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 방치하면 대머리 된다
원형탈모 방치하면 대머리 된다
언젠가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가 원형탈모증에 걸린 사실을 공개한 적이 있다. 추 선수는 한 특집방송에 출연해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하는 동안 극심한 외로움 때문에 원형탈모증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증은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중·고등학생 중에도 원형탈모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파주에서 전자부품 사업을 하는 김정하(49) 사장은 어느 날 후두부에 묵직한 통증을 느꼈다. 손으로 만졌더니 머리카락이 한 움큼 빠졌다. 두피가 보일 만큼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놀란 나머지 피부과에 갔더니 원형탈모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업 스트레스 때문에 원형탈모증이 생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원형탈모증은 말 그대로 동그란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병이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일반적인 질환이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나 치료법은 나와 있지 않다. 유전적 요인이 약 30% 정도 된다는 보고도 있다.
원형탈모증은 어느 날 갑자기 별다른 조짐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끔 전조로서 환부에 근질근질한 가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지름 1~3㎝ 범위로 탈모가 진행되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부위가 한 곳인 경우도 있지만 두발 전체가 빠지거나 눈썹과 속눈썹까지 모두 빠지는 등 심각한 정도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원형탈모증의 원인은 면역 이상(알레르기)이나 유전적 요인,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알려졌다. 면역 이상에 의한 탈모는 림프구가 모근을 공격함으로써 일어난다. 체내에 뭔가 문제가 생겨 집합한 림프구가 염증을 일으켜 자신의 모근 세포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모포(毛包)나 털의 줄기세포가 손상돼 부분적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다. 그러나 왜 면역 이상이 생기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한편 정신적 스트레스설은 환경 변화나 일에 대한 괴로움, 인간관계 문제 등 정신적인 압박을 받은 경우 탈모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학술적 근거가 빈약하며 인과관계도 불명확하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우리 몸의 면역 균형이 깨져 원형탈모가 일어난다는 점은 공통이다. 면역이 저하된 몸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 중 하나가 원형탈모라는 것이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예방법도 없고 확실한 치료법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이 원형탈모증 치료의 어려움이다.
원형탈모 원인 분명치 않아그렇다고 비관할 일은 아니다. 원형탈모증에 걸리면 먼저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피부과에서는 면역 이상을 억제하기 위한 스테로이드제나 혈류 개선 효과가 있는 프로딘액을 처방한다. 증상이 가벼우면 이를 환부에 바르면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한 냉동요법과 액체질소 요법도 자주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드라이아이스 또는 액체질소를 환부에 발라 가벼운 화상을 일으킴으로써 림프구의 모근 공격을 다른 부위로 쏠리게 하는 방법이다. 이 치료법은 생각보다 효과가 좋아 70% 정도의 환자에게서 발모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펜사이프론 같은 화학물질 용액을 환부에 발라 가벼운 피부염을 일으키는 치료법도 매우 효과가 높다. 유효율은 90% 이상으로,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체질에 따라 심한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이들 방법 외에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이 유효한 경우도 있다. 담당의사와 상담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면 된다. 치료기간은 보통 2~6개월 소요된다.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정신적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면 자신도 모르게 원형탈모증이 낫는 경우도 있다. 머리카락은 한번 빠지면 두 번 다시 나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목덜미나 이마 등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하는 가장자리에 생긴 원형탈모증은 낫기 힘들다. 하지만 나머지 부위에서는 탈모 진행이 멈추면 수개월 후에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해 건강한 머리카락으로 바뀐다.
원형탈모증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지만, 일단 발병하면 피부과를 찾아가 되도록 빨리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상책이다. 증상이 가벼울 때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면 치료 성공률도 높고 치료기간도 짧아진다. 보통의 경우 갑자기 원형탈모 증상이 나타난 후 더 이상 번지지 않고 쉽게 치료된다. 하지만 한꺼번에 여러 군데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광범위하게 생기는 경우에는 치료하기가 어렵다.
열 명 중 네 명은 치료 후 재발많은 사람이 원형탈모는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곤 한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원형탈모가 머리 전체로 번져 대머리가 될 수 있으므로 초기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불규칙한 생활과 흡연도 원형탈모증을 유발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순환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심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 성분은 폐기능을 떨어뜨리고 혈액순환 장애를 가져온다. 흡연으로 인한 비타민 부족 현상은 탈모를 가속화할 수 있다. 따라서 비타민을 섭취하는 일보다 담배를 끊는 것이 급선무다. 힘들더라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중요하며 샴푸는 가급적 화학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탈모를 방지하는 데는 모발 성장에 필요한 철, 요오드 등 각종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이 좋다. 미역, 다시마, 김, 새우, 조개류 등 해산물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베타카로틴, 비타민B군이 풍부해 모발의 성장을 돕고, 산화 스트레스를 막아주는 토마토, 옥수수, 시금치, 쑥갓, 버섯, 마늘 등 야채류도 원형탈모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원형탈모증에 한번 걸린 사람의 약 40%는 치료하더라도 5년 내에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다행히 원형탈모증에서 벗어났더라도 스트레스를 피하고 발모에 좋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위궤양 등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잘 알려져 있다. 다시 한번 설명하면 스트레스에 의해 혈관이 수축하고 그 부위 점막이 괴사해 구멍이 난 상태, 즉 궤양이 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두피에서 일어난 것이 원형탈모증이라고 보면 된다.
원형탈모증을 예방하는 데 두피 마사지는 매우 효과가 크다. 대충 샴푸를 머리카락에 발라 손으로 몇 분 문지른 후 물로 헹궈내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건강한 머리카락을 유지할 수 없다. 샴푸를 머리카락에 바른 후 수건이나 목욕모자를 씌우고 10분 정도 모공에 스며들게 한 다음 양 손가락으로 가볍게 문질러가며 마사지를 하면 모공에 끼어 있는 불순물을 깨끗이 제거할 수 있어 건강한 모발 형성에 도움이 된다. 하루 7~8시간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도 원형탈모증을 예방하는 유효한 방법이다. 빗질은 자주해도 상관없지만 가늘고 촘촘하며 날카로운 것보다는 브러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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