쟁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임교원의 1인당 학생 수는 평균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전임교원의 강의담당 비율은 75%에 이른다. 지원인력도 충분하다. 한국형 MBA의 지원인력 한 명이 맡는 학생 수는 14명 남짓이다. 지원인력은 원장·주임교수·직원·조교·아르바이트생 등을 말한다.
한국형 MBA 중 교육여건이 가장 좋은 곳은 어딜까. 이코노미스트는 교육여건 평가를 위해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 지원인력 1인당 학생 수,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강의평가 공개 비율을 지표로 삼았다.
건국대(1.29명), 전남대(2.53명), 서울대(2.55명), 중앙대(3.83명), 동국대(4.55명), 이화여대(4.81명), 세종대(5.59명), 연세대(6.65명). 한국형 MBA의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 순위다. 전임교원과 재학생 수의 기준은 2010년 하반기. 전임교원이 많을수록 강의수준은 높아진다. 외부강사는 아무래도 책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괄호 안의 숫자는 전임교원 한 명당 재학생 수를 말한다.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수치다.
필리핀 수재 “한국형 MBA 교육여건 좋다”깜짝 1위를 차지한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전임교원은 38명, 재학생은 49명이다. 재학생 1명당 전임교원 1명이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이 대학원은 올 3월 개원해 재학생이 적다. 반대로 전임교원은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겸직하기 때문에 숫자가 많다. 정확한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한국형 MBA 종합점수 집계에서 건국대를 제외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을 빼면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2.52명으로 가장 적었다. 한국형 MBA 평균 6.20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2.55명으로 3위에 올랐고, 중앙대·동국대·이화여대·세종대·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이 뒤를 바짝 따랐다.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6.76명)은 전임교원이 87명으로 한국형 MBA 중 가장 많았지만 재학생(583명) 또한 적지 않아 높은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재학생이 적다고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낮아지는 건 아니다. 숙명여대 호스피탈리티 경영전문대학원의 재학생(59명)은 고려대의 10% 수준이지만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도리어 14.53명으로 많았다. 전임교원이 5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재학생(567명)은 고려대와 비슷하지만 역시 전임교원(39명)이 적어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14.54명)가 높아졌다.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2010년 기준)에선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95%)이 1위에 올랐다. 한국형 MBA의 평균 75.0%보다 20%포인트 높은 수치다. 총 120학점 중 114학점을 전임교원이 맡고 있다. 2위는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93.3%), 3~5위는 연세대(87.5%), 이화여대(85.5%), 전남대(80%) 경영전문대학원이 차지했다.
교수 1인당 논문게재 1위 서강대
연구실적 고려대 연구비 수주총액·논문게재 총 편수는 최고교육여건 지표 중 중요한 건 또 있다. 장학금이다. 재학생 1인당 장학금 규모는 사실 의미 없다. 등록금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2009년 기준)을 지표로 삼은 이유다. 1위는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이 차지했다. 이 대학원의 등록금은 1년 평균 855만2000원, 같은 기간 1인당 장학금은 745만1900원이다. 비율은 무려 87.1%. 한국형 MBA 평균(16.8%)의 5.2배에 달한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박용화 원장은 “2007년 개원한 이후 현재까지 주간석사과정 재학생 장학금 수혜율은 100%”라고 말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해법은 정부 지원에 있다. 이 대학원은 2006년 국토해양부의 ‘물류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지원사업’에 선정돼 올해까지 5년 동안 100여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중 10%가량을 장학금에 사용한다.
2위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37.9%). 등록금은 연 1244만9000원, 1인당 장학금은 472만2200원이었다. 3위엔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36.9%)이 올랐고, 4~8위는 동국대(22.5%), 이화여대(20.1%), 서강대(19.0%), 숙명여대(15.0%), 전남대(12.2%) 순이었다.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민재형 원장은 MBA 교수진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대학 분위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교수들 사이에 연구를 열심히 해야 살아남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바뀌었을까? 아니다. 제도개선의 힘이다.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의 교수 내부승진·재임용 기준은 대학본부보다 엄격하다. 예를 들면 이렇다. 이전엔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이 등재되면 같은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국내외 학술지의 등급을 분류했다. 어떤 등급의 학술지에 실렸느냐에 따라 승진·재임용 심사에 적용되는 점수가 다르다. 높은 수준의 학술지에 논문이 등재되면 최고 3000만원의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식이다.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연구실의 불이 늦은 밤까지 꺼지지 않는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형 MBA의 교수는 24시간 연구를 해도 부족하다. MBA 대학원에서 살아남으려면 빼어난 실력이 필수다. 적당히 했다간 망신살이 뻗칠 수도 있다. 외국인 교수의 내공이 만만치 않아서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각 분야에서 연구실적이 뛰어나고 강의실력을 인정받은 교수만 엄선한다. 초빙교수는 미 MIT·미시간대·카네기멜런대,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등 세계적 명문 MBA에서 강의한 경험이 있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주말과정인 SKK GSB EMBA(Executive MBA)의 개설과목 중 절반은 미 인디애나대 켈리스쿨 교수진이 강의한다.
한국형 MBA 교수의 연구실적은 어떨까. 먼저 논문 게재편수를 보자. 이코노미스트는 각 MBA 대학원 전임교원의 2007~10년 국제논문 게재편수를 학교별로 합쳐 순위를 매겼다. 국제논문의 기준은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CI(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급 이상으로 했다. SCI와 SCCI는 미 톰슨사이언티픽이 학술잡지에 게재된 논문 색인을 수록한 데이터베이스다. 색인은 독자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본문에 있는 용어를 뽑아서 열거한 리스트다.
국제논문 게재 수는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144편)이 1위에 올랐고,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126편)이 뒤를 이었다. 성균관대(73편), 서울대(59편) 경영전문대학원이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한국형 MBA 중 2007~10년 4년 동안 100건 넘게 국제적 학술지에 논문을 등재한 곳은 고려대·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뿐이다. 한국형 MBA의 평균은 42편.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진의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났다. 미 하버드대·와튼스쿨·스탠퍼드 등 해외 명문 경영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재직한 석학이 즐비하다. 올해엔 ‘UTD 톱 100 비즈니스 스쿨 연구랭킹’에서 세계 7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랭킹은 미 텍사스주립대 경영대학원이 경영학분야 24개 최우수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수를 집계한 것이다. 고려대 MBA 교수진의 높은 수준이 읽히는 예다.
전임교원 1인당 논문 게재편수의 결과는 크게 달랐다.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이 고려대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전임교원 1인당 논문 게재 수는 4년 평균(2007~10년) 2.5편이었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전임교원은 평균 1.9편을 등재해 3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1.7편)은 1위에서 3위로 두 계단 떨어졌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1.5편)의 순위는 같았다.
결과를 뒤집은 변수는 전임교원 숫자였다.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전임교원은 올 하반기 기준 49명.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전임교원(87명)의 절반 수준이다. 성균관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전임교원은 각각 39명, 40명이다.
MBA 교수의 변신은 제도개선의 힘여기서 의문을 제기할 사람이 있을 것 같다. 2007~10년 논문 게재편수를 왜 2010년 전임교원 수로 나눴느냐는 거다. 2007~10년 평균 전임교원 수로 나눠야 정확하다는 것이다. 이유가 있다. 전임교원 수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의 경우 2007년과 올해 전임교원수가 1명 밖에 다르지 않았다.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의 2007년, 2010년 전임교원 수는 같았다. 사실 다른 까닭도 있다. 한국형 MBA 중 일부 학교는 전임교원 연도별 수마저 공개하길 꺼렸다. 대학정보 공시시스템 ‘대학알리미’에도 정확한 정보가 없었다. 한국형 MBA를 인가하고 사후관리하는 교과부 역시 데이터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한국형 MBA의 연구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 또 다른 지표도 활용했다.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 수주실적이다. 대학(원)이 좋은 연구실적을 내기 위해선 실탄(연구비)이 많아야 한다. 그런데 연구비를 모으기 쉽지 않은 게 현실. 학교 자체 예산으론 어림없다. 정부·지방자치단체 또는 기업에서 과제를 받아 수주하는 게 차라리 쉽다.
2008년 전국 대학연구비 3조5375억원 중 학교 자체 예산으로 해결한 액수는 6%에 불과했다. 반면 정부·지자체·기업이 지원한 금액은 90%가 넘었다.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지 않으면 효과적 연구가 어렵다는 의미. 연구비 수주현황은 그래서 한국형 MBA의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척도다. 능력 있는 교수에게 연구비가 몰린다는 얘기다. 가령 BK21사업에 포함된 국내 명문 MBA 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은 2단계 BK21 사업비로 총 226억원을 수주했다.
지표는 이런 방식으로 계산했다. 각 경영(물류)전문대학원이 2007~10년 정부, 지자체, 민간(기업) 등에서 수주한 연구비를 학교별로 집계했다. 1위는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이 차지했다. 4년간 172억2688만원을 연구비로 수주했다.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정부 과제 4개를 수행해 51억5868억원의 연구비를 받았다. 지자체·민간(기업)으로부턴 연구비를 수주하지 않았다. 대학원 자체 대응자금은 12억682만원이었다.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뒤를 서울대(133억2367만원), 성균관대(100억279만원),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85억4119만원),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65억2747만원)이 따랐다. 서울대 MBA 전임교원은 정부 과제 19개를 수행해 54억7909만원의 연구비를 수주했고, 지자체·기업 과제는 15개 받았다. 연구비 수주액은 60억원. 2008년, 2009년엔 7개에 이르는 외국 과제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MBA 교수팀의 실력을 가늠하게 하는 결과다. 외국 과제를 수주한 한국형 MBA는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이 유일했다.
외국인 학생 비율 세종대 가장 높아
국제화 전남대 ‘국제화’로 날개 … 성균관대·고려대 외국인 교원 10명 넘어
▎해외 MBA는 경력개발을 위해 실무형 교육을 많이 한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 우즈베키스탄. 내륙을 관통하는 교통로가 발달한 국가다. 단점도 있다. 영토 4면이 모두 내륙인 탓에 항구가 없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항공운송산업이 발달한 이유다. 1992년 창립된 국영항공사 우즈벡항공. 중앙아시아의 선도 항공사로 명성이 높다. 복합 공항터미널 조성,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훈련센터 운영 등으로 민간 항공분야 발전을 이끈다.
우즈벡항공 직원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최고 인재로 손꼽힌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을 다니는 울루벡 이자예프(31)도 그렇다. 이자예프는 우즈벡항공이 선택해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에 파견됐다. ‘인하대 MBA 과정을 통해 세계적 항공 전문가로 키우겠다’는 게 우즈벡항공의 목표다. 이자예프만이 아니다. 인하대 MBA 과정을 마친 우즈벡항공 직원은 현재 화물사업 전문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고 한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은 지금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한국형 MBA, 이젠 한반도가 좁다.
외국인 학생이 한국형 MBA에 몰려든다. 올 하반기 신입생을 뽑은 한국형 MBA 중 9곳에 123명의 외국인이 입학했다. 전년비 37명 증가했다. 외국인 학생이 증가한다는 건 한국형 MBA가 국제화된다는 소리다. 그럴 만하다. 한국형 MBA는 국제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미 UCLA, 싱가포르대학과 복수학위제 및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도 해외 MBA와 비슷한 수준의 교육과정·환경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우수한 외국인 교수와 학생을 찾기 위해 해외 각지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한국형 MBA의 국제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이코노미스트 조사를 보면 한국형 MBA의 외국인 학생 비율은 7.3%다. 외국인 교수 비율은 12.3%다. 그중 전임교원 비율은 63%. 세계 20위권에 드는 미국 MBA의 평균 외국인 교수 비율이 38%가량인 것에 비춰보면 꽤 높은 수치다.
분야별로 살펴보자. 이코노미스트는 한국형 MBA의 국제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외국어 강좌 비율, 외국인 학생 비율, 외국인교수 1인당 학생 수, 외국인교수 전임 비율을 조사했다. 외국어 강좌 비율의 순위는 다음과 같다. 전남대(94.9%), 숙명여대(75.6%), 성균관대(63.8%), 고려대(60.7%), 서울대(55%), 이화여대(53.8%), 건국대(52.9%), 서강대(50.2%). 괄호 안은 개설과목 중 외국어 강좌 비율(2010년 기준)이다.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국제화 지수는 높아1위에 오른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전체 과목 39개 가운데 37개를 외국어로 진행한다. 45개 과목 중 외국어 강좌가 34개인 숙명여대 호스피탈리티 경영전문대학원이 2위를 차지했고, 성균관대·고려대·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이 3~5위를 기록했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은 199개 과목 가운데 127개,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은 178개 중 108개가 외국어 강좌였다.
외국인 학생 비율(2010년 하반기 기준)은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이 19.8%로 1위에 올랐다. 18.6%의 숙명여대 호스피탈리티 경영전문대학원이 2위를 차지했고, 전남대(17.4%)·서울대(14.7%)·고려대(10.7%) 경영전문대학원이 뒤를 이었다. 9.7%를 기록한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은 6위에 그쳤다.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9.1%로 조사됐다.
외국인 교수(2010년 하반기 기준)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이 23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16명)이 2위에 올랐다. 외국인 교수를 10명 이상 보유한 ‘한국형’ MBA는 두 곳뿐이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과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각각 7명, 6명에 그쳤다. 이화여대·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외국인 교수는 1명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교수의 1인당 학생 수(2010년 하반기 기준)는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14.7명)이 가장 적었다. 이 지표는 낮을수록 좋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은 16.3명을 기록해 2위에 올랐고, 성균관대(24.7명)·세종대(27명)·숙명여대(29.5명)·고려대(36.8명) 경영전문대학원이 뒤따랐다.
하지만 외국인 교수 숫자로 MBA의 경쟁력을 따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중요한 건 ‘수’가 아니라 ‘질’이라는 말이다. 이는 외국인 전임교원 비율로 확인할 수 있다. 조사결과 한국형 MBA의 외국인 교수 전임 비율(2010년 하반기 기준)은 무척 높았다. 건국대·서울대·중앙대·한양대·연세대·한양대의 비율은 100%였다.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외국인 교수도 100% 전임이었다. 외국인 교수 숫자가 많은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은 47.8%에 그쳤지만 고려대는 56.3%를 기록했다
▎많은 한국형 MBA는 세계 주요 MBA와 복수학위제를 운영한다. 사진은 미국 와튼스쿨 학생들이 창덕궁을 방문한 모습.
성균관대·서울대 MBA 연봉 약 40% 증가
교육성과 중앙대 MBA 학생 100명 중 1명도 포기 안 해 … 전남대 해외취업률 50% 넘어# 1984년생인 전혜진(가명)씨는 모 호텔에서 고객관리업무를 담당했다. 경력은 1.5년. 염증을 느낀 그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SKK GSB에 입학했다. MBA를 통해 경력전환을 모색할 요량이었다. 그는 MBA 과정을 마친 직후 LG전자 마케팅부에 입사했다. 꿈을 이룬 전씨는 “MBA가 (나의) 변신에 큰 도움을 줬다”며 환하게 웃었다.
# 독일에서 대학을 나온 최천식(가명)씨는 평범한 외국계 기업 직원이었다.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는 주위의 만류를 무릅쓰고 직장에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전일제 MBA 과정인 SKK GSB에 무작정 들어갔다. ‘MBA를 다닌다고 인생역전이 가능할 것 같은가’라는 핀잔을 들었지만 그는 공부에 매진했다.
SKK GSB를 졸업한 직후 삼성전자 독일법인에 재무담당으로 취업하는데 성공했다. 외국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경력전환에 성공한 예다. 올해 SKK GSB의 전일제 프로그램인 글로벌 MBA를 졸업한 학생 중 98%는 취업에 성공했다. 그 가운데 65%는 경력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형 MBA의 성과를 보여주는 수치다.
‘가시밭길’이라는 MBA행을 택하는 이유는 어쩌면 뻔하다. 경력을 개발해 더 나은 삶을 펼치기 위해서다. 이런 면에서 한국형 MBA는 분명 경쟁력이 있다. 해외 MBA보다 과정이 짧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가 시시때때로 변하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누가 해외 MBA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2년 이상 투자하겠는가. 실제 해외 MBA의 문턱은 갈수록 낮아진다. 명문 MBA로 손꼽히는 UC버클리 하스스쿨의 올해 지원자는 전년비 11%나 감소했다. 학생모집을 위해 고육책을 쏟아내는 해외 MBA도 많다. 미 워싱턴대 올린 MBA는 전형료를 폐지했다.
한국형 MBA는 반대다. 모집정원에 미달돼도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은 채용하지 않는 학교가 많다. 이런 자존심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한국형 MBA의 국내 취업률은 100%에 육박한다. 올 하반기 졸업생 206명 중 177명은 이미 취업에 성공했다.
물론 이것만으로 한국형 MBA의 경쟁력을 따지긴 어렵다. 한국형 MBA의 재학생은 대부분 직업경력을 가지고 있다. 취업하지 않은 채 입학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의 경우 2007~10년 1037명이 입학했는데 미취업 상태 입학자는 367명이었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과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의 미취업 상태 입학자도 같은 기간 223명 중 10명, 834명 중 8명에 불과했다. 더구나 미취업 상태 입학자는 100%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코노미스트가 한국형 MBA의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에서 국내 취업률을 제외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대신 해외취업률·연봉상승률·재학생 중도포기율을 지표로 삼았다.
한국형 MBA 중 가장 빼어난 성과를 보인 곳은 어디일까. 해외취업률은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이 57.1%로 1위를 차지했다. 2007~10년 미취업 상태에서 입학한 7명 중 4명이 해외취업에 성공했다.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의 경력개발 지원 시스템은 체계적이다. MBA 프로그램 디렉터가 취업하지 못한 재학생과 일대일 카운슬링을 하고, 원장·부원장에게 보고한다. 국내 기업 CEO와 임원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도 취업을 돕는다.
문턱 낮아지는 해외 MBA연봉상승률 부문에선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이 1위에 올랐다. 졸업생(2009·2010년)의 평균 기본급은 MBA 과정 입학 전 3654만8000원에서 졸업 후 5103만2000원으로 39.6% 껑충 뛰었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졸업생(2010년) 기본급은 4630만원에서 6390만원으로 38.0% 올랐다. 서강대 MBA 졸업생(2009·2010년)의 연봉상승률은 26.2%. 기본급이 3402만원에서 4294만원으로 800만원가량 증가했다.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연봉상승률은 19.7%,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은 9.2%로 조사됐다. 동국대·이화여대·전남대·중앙대·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과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은 연봉상승률을 따로 집계하지 않았다.
한국형 MBA의 경쟁력은 이제 만만치 않다. 걸음마 단계를 거쳐 세계를 향해 뛴다. 세계적 권위인 경영대학 인증인 AACSB를 딴 곳은 국내에도 많다. 동국대·숙명여대·전남대·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도 AACSB 인증에 도전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유럽경영대학협의회의 EQUIS 인증도 받았고 5년째 유지하고 있다.
EQUIS는 교수·학생의 질, 영어강의 비율, 외국인 교수와 학생 수 등 11개 항목에 대한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인증된다. 영국 케임브리지 등 세계 36개국 124개 경영대학만 인증을 받았다. 한국형 MBA의 성장속도는 무섭게 빠르다. 다이아몬드 원석이 다듬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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